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동욱

▲ 배우 이동욱 ⓒ 이동석


차가운 겨울바람이 어느덧 사라지고 따듯한 봄이 왔다. 햇살이 내리쬐는 일산의 킨텍스 분수대에서 배우 이동욱을 만났다.

- 안녕하세요. 오늘 얼굴이 너무 들뜨신 거 아니에요?
"제가 사람 구경하는 걸 굉장히 좋아하는데 오늘 날씨마저 너무 좋다 보니깐 너무 즐겁네요. (웃음) 안녕하세요. 본격적으로 연기 활동한지 3년째인 이동욱이라고 합니다."

- 요즘 가장 핫 한 분과 성함이 같은데요?
"저도 본명이라 요즘 많이 고민하게 되네요. 이름을 바꿔야 한다는 얘기도 많이 들었지만 아직 제가 생각하기는 조금 이른 거 같습니다. 좀 더 역할이 커지면 다시 생각해 볼까 합니다."

- 무에 타이 프로 무대를 준비하셨다고 들었어요.
"네 저는 프로무대를 준비하면서 운동하다가 집안에 반대와 잦은 부상으로 인해 선수생활을 포기했습니다. 당시 몸 상태가 너무 좋지 않았어요. 심장 쪽 문제가 있는지 몰랐죠. 더 하고 싶었지만 몸을 위해서 관뒀습니다."

- 심장 질환이라고 하셨는데 정확히 이야기해주실수 있나요?
"선천적인 기형인 심방 중격 결손증(ASD)을 가지고 있었어요. 유아시절에는 좌심방 우심방 사이의 작은 결손이 생겨도 자연 폐쇄가 가능한데 저의 경우는 자연폐쇄가 안되고 성인 때 원인을 찾았기 때문에 수술이 필요했죠. 남들보다 더 심장이 비대해지고 다른 장기를 눌러 체력이 많이 떨어졌던 거 같아요. 프로는 체력전인데 아쉽게도 너무 늦게 발견돼서 무에타이를 그만 뒀죠."

- 무에 타이를 포기한 게 굉장히 억울할 거같아요.
"억울하기보다는 너무나도 황당했죠. 그때 감정이 더 그랬어요. 내가 ASD 때문에 운동을 그만두었어야 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어린 시절 집안이 어려워서 태어날 때 심장초음파를 받지 못했거든요. 솔직히 부모님께서 더 미안해할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감정을 더 드러내지 않았어요. 걱정 끼치고 싶지 않았거든요. 뭐 이것도 운명인 셈이죠."

- 안타깝네요. 그러면 군 문제는 심장 질환으로 면제를 받으셨나요?
"아니요. 그 당시 법이 개정되면서 면제가 아닌 공익요원으로 근무했습니다. 공익 복무 도중 운동 검사를 꾸준히 받으면서 심장이 정상적인 역할을 하게끔 재활치료를 했어요. 주위에서 많은 도움을 받아서 재수술은 할 필요가 없었어요. 주위 사람들에게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느끼며 살고 있죠."

- 그렇다면 처음 연기를 시작한 건 언제였나요?
"무에 타이를 관두고 아는 분의 소개로 신생기획사에서 연기 연습생을 시작했는데, 연기에 대한 막연한 꿈은 있었어요. 항상 영화와 TV 속 선배님들의 연기를 보면서 저도 한 번쯤은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항상 가지고 있었어요. 새로운 도전인 만큼 무척이나 가슴이 뛰고 설렜습니다. 그리고 연습생임에도 불구하고 단역으로 영화 <국가대표>를 촬영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하정우 선배님과 김동욱 선배님의 연기하시는 모습을 보고 연기에 대한 열정에 기름을 들이 부었죠."

- 간간이 영화에 출연하시다가 3년 전부터는 TV 드라마에 나오기 시작했어요.
"네. 3년 전인 2015년 <내 마음 반짝반짝>에서 남보라 양을 괴롭히던 양아치로 시작했어요. 그리고 제가 가장 기억의 남는 <오렌지 마말레이드>라는 드라마에도 출연했어요. 설현 씨와 여진구 씨랑 함께 했던 퓨전 사극 드라마였는데 사극 편 오프닝에서 뱀파이어 역할을 했던 게 기억에 남네요. 실제로 사극을 처음 해보니깐 특수 분장이 굉장히 인상 깊었습니다. 과거를 표현하기 위해 머리며 옷과 신발 등등 모든 걸 다시 꾸며야 돼서 상당히 즐거웠어요."

