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 쪼개듣기'는 한국 대중음악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내는 코너입니다. 화제작 리뷰, 업계 동향 등 다채로운 내용을 전하겠습니다 [편집자말]
최근 음악 순위 프로그램에 대한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현재 음악 시장의 대세라고 할 수 있는 주요 음원사이트 순위에선 찾아볼 수 없는 곡이 1위를 차지하면서 이에 따른 의문을 제기하는 의견이 급증한 것이다. 게다가 MBC가 지난달 들어 순위제를 재도입, 3사 경쟁 체제의 부활이 진행되는 시점에서 이런 일이 빚어지다 보니 일각에선 순위제 폐지를 주장하는 목소리 또한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공중파 3사의 대표 음악 프로그램의 순위 선정 방식을 비교하면서 개선책은 과연 없는 것인지 살펴보겠다.

[하나] KBS <뮤직뱅크>

 KBS <뮤직뱅크> 공식 트위터에 올라온 MC 이서원·솔빈의 사진.

KBS <뮤직뱅크> 공식 트위터에 올라온 MC 이서원·솔빈의 사진.ⓒ KBS


뮤직뱅크는 과거 1980~1990년대 인기 가요의 산실 <가요톱텐>의 명맥을 잇는, 나름 KBS의 자존심이 깃든 프로그램 중 하나다. 하지만 현재 시청률은 고작 1% 미만에 불과해 이름값을 못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게다가 순위 의혹 논란도 타 프로그램 대비 잦은 편이어서 이에 따른 시청자들의 불신도 이어지고 있다.

<선정 기준>
디지털 음원 65% + 음반판매 5% + 방송횟수 20% + 시청자 선호도 조사 10% = 100%

뮤직뱅크가 비판을 많이 받는 부분 중 하나는 이른바 '방송 점수'에 대한 부분이다. (혹자는 "방점뱅크"라는 표현으로 비판을 가하기도 한다)

KBS 공중파 TV 및 라디오 방송횟수를 종합해 점수화하는데 TV 방송횟수라는 것이 소비자(음악팬)들의 선호도 및 취향과는 무관한, 외부요인(방송 제작진)에 좌우될 수 있다는 데에 문제를 지적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각종 프로그램 말미에 등장하는 뮤직비디오 클립 및 중간마다 등장하는 BGM 등이 점수에 포함되는데 이들 곡의 선정은 전적으로 해당 프로의 제작진 몫이다.

그렇다 보니 일각에선 특정 가수+곡 선정에 대한 불신을 초래하기도 한다. 기획사를 운영하는 어느 연예인은 수년 전 자신이 육성하는 아이돌 가수의 음악을 집어넣기 위해 전혀 어울리지도 않는 노년층 인기 프로그램에 연이어 게스트로 출연했더라는 '웃픈' 이야기가 전해지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디지털 음원 점수' 산정에도 논란의 여지가 있다. 지난해 방탄소년단-아이오아이 1위 경쟁 논란으로 인해 제작진이 공지사항을 통해 밝힌 바로는 네이버뮤직, 멜론, 벅스, 소리바다, 올레뮤직, 지니 등의 방문자 수(닐슨 코리안 클릭 통계)를 토대로 배분하고 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현실과는 동떨어진 부분도 발생한다. 현재 음원 사이트 유료 이용자 비율은 멜론이 전체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그 뒤를 지니, 벅스 등이 뒤따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관련 기사: [아시아경제] 4차산업 수혜, 음원株, 콧노래) 시장 점유율 한 자릿수 미만에 불과한 네이버 뮤직의 비중이 멜론 대비 5~6배에 달해 지나치게 크게 잡혀있다는 점이다.

물론 주요 음원 사이트 인기곡들을 살펴보면 업체별로 큰 차이가 없지만, 경우에 따라선 특정 사이트에서만 유독 상위권을 차지하는 곡들도 등장하기 때문에 자칫 시장 왜곡 현상도 발생할 빌미를 제공하기도 한다.

또 다른 문제는 '음반 판매 점수'. 집계가 진행되는 해당 주의 음반 시장의 판매 점유율을 토대로 점수화가 이뤄지기 때문에 유명 그룹들의 음반 출시가 없는 주에는 소량의 음반 판매량으로도 큰 점수를 확보할 수 있다. 이는 최근 논란의 빌미를 준 대목이기도 하다.

일부 가수의 경우, 음반 발매 첫 주의 기세로 1위로 첫 진입 했지만 한 주 후엔 무려 20계단 이상 순위 급락하는 기현상을 보여주기도 했다.

[둘] MBC <쇼! 음악중심>

 MBC 쇼 음악중심 MC를 맡고 있는 박시연(프리스틴), 차은우(아스트로).

MBC 쇼 음악중심 MC를 맡고 있는 박시연(프리스틴), 차은우(아스트로).ⓒ MBC


한동안 순위제를 폐지하고 Hot 3이라는 이름으로 3개의 인기곡 정도만 선정하던 <쇼! 음악중심>은 지난 4월 1년 5개월 만에 순위제를 부활시켰다. 지금까지 두 차례 순위 발표가 진행되었고 위너, 아이유 등이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현재 진행되는 순위 산정 기준은 아래와 같다.

