LG 트윈스 양상문 감독
LG 트윈스 양상문 감독LG 트윈스

LG 트윈스가 연승에 실패했다. 13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4-7로 역전패했다. 아웃 카운트를 4개 남긴 8회말 2사까지 4-2로 리드했지만 지키지 못했다.

이날 경기에서 LG는 공격과 수비 각각 한 번 씩의 승부처에서 잔상이 강하게 남았다. 3회초 공격과 8회말 수비였다.

무모한 더블 스틸 시도, 실패

LG는 0:1로 뒤진 3회초 1사 1, 3루 박용택 타석에서 더블 스틸을 감행했다. 1루 주자 이천웅이 스타트해 런다운에 걸린 사이 3루 주자 이형종이 홈으로 쇄도했으나 여유 있게 아웃되었다.

올시즌 팀 내 최고 타자 박용택에 걸린 득점권 기회에서 시도된 더블 스틸 작전이라 고개를 갸웃하게 만들었다. 결과적으로 LG는 3회초 역전 기회에서 1-1 동점에 만족해야 했다.

 LG 이형종 ⓒ LG 트윈스
LG 이형종 ⓒ LG 트윈스 LG 트윈스

더욱 아찔한 것은 이형종과 상대 포수 양의지의 충돌이었다. 타박상으로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었지만 두 선수 모두 경기 도중 교체되었다.

LG의 도루 성공률은 60.0%로 리그 9위에 불과하다. 도루 실패 숫자는 30개로 리그 최다다. LG의 도루 작전이 오히려 상대를 이롭게 하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현대 야구에서 장타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반면 도루의 중요성이 낮아지는 또 다른 이유는 득점 가치와 더불어 부상 위험 때문이다. 3회초 더블 스틸 시도 시 이형종은 자칫 큰 부상을 입을 수도 있었다.

# 6월 13일 기준 KBO리그 팀 순위
 6월 13일 기준 KBO리그 팀 순위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6월 13일 기준 KBO리그 팀 순위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케이비리포트

이형종이 4회초 시작과 함께 김용의로 교체되었지만 이후 그는 2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특히 6회초 2사 1, 2루 득점 기회에서 김용의는 유격수 땅볼에 그쳤다. 무리한 도루 작전이 타선 약화로 이어진 것이다.

지난해에도 LG는 시즌 중반까지 더블 스틸 시도가 잦았지만 실패로 인해 공격 흐름이 끊어져 패하는 경기가 많았다. 올해도 비슷한 장면이 되풀이되고 있다.

'이닝 쪼개기'가 부른 역전패

8회말에는 LG 특유의 불펜 투수 '이닝 쪼개기'가 화가 되었다.

LG가 4:2로 앞선 8회말 2사 후 진해수가 상대 김재환에 좌익선상 2루타를 내줬다. 진해수는 그에 앞서 2명의 타자를 범타 처리했고 김재환의 타구는 잘 맞은 것이 아니었다. 빗맞은 타구로 인해 수비 시프트가 어긋난 것 뿐이었다.  

하지만 양상문 감독은 박세혁 타석에 진해수를 내리고 김지용을 올렸다. 한 이닝에 복수의 불펜 투수를 투입하는 소위 '이닝 쪼개기'에 나선 것이다.

결과론일 수 있지만 좌완 진해수의 투구 내용이 나쁘지 않았고 박세혁이 좌타자였기에 8회말을 끝까지 맡기는 편이 낫지 않나 싶은 장면이었다.

 13일 0.1 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된 김지용
13일 0.1 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된 김지용LG 트윈스

이후 김지용은 박세혁에 볼넷을 내줘 동점 주자를 출루시키더니 최주환에 1타점 좌전 적시타, 오재일에 2타점 역전 싹쓸이 2루타, 허경민에 쐐기 2점 홈런을 얻어맞고 무너졌다. 단숨에 4-7로 벌어져 승부가 완전히 갈렸다.

납득하기 어려운 것은 당시 LG 벤치의 움직임이었다. 김지용은 평소와 달리 제구가 높아 상대 타자들에 계속 커트당해 궁지에 몰리고 있었다.

하지만 포수 정상호가 최주환 타석에서 마운드에 올라갔을 뿐, 양상문 감독이나 강상수 투수 코치는 마운드에 올라가지 않았다. 최주환의 적시타 뒤 벤치에서 올라가 흐름을 끊어주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이날 경기에서 LG 양상문 감독의 '이닝 쪼개기'는 참혹하게 실패했다. 문제는 평소에도 LG 불펜 투수들의 '이닝 쪼개기'가 흔하다는 점이다.

기왕 몸을 풀고 등판했다면 가급적 1이닝을 채워 다른 불펜 투수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편이 시즌 전체의 큰 그림을 놓고 보면 바람직하다. '이닝 쪼개기'가 시즌내내 계속되면 불펜 투수들의 체력적, 정신적 부담은 가중된다.

리그 최강으로 평가받던 LG 불펜이 최근 불안한 현상을 보이는 것이 반복되는 '이닝 쪼개기'와 연관이 있는 것은 아닌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LG는 성공률 낮은 도루 시도 및 부담이 큰 '이닝 쪼개기' 실패로 인해 승부를 내주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실패가 반복된다면 변화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상대가 예상하는 승부수는 더이상 묘수가 아니기 때문이다.

[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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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용선 /감수: 김정학 기자) 이 기사는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에서 작성했습니다. 프로야구·MLB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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