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대회에 출전한 한국대표팀의 김인식 감독이 3월 3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팀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WBC대회에 출전한 한국대표팀의 김인식 감독이 3월 3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팀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 연합뉴스


김인식호가 WBC의 첫 관문에서 '복병' 이스라엘에 덜미를 잡혔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6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제4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 1라운드 개막전에서 이스라엘에 1-2로 패했다. 선발 장원준(두산 베어스)이 4이닝을 1실점으로 막았지만 9개의 사사구를 허용하며 이닝마다 위기를 자초했고 타선도 산발 7안타에 그쳤다.

반드시 잡아야 하는 상대였던 이스라엘에 뜻밖의 패배를 당하면서 한국은 더욱 부담스러운 마음으로 7일 A조 최강으로 꼽히는 네덜란드를 상대하게 됐다. 한국은 네덜란드전에서 제구력이 좋은 사이드암 우규민(삼성 라이온즈)이 선발로 나올 예정이고 네덜란드는 삼성에서 뛰었던 릭 밴 덴 헐크(소프트뱅크 호크스)가 등판할 예정이다.

2회 제구 흔들린 장원준과 침묵했던 타선

이스라엘은 세계랭킹 41위에 불과한 나라다. 자동 출전권을 획득하지 못해 예선을 치러 간신히 본선행 티켓을 얻었고 이번 대회 본선에 진출한 16개국 중에 랭킹도 가장 낮다. 프리미어12 우승으로 세계랭킹을 3위까지 끌어올린 한국보다는 분명 한 수 아래로 평가 받는 팀이다. 바꿔 말하면 한국이 2라운드에 진출하기 위해 반드시 승리를 챙겨야 하는 상대가 바로 이스라엘이라는 뜻이다.

김인식 감독은 연습경기에서 부진했던 최형우(KIA 타이거즈) 대신 국가대표 경험이 비교적 풍부한 민병헌(두산)을 6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시켰다. 3루수 역시 팔꿈치 상태가 좋지 않은 박석민(NC 다이노스) 대신 연습경기에서 맹타를 휘두른 허경민(두산)이 먼저 나섰다. 테이블세터엔 이용규(한화 이글스)와 서건창(넥센 히어로스)이 나서고 중심타선은 김태균(한화)과 이대호, 손아섭(이상 롯데 자이언츠)이 배치됐다.

한국의 선발 투수 장원준은 이스라엘의 상위타선을 상대로 적극적인 투구를 펼치며 삼진 하나를 곁들이며 깔끔하게 1회를 처리했다. 세 타자를 상대한 투구 수도 단9개였을 정도로 경제적인 투구가 돋보였다. 이스라엘의 선발 제이슨 마키 역시 서건창을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김태균과 이대호를 삼진과 땅볼로 처리하며 만만치 않은 투구를 선보였다.

선취점은 이스라엘 쪽에서 나왔다. 이스라엘은 2회초 공격에서 볼넷 3개와 2루타 하나를 묶어 장원준을 상대로 선취점을 뽑았다. 장원준과 한국 입장에서는 8번타자 타일러 크리거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한 것이 아쉬웠다. 하지만 장원준은 3회부터 평정심을 되찾고 4회까지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1점을 내주긴 했지만 4이닝 2피안타5탈삼진1실점의 괜찮은 투구내용이었다.

하지만 기대했던 방망이는 좀처럼 터지지 않았다. 이스라엘은 3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던 마키를 일찍 내리고 물량 공세를 시작했고 한국은 매 이닝 주자를 내보내면서도 중요한 순간에 적시타가 터지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경기가 중반을 지나면서 한국은 4년 전 네덜란드전의 악몽이 떠오를 수 밖에 없었다.

득점권 .143과 9사사구, 이길 수 없었던 경기 

한국은 5회말 공격에서 허경민의 볼넷과 김재호(두산)의 몸 맞는 공으로 만든 1사 1,2루의 기회에서 서건창이 좌전 적시타를 터트리며 경기를 원점으로 만들었다. 물론 다시 이어진 1사 1,2루에서 중심 타자인 김태균과 이대호가 나란히 파울플라이로 물러난 점은 아쉬웠지만 득점의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득점이었다.

7회초 2사 만루에서 게일렌의 잘 맞은 타구를 김재호가 유격수 직선타로 처리하며 실점위기를 넘긴 한국은 7회말 공격에서 선두타자 김재호가 몸 맞는 공으로 출루했다. 하지만 이용규의 타구가 유격수 정면으로 향하면서 병살로 처리되며 아쉬움을 남겼다. 한국은 연습경기 때부터 지적되던 타선의 묘한 엇박자가 이스라엘과의 개막전까지 이어졌다.

7회 2사 만루, 8회 1사 만루의 위기를 넘긴 한국은 '약속의 8회'에서 1사 1,3루의 기회를 잡았지만 민병헌이 3루 땅볼, 양의지가 유격수 플라이로 물러나며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그나마 8회 2사 이후 등판한 '끝판대장' 오승환(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1.1이닝 동안 삼진 3개를 잡아내는 급이 다른 투구를 선보이며 관중들을 열광시켰다.

한국은 오승환이 마운드를 내려간 연장 10회초 이스라엘에게 다시 리드를 허용하고 말았다. 한국은 10회초 2사 1,3루의 위기에서 이스라엘의 9번타자 스캇 버챔에게 내야 안타를 허용하며 8이닝 만에 다시 점수를 내줬다. 한국은 10회말 공격에서 서건창의 잘 맞은 타구가 유격수의 호수비에 걸리는 등 불운이 겹치면서 삼자범퇴로 물러나며 경기를 내줬다.  

1패로 시작하게 된 결과도 나빴지만 한국은 경기 내용에서도 결코 만족할 수 없었다. 타선은 거의 매 이닝 주자가 출루하는 등 7안타 6사사구를 기록하면서도 단 1득점에 그쳤고 마운드에서는 무려 9개의 사사구를 남발하며 위기를 자초했다. 이런 경기 내용이 이어진다면 남은 네덜란드와 대만전에서도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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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개막전 이스라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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