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노트: 더 뉴 월드>의 한장면

<데스노트: 더 뉴 월드>의 한장면ⓒ 디스테이션


일본 전역을 공포에 몰아넣은 데스노트 사건 10년 후. 여섯 권의 데스노트가 다시 인간계에 나타나면서 세계 곳곳에 수수께끼의 죽음이 잇따른다. 이에 데스노트 대책본부 요원 마시마(히가시데 마사히로 분)와 L의 후계자인 탐정 류자키(이케마츠 소스케 분)가 힘을 합쳐 데스노트의 행방을 추적한다.

이들은 도쿄 한복판에서 무차별 살인을 벌이던 사쿠라(카와에이 리나 분)에게서 데스노트 한 권을 입수하고, 제2의 키라를 자처하는 해커 시엔(스다 마사키 분)에 맞서 남은 다섯 권의 행방을 추적한다. 시엔은 과거 라이토의 연인이었던 미사(스다 마사키 분)에게 접근하는 한편 흩어진 데스노트를 하나하나 손에 넣고, 마시마와 류자키는 그를 유인해 데스노트를 빼앗아 봉인할 계획을 세운다.

영화 <데스노트: 더 뉴 월드>는 이른바 '뉴 키라'에 대한 이야기다. 해커이자 테러리스트인 시엔 캐릭터는 전작의 키라가 추구한 데스노트의 정의를 승계하고, 경찰 미시마와 탐정 류자키는 각각 라이토와 L에 이어 서사를 견인한다. 여기에 자그마치 여섯 권이나 되는 데스노트와 세 명의 사신은 영화를 좀 더 방대한 이야기로 풀어낸다.

 <데스노트: 더 뉴 월드>의 한장면

<데스노트: 더 뉴 월드>의 한장면ⓒ 디스테이션


키라의 정체를 추적하는 과정이 주는 시리즈 특유의 몰입갑은 이 영화에서도 여전하다. 영화 초반 라이토가 남긴 메시지를 통해 새로운 키라의 존재가 암시되고, 과거 키라였던 미사가 "라이토가 살아있다"는 시엔의 말에 다시 데스노트에 손을 뻗는 전개는 특히 흥미롭다. 여기에 데스노트 여섯 권을 모두 손에 넣기 위해 다른 소유자를 제거해야 한다는 설정은 악과 악 사이의 서바이벌 대결로써 나름 신선하게 다가온다.

영화에 등장하는 사신들은 전작에 비해 업그레이드 되어 압도적인 시각적 효과를 선사한다. 전작에서도 익숙한 류크는 더욱 리얼해진 CG 효과 덕에 실사 속에 자연스레 녹아든다. 새로 등장하는 두 사신 또한 신스틸러로서 부족함이 없다. 영화 초반 잠시 등장하는 사쿠라의 사신 베포는 황금빛 갑옷을 두른 듯한 모습으로 스크린을 압도하고, 여성 사신 아마는 새를 연상시키는 흰 몸체로 그로테스크하면서도 섹시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특히 다른 사신들과 달리 인간을 연민하는 아마 캐릭터는 꽤나 매력적이고, 영화 후반부 그의 결정적 행동은 퍽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데스노트: 더 뉴 월드>의 한장면

<데스노트: 더 뉴 월드>의 한장면ⓒ 디스테이션


다만 여섯 권에 달하는 데스노트 만큼이나 과하게 뒤엉킨 플롯은 못내 아쉽다. 특히 후반부에 접어들어 속도를 더하는 서사는 곳곳에서 허점을 드러낸다. '뉴 키라'를 대변하는 시엔과 마시미, 류자키 간의 대결 구도는 정의를 대하는 각자의 관점을 좀처럼 속시원히 보여주지 못하고, 이 와중에 미사, 마시미의 동료 요원 등 주변 캐릭터들은 다분히 도구적으로 소모된다. 여기에 마사미와 류자키가 지닌 과거의 비밀이 갑작스레 드러나는 클라이맥스 시퀀스는 워낙 많은 장치를 허둥지둥 정리하려는 탓에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

몇몇 설정을 제외하곤 기본적으로 전작과 다를 바 없는 서사는 <데스노트: 더 뉴 월드>의 태생적 한계다. '과거의 트라우마'와 '범죄 예방'이 맞물린 키라의 정의는 거의 토씨 하나까지 시리즈를 그대로 답습한다. 명확하지 않은 선악 구도 속에서 간혹 삐져나오는 드라마는 도무지 힘이 없고, 시리즈의 강점인 스릴러 장르적 긴장감 또한 동어반복 속에서 빛을 발하지 못한다. 신예 배우 히가시데 마사히로와 이케마츠 소스케, 스다 마사키가 보여주는 캐릭터는 신선하지만, 그나마도 전작의 흥행을 이끈 후지와라 타츠야와 마츠야마 켄이치를 떠올리면 아무래도 역부족이다. 오는 29일 개봉.

어떤 매체를 통해서든 흥미로운 이야기를 읽는 것을 좋아합니다. '내가 읽은 이야기' 를 다른 이들에게도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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