- 촬영 중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오렌지 마말레이드> 촬영 당시 수레를 한 손으로 끄는 장면이 있어요. 근데 제가 아무리 힘주고 끌어도 수레가 안 끌리는 거예요. 그러다 보니 감독님께서 화가 났죠. 왜 수레를 한 번에 못 끄느냐 미리 와서 연습 안 하고 뭐 했느냐 등등 야단을 받던 도중 답답하셨던 무술 감독님이 오셔서 수레를 끌어보시는데 수레가 워낙 무거워서 안 끌리는 거예요. 혼자 낑낑대시다가 스텝 두세 명이 와서 끄니깐 그때야 겨우 끌리더라고요. 나중에 촬영할 때는 수레를 와이어에 연결해서 같이 끌었습니다. 그게 아직도 머릿속에서 기억이 남아요. 시트콤 같잖아요."

- 재밌는 에피소드네요. 그럼 그 배역을 맡기 위해 준비한 것들이 있었나요?
"많은 분들이 단역으로 시작하는 저와 같은 과정을 겪고 계시리라 생각이 돼요. 제가 아직 상업 영화나 드라마에서 큰 배역은 맡아보지 못했지만, 작은 배역을 맡는 과정도 만만치 않다고 생각해요. 오디션을 위해 잠을 줄여가며 연습을 하고 직접 발품 팔아 프로필을 내야하고, 그러다 운 좋게 1차 오디션에 붙으면 그때부터 새로운 경쟁이 시작돼요."

- 1차 오디션 이후로요?
"네. 그때부터 본선이라고 생각해야 돼요. 무수한 사람들 중에 1차 오디션에 붙고 나면 커트라인이 점점 높아지고 이후 몇 차에 걸쳐 오디션을 보고 통과해야만 배역이 정해지니까요. 연기도 중요하지만 캐릭터와 이미지도 생각해야 돼요. 감독님과 작가님이 생각하시는 캐릭터가 되도록 노력해야죠."

- 배역이 정해져도 계속 연구를 해야겠네요.
"네. 어렵게 배역이 생겨도 촬영 전 마음에 들지 않으면 변경될 수 있으니깐 배역에 맞는 시나리오 분석과 캐릭터 연구를 계속해야 해요. 스토리라인에 맞지 않는 캐릭터가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죠. 실제로는 두세 개의 캐릭터를 만들고 다각도로 살펴본 후 가장 적합한 캐릭터로 연기하죠. 간혹 지나가는 말로도 칭찬해주시는 분들 때문에 큰 힘이 됩니다."

- 그렇다면 최근에 했던 드라마는 어떤 거였나요?
"최근 <낭만닥터 김사부>라는 드라마에 출연했습니다. 한석규 선배님에게 많이 배우며 촬영했죠. 단역이지만 많은 조언과 따뜻한 말을 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한석규 선배님께서 연기하시는 모습을 보고 많이 배웠습니다. 꼭 다시 좋은 작품으로 같이 연기해보고 싶은 마음이 크죠."

- 그렇군요. 그렇다면 정말로 해보고 싶은 배역이 있나요?
"만약에 해보고 싶은 장르와 배역을 선택할 수 있다면 학교라는 드라마처럼 청춘과 멜로가 들어간 드라마에서 불량 학생의 배역을 한번 해보고 싶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장르는 느와르와 멜로인데 학창 시절 연기를 하게 된다면 가벼운 느와르와 멜로가 따라오지 않을까 생각을 하곤 했죠. 한 번쯤은 꼭 해보 싶습니다."

- 보통 배우라고 하면 주변의 반대가 심하지않나요?

"심했죠. 주변 친구들은 제가 2008년부터 시작했다는 걸 아니깐 그만둘 때도 되지 않냐? 혹은 현실적으로 생각하라고 말하더군요. 근데 저는 꿈이 있기 때문에 하고 싶은 일을 포기하고 싶지 않아요. 신체적 결함 때문에 무에 타이를 포기해봤기 때문에 다시는 그 기분을 경험하고 싶지 않아요. 제가 택한 것에 대한 후회가 안 남으려면 더욱 노력해야죠. 그 친구들이 말해주는 것도 이해가 돼요. 친한 친구니깐 진심 어린 조언을 해준 거죠. 너무 고마운 친구들이에요."

-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각오가 있다면
"아직 저는 시작하는 단계라고 생각해요. 제가 할 수 있는데 까지는 해봐야죠. '천재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는 말이 있잖아요. 저는 이일을 끝까지 즐기면서 할 겁니다. 이제 알에서 나온 병아리라고 생각되기 때문에 치열한 생존 경쟁에서 이겨 새벽에 가장 먼저 우는 닭이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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