<선정 기준>
음반 및 음원 점수 60% + 동영상 점수 10% + 라디오 방송횟수 5% + 시청자위원회투표 10% = 100% (1위 후보에 한해 생방송 문자투표 15% 추가됨)

<음악 중심> 역시 집계 방식에서 논란의 소지를 포함하고 있다. 음반과 음원 점수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성격이 다른 2가지를 종합한 상태에서 점수를 발표하는 데다 음원과 음반이 각각 차지하는 비율은 공개되지 않고 있다.

 음악중심 시청자위원회에 속한 시청자들에게 발송되는 투표 안내 문자. 문자에 고지된 시간에 맞춰 홈페이지에서 투표에 참여하게 된다.

음악중심 시청자위원회에 속한 시청자들에게 발송되는 투표 안내 문자. 문자에 고지된 시간에 맞춰 홈페이지에서 투표에 참여하게 된다.ⓒ 김상화


또한, 동영상 점수(유튜브 조회 수), 라디오 방송횟수, 시청자위원회 투표 각각 집계하고 있지만 정작 홈페이지에서 발표하는 점수를 살펴보면 역시 3가지를 합산한 상태에서 발표하고 있어 각각의 점수 기여도를 확인할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다보니 일각에선 이 부분에 대한 투명성 여부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1위 선정에 한해 후보자 3인을 대상으로 생방송 문자 투표가 추가되는 부분도 문제라는 견해도 있다. 여기선 팬덤의 힘이 크게 작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셋] SBS <인기가요> 

 SBS 인기가요 MC를 맡고 있는 진영(갓세븐), 지수(블랙핑크), 도영(NCT).

SBS 인기가요 MC를 맡고 있는 진영(갓세븐), 지수(블랙핑크), 도영(NCT).ⓒ SBS


공중파 3사의 음악 순위 프로그램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는 프로가 <인기가요>다. 그래봤자 1% 중반대의 도토리 키재기 상황이긴 하지만.

과거 <가요톱텐>의 골든 컵 제도와 유사한 방식으로 3주 연속 1위를 할 경우,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리며 순위 집계에서 자동으로 제외되는 부분이 특이하다.

한편 3사 모두 방송 또는 드라마 OST 음원 등은 순위 집계 대상에서 제외되며 방송 부적격 판정을 받은 곡 역시 마찬가지다.

<선정 기준>
음원 55% + 음반(가온 집계) 5% + SNS(유튜브) 35% + 시청자 사전투표 (멜론) 5% = 100%

음반 점수 비중은 KBS와 같지만 정키, 아이유처럼 음반 점수 없이 디지털 싱글만으로도 1위를 차지하는 사례를 종종 접할 수 있다. 반면  유튜브 점수가 무려 35%나 달하기 때문에 해외 팬들이 많은 한류 스타급 음악인들이 상대적으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순위이기도 하다.

<인기가요>의 경우, 멜론에서 진행되는 사전투표 후보 명단에 대한 공정성 시비가 종종 빚어진 바 있으며 (특정 가수 누락) 특별한 이유도 없이 그 주 1위 수상이 유력한 특정 가수를 부르지도 않더라는 등 출연 과정에 대한 시청자 불만 의견이 피력되기도 했다.

시청자들의 불신... 지금이라도 재정비 해야

여전히 많은 가수는 시청률 1%대에 불과한 순위 프로그램 출연 및 1위 자리에 목숨을 걸다시피 하고 있다. 무명 및 신진급 가수들이라면 해당 프로 출연을 통한 존재감을 확보할 수 있는 데다 인지도 있는 가수의 입장에서 "1위 가수"라는 타이틀이 주는 대가(행사, CF 등의 몸값 상승을 비롯한...)는 생각 이상으로 제법 크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방송사들은 부정하지만, 시청자 및 팬들의 생각으론 이들 프로그램을 통해 방송국들이 우월적 지위를 남용, 가수들에게 갑질을 하는 게 아니냐는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음악계 흐름을 보여주기 위해 순위제를 실시하는 게 아니라 마치 권력 유지 차원으로 시행하는 게 아니냐는.

그만큼 요즘 방송 순위 프로그램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은 게 현실이다. 각각 독자적인 기준으로 순위를 선정하지만, 자신만의 특색을 보여주기보단 때론 의혹만 야기하는 상황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당장 순위제 없애라고 주장하고 싶진 않다. 시청자들의 흥미를 돋우는, 나름의 존재 의미도 분명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지금의 선정 방식 등에 대한 재정비는 필수적이다. 모든 사람의 기대를 100% 충족시켜주긴 어렵겠지만, 집계에 대한 투명성 확보 차원에서라도 보완책 마련은 불가피해 보인다.

1020 세대 소비자 중심의 음원 시장이 대세지만 3040 이후 세대들도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여전히 음악을 즐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이들의 취향을 순위에선 제대로 반영될 방법이 없다는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볼 필요가 있다.

이 밖에 음악 순위 프로그램이 이른바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하게 된 요인 중 하나라고 지적되는 청소년층 위주의 출연진 구성 또한 손봐야 할 사항이다. 지금처럼 단순히 인디 또는 중견 가수 한두 팀을 구색 갖추기로 넣는 건 차라리 안 하느니만 못한 방식이다.

지금의 비판에 대해 방송사 및 제작진들의 발 빠른 대처가 이어지길 기다려 보겠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jazzkid)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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