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시즌에 앞서 3연패에 도전하는 1위 후보 두산 베어스에 맞서는 대항마로 꼽고 있는 기아 타이거즈. 지난 시즌 와일드카드 전에서 LG 트윈스에게 1승 1패를 하며 2016시즌을 아쉽게 5위로 마무리했다. 전 구장이었던 무등구장에서는 가을 야구에 대한 좋은 기억들을 많이 가지고 있는 기아 타이거즈이지만 새롭게 개장한 광주 기아 챔피언스 필드를 개장하고 나서는 홈에서 가을 야구를 한 적이 없었다. 꼭 홈에서 가을 야구를 하고 싶었던 기아 타이거즈이지만 결국 그 바람은 2017시즌으로 해를 넘겨야 했다.

내일은 없는 대권 도전

그 바람 때문일까? 기아 타이거즈는 2017 스토브리그에서 돈을 쏟아붓기 시작했다. 삼성 라이온즈로부터 FA 최형우를 4년 100억 원에 영입했고, 집토끼 나지완을 40억 원, 양현종을 1년 22억 5천만 원을 주고 눌러 앉히며 이번 시즌 대권에 도전함을 선언했다.

또한 기아는 지난 시즌 206.2이닝을 던지고 15승을 기록한 헥터 노에시와 연봉 170만 불에 재계약을 했고 좌완 투수 팻 딘을 총액 90만 불에 영입하였으며, 브렛 필과 이별을 택하고 외야수 버나디나를 영입했다. 지난 시즌 붙박이 중견수로 활약했던 김호령이 수비에서는 탁월한 모습을 보여줬지만 타격면에서는 아쉬운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대권에 도전하려면 김호령의 타격에 만족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아 타이거즈는 2016시즌 이후에만 돈을 쓴 게 아니다. 2015시즌에는 윤석민에게 90억 원을 안겨줬고 이범호에게 36억 원을 썼으며, 그 전에는 2013년에 김주찬을 50억 원을 주고 롯데에서 영입했다. 이 정도면 대권에 욕심을 낼 만하다. 2016시즌 비록 5위를 했지만 가을 야구를 하며 가능성을 보이자 기아는 200억 원에 가까운 돈을 퍼부었고 새 구장인 챔피언스 필드에서 가을 야구를 하고 우승까지 노리겠다는 것.

올해가 김기태 감독의 계약 마지막 해이고, 내년에 양현종은 구단이 조건 없는 방출을 약속해 다시 자유 계약이 가능한 선수가 된다. 김주찬 역시 두 번째 FA 자격을 갖추게 될 예정이다. 이번 시즌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한다면 김기태 감독의 재계약도 보장할 수가 없고, FA가 되는 두 거물급 선수를 다 잡기에는 이번 시즌 너무 많은 돈을 쏟아부었다. 기아 타이거즈에게 내일은 없는 것이다.

2017년 자유 계약 선수가 되는 두 선수 上 양현종, 下 김주찬

▲ 2017년 자유 계약 선수가 되는 두 선수 上 양현종, 下 김주찬 ⓒ 기아타이거즈


2017시즌 기아 타이거즈의 타선은 2016시즌 NC 다이노스의 데자뷰?

2017시즌을 앞둔 기아 타이거즈은 헥터 노에시와 양현종, 팻 딘까지 선발 투수진과 최형우, 나지완, 김주찬, 이범호, 버나디나 등 타선까지 고루 갖춰 굉장한 파괴력을 자랑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우려스러운 점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렇게 가공할 만한 파괴력을 갖춘 타선이 이번 시즌에 유효할까?

2017시즌의 기아 타이거즈를 보면 2016시즌의 NC 다이노스가 떠오른다. 40-40을 기록하며 2015시즌 MVP를 차지했던 테임즈를 위시로 한 나테이박(나성범, 테임즈, 이호준, 박석민)의 타선을 필두로 하여 해커, 스튜어트, 이재학 등의 선발진을 갖춰 누구나 우승 후보로 손꼽았던 NC 다이노스였고 정규시즌에서 2위를 차지해 플레이오프 직행까지 했다.

하지만 정규시즌과는 달리 이상하리 만큼 투수전으로 진행되었던 2016 포스트시즌에서 나테이박은 힘을 못 썼고, 설상가상으로 이재학도 불법배팅 혐의로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하는 불운도 겹쳤다. 결국 NC는 한국시리즈에서 두산 베어스 선발진에게 꽁꽁 묶여 4경기 스윕패를 하며 망신을 당하고 말았다. 패넌트레이스 장기전과는 달리 단기전에서는 선발투수가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었던 가을 야구였다.

