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6일 원주 동부와 서울 SK의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가 열린 원주치악체육관.

1쿼터가 2분 41초 지난 시점에서 한 선수가 최부경의 파울로 얻은 자유투 두 개를 모두 성공시키자 갑자기 팬들의 환호성과 함께 암전이 되었다. 이후 동영상과 더불어 시상식이 열렸다. 이 시상식의 주인공은 김주성이었고 명목은 '정규리그 통산 1만 득점 달성'이었다.

'원주 동부의 심장'이나 다름없는 김주성에게 붙는 수식어가 있다. 바로 '보물급 센터'라는 말이다. 동시대를 함께한 '국보급 센터' 서장훈이 있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붙었던 수식어다. 그만큼 김주성의 플레이는 한국 농구를 대표했다.

 김주성에 1만득점 기록 시상이 이루어지고 있다.

김주성에 1만득점 기록 시상이 이루어지고 있다. ⓒ KBL


하지만 김주성이 데뷔 때부터 공격이 좋았던 선수는 아니었다. 데뷔 당시 평가는 '수비형 센터'였다. 2002~03시즌 동부의 전신인 TG 삼보의 유니폼을 입은 김주성은 모기업이 동부로 바뀌었을 뿐 원주를 연고로 하는 구단에서 무려 15시즌을 보내는 동안 자신의 약점을 강점으로 바꾸어왔고 장점이 한계에 부딪히자 변화를 시도하면서 지금의 자리에 올라섰다.

최근 김주성의 플레이는 전성기에 못 미치는 것이 사실이다. 꾸준하게 30분 이상 소화하던 플레잉 타임도 2013~14시즌부터 28분으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올 시즌은 52경기에서 평균 21분 54초를 뛰면서 9.62점 4.2리바운드를 기록중이다. 본인의 마지막 자존심이었던 평균 두 자릿수 득점도 한 자리로 떨어진 기록이다.

그러나 김주성의 플레이를 기록만을 놓고 평가할 수는 없다. 당장 지난 시즌 처음 경기당 1개를 넘었던 3점슛이 올 시즌은 평균 1.6개로 늘어났다. 분명 골밑에서 경쟁력이 전성기에 약해졌지만 팀이 원하고 자신도 변화의 필요성을 절감할 즈음 '상대 수비를 끌고 나와 3점을 던지는 옵션'을 장착한 것이다. 거기에 그가 코트에서 뛴다는 자체만으로도 팀 후배들에게 주는 귀감도 두말할 나위가 없다.

경기후 김주성은 "창원 LG와의 첫 슛이 가장 먼저 기억이 남는다. 기록 달성은 영광이고 즐겁다. 추승균 감독님의 10,019점이 2위 기록인데 그걸 넘겠다는 빌미로 1년 더 구단에 하겠다고 해야겠다. 내년에는 54경기를 다 뛰는 것이나 추승균 감독님의 기록 달성을 목표로 한 시즌을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김주성이 뛴 날보다는 뛸 날이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도 세월의 무게는 이겨내지 못할 것이고, 언젠가는 은퇴를 하고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설지 모른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살아있는 역사'인 그의 플레이를 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지금 행복하고 영광이라는 것이다. 프로 15년차의 선수로 어찌보면 당연하게 달성된 기록같지만 그 기록이 당연한 듯 보이기 위해 노력했던 그의 모습을 곱씹어보면, 1만 득점 기록 달성이 더 돋보인다.

 경기후 김주성 선수가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경기후 김주성 선수가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 서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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