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 챔피언이 또 한 번 야구 종주국을 울렸다.

토니 페냐 감독이 이끄는 도미니카 공화국 야구 대표팀은 12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말린스 파크에서 열린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C조 미국과의 경기에서 7-5로 대역전승을 거뒀다. 도미니카는 4년 전 3회 대회(3-1 승)에 이어 또 한 번 미국에게 뼈아픈 패배를 안겼다. 이로써 도미니카는 지난 대회부터 WBC 10연승 행진을 달리게 됐다.

앞선 경기에서 콜롬비아가 캐나다를 4-1로 꺾으면서 이제 C조에서 무패를 기록하고 있는 팀은 도미니카 밖에 남지 않았다. 따라서 도미니카는 2라운드 진출에 매우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게 됐다. 반면에 미국은 선발 마커스 스트로맨(토론토 블루제이스)의 호투에도 불구하고 불펜 투수들이 차례로 무너지면서 허무한 역전패를 당했다. 이제 미국은 캐나다를 반드시 잡아야 2라운드 진출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미국이 자랑하는 앤드루 밀러를 무너뜨린 도미니카의 핵타선

C조의 양강으로 꼽히는 미국과 도미니카는 첫 경기에서 나란히 승리를 거뒀다. 도미니카는 10일 캐나다와의 첫 경기에서 4번 타자 호세 바티스타(토론토 블루제이스)가 홈런 하나를 포함해 3안타4 타점을 폭발시키며 9-2로 승리했다. 반면에 미국은 11일 콜롬비아와의 경기에서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애덤 존스(볼티모어 오리올스)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3-2로 간신히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이날 경기의 흐름은 전혀 다르게 전개됐다. 미국의 선발 투수 스트로맨이 캐나다전에서 15안타를 몰아친 도미니카의 강타선을 완벽하게 막아준 덕분이다. 투구 수 제한(65개)에 단 1개가 부족한 64개의 공을 던진 스트로맨은 4.2이닝 동안 도미니카 타선을 3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스트로맨은 작년 시즌 9승10패에 그쳤지만 204이닝을 던지며 토론토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한 바 있다.

도미니카는 외야 수비에서 큰 아쉬움을 남겼다. 3회에는 존스의 플라이 타구를 스털링 마르테(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넬슨 크루즈(시애틀 매리너스)의 콜플레이가 이뤄지지 않아 선취점을 내줬고 4회에도 브랜든 크로포드(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라인드라이브타구를 중견수 마르테가 잡지 못하면서 추가점을 내줬다. 빅리그 5년 동안 중견수 자리에서 실책이 3개였던 마르테는 이날 한 경기에서만 실책 2개를 저지르는 수모를 당했다.

미국은 6회에도 폴 골드슈미트(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볼넷과 지안카를로 스탠튼(미아애미 말린스), 크로포드의 연속 2루타를 묶어 스코어를 5-0으로 벌렸다.

잠잠하던 도미니카는 6회말 공격에서 매니 마차도(볼티모어)의 솔로 홈런으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미국의 두 번째 투수 태너 로어크(워싱턴 내셔널스)는 홈런을 허용한 후 연속 볼넷을 내주며 크게 흔들렸고 도미니카는 그 기회를 틈타 카를로스 산타나(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적시타로 2-5로 추격했다.

도미니카는 경기 후반 저력을 발휘하며 대역전극을 만들었다. 7회 웰링턴 카스티요(볼티모어)의 2루타로 한 점을 따라간 도미니카는 8회말 공격에서 크루즈의 역전 3점 홈런과 마르테의 솔로 홈런으로 단숨에 경기를 뒤집었다. 도미니카는 9회 작년 51세이브를 올렸던 뉴욕 메츠의 마무리 쥬리스 파밀리아를 올려 깔끔하게 경기를 마무리했다.

도미니카는 수비에서 실책2개를 저지른 마르테가 쐐기 홈런을 비롯해 4타수 3안타 2득점1타점으로 맹활약했고 크루즈는 결승 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마차도와 산타나 역시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미국 마운드를 괴롭히는데 성공했다. 한편 이날 경기가 열린 말린스 파크에는 3만7446명의 관중이 운집했다. 이는 말린스파크가 개장한 2012년 이후 가장 많은 관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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