두산 베어스의 판타스틱4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니퍼트, 장원준, 유희관, 보우덴

▲ 두산 베어스의 판타스틱4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니퍼트, 장원준, 유희관, 보우덴 ⓒ 두산베어스


지난 시즌 타격부문 3개 부문에서 1위를 한 최형우, 자신의 커리어 하이를 기록한 나지완과 공수주를 고루 갖춘 김주찬, 외인타자 버나디나, 그리고 이범호, 김주형 등 좋은 중장거리 타자들을 앞세운 기아 타이거즈의 타선이지만 2016시즌의 NC 다이노스의 나테이박과 비슷한 전철을 밟지 않을까 우려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최형우와 테임즈를 비교했을 때 테임즈에 무게감이 더 있는 것도 사실이고 2017시즌부터 바뀌는 스트라이크존 때문에 지난 시즌만큼의 타고투저는 안 될 거라는 예상이 지배적이기에 200억 원을 들인 기아 타이거즈의 투자가 빛을 발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뼈아픈 4,5선발의 부재

또한 타선뿐만 아니라 선발 투수도 비슷하다. 최고의 타고투저 시즌을 보낸 2016년의 KBO리그이지만 포스트시즌에서만큼은 유독 투고타저였다. 두산 베어스가 판타스틱4를 앞세워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스윕승을 하자 리그 전체적으로 '좋은 선발투수'에 대한 필요성을 느꼈고 LG는 차우찬을, 삼성은 우규민을, 그리고 한화는 메이저리그 외인 투수들을 영입하며 선발투수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던 스토브리그였다.

기아 타이거즈도 앞서 미국에 진출했던 윤석민을 다시 데려왔고 이번 시즌에는 양현종을 잡았으며, 이닝 이터 모습도 보여주고 15승이라는 좋은 성적을 낸 헥터와 재계약을 하고 좌완 외인투수 팻 딘을 영입까지 했기에 기대해볼 만한 시즌이지만 윤석민도 부상이고 4선발로 점찍었던 김진우도 예기치 않은 부상으로 등판이 예상되었던 시범 경기에 등판하지도 못 하고 일찌감치 전열에서 이탈하고 말았다.

2016시즌의 NC 다이노스 역시 에릭 해커, 잭 스튜어트, 이재학 정도로 세 명의 선발 투수를 확정하고 젊은 투수들에게 선발 기회를 주었으며 강한 불펜으로 시즌을 치렀다는 점이 2017시즌을 시작하는 기아 타이거즈와 비슷한 점이다. 기아도 덕분에(?) 젊은 투수들이 기회를 얻게 되기는 했지만 시즌 초반 성적이 걱정되는 것이 사실이다. 확정된 선발이 3명뿐인 기아 타이거즈가 판타스틱4를 앞세운 두산 베어스의 대항마가 되기 위해서는 투수진에 윤석민과 김진우가 건강한 모습으로 빠르게 복귀해주는 것이 절실하다.

조금은 불안한 타선의 노쇠화

그 밖에도 기아 타이거즈에게 불안한 점이 있다. 프로 선수들의 전성기는 보통 20대 후반에 시작해서 30대 초반까지다. 30대 중반 이후로 급격한 성적 하락이 시작된다. 선수 개인의 자기 관리에 따라 성적 하락이 오는 시기는 각각 다르지만 결국 나이를 많이 먹을수록 기량도 녹슬고 밑에서 올라오는 젊은 선수들의 전성기와 맞물려 주전 입지도 불안해진다.

지난 스토브리그에서 100억 원을 주고 영입한 최형우의 나이가 올해로 35세이다. 물론 34세의 나이에도 최정상의 활약을 선보였지만 나이가 많다 보니 오버페이라는 논란을 피할 수 없었다. 그리고 3루수 이범호와 올해 우익수로 자리를 옮긴 김주찬이 37세, 서동욱 34세, 나지완과 김주형이 33세이다. 물론 안치홍, 김선빈, 노수광, 김호령 등 젊은 선수들도 있지만 주전급으로 나올 선수들의 나이가 꽤나 많다.

지난 시즌 정상급 기량을 보여줬던 선수들이지만 나이가 어느 정도 있는 선수들이기에 언제 기량의 노쇠화가 찾아올지 모르는 일이기에 불안하기는 하다. 그렇다고 현재 기아 타이거즈의 젊은 선수들이 이들만큼 활약을 해줄 수 있는 것도 아니라서 매 시즌마다 신구 조화를 통한 세대 교체를 자연스럽게 함으로써 젊은 선수들이 성장하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 만약 젊은 선수들이 준비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즌 중에 노장 선수들에게 갑작스런 기량 저하가 오게 된다면 팀 성적에 지대한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2016시즌의 기아 타선은 신구 조화가 아주 잘 된 타선이었는데 아쉽게도 이번 시즌은 너무 노화가 되어 있다.

이런 불안점을 가지고 있는 기아 타이거즈는 과연 2017시즌에 두산 베어스의 대항마가 될 수 있을까? 기아가 가을 야구에 가게 되면 지난 2016시즌의 NC 다이노스와는 달리 폭발적인 타격을 보여줄 수 있을지 궁금해지는 기아 타이거즈의 2016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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