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피겨스케이팅 선수가 SNS 계정에 올린 동해안 사진. 사진 위에 정확히 일본해를 뜻하는 Japan Sea가 적혀있다.

일본 피겨스케이팅 선수가 SNS 계정에 올린 동해안 사진. 사진 위에 정확히 일본해를 뜻하는 Japan Sea가 적혀있다. ⓒ 인스타그램


일본 피겨스케이팅 선수가 자신의 SNS 계정에 동해를 일본해로 표시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일본 피겨 선수인 카나 무라모토는 지난 1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동해바다를 촬영한 사진을 업로드했다. 사진에는 크게 'Japan Sea', 즉 일본해라고 표시하고, 손가락 화살표를 이용해 정확하게 가리키기까지 했다.
 
현재 이 선수는 오는 16일부터 19일까지 강원 강릉 아이스 아레나에서 열리는 2017 국제빙상연맹(ISU) 4대륙 피겨스케이팅 선수권에 참가하기 위해 강원도에 머물고 있다. 사진은 선수가 이번 대회기간 공식으로 운영되는 호텔 숙소에 도착한 이후 촬영한 것으로 보인다.
 
이 사진이 SNS 계정에 업로드된 뒤 국내 피겨 팬들은 강한 분노를 표시하며 비난이 폭주하고 있다. 피겨 팬들은 "일본에서 이런 글을 올려도 비난을 받는데, 한국에 직접 방문해서 이런 글을 올리는 것은 한국을 조롱하는 것이다"라며 그의 행동을 맹비난했다.

동해와 일본해 표기는 독도 문제와 함께 한일간 외교적 마찰로 빈번히 이어지는 문제라는 것은 이미 양국간의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해안에 방문해 직접 촬영한 사진에 해수욕장의 이름이나 지명의 이름이 아닌, '일본해'라는 표기를 정확하게 표시한 것은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다.

 일본 피겨스케이팅 선수가 해명글로 올린 사진.

일본 피겨스케이팅 선수가 해명글로 올린 사진. ⓒ 인스타그램


 
결국 이 선수는 사진을 삭제한 뒤 해명의 메시지를 담은 사진을 다시 업로드했다. 재등록된 사진에는 "im sorry for the misunderstanding. the beautiful east sea!!(오해해서 죄송합니다. 아름다운 동해 바다)라는 영어 문장이 쓰여 있다. 그러나 피겨 팬들은 "오히려 해명글이 우리를 더욱 우습게 아는 것 같다, 진정한 해명인지 아니면 마지못해 하는 사과인지 모르겠다"면서 오히려 비난이 더 거세지고 있다. 또한 일본 빙상연맹 등 공식기관에 정식으로 항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 글은 현재 인터넷의 유명 스포츠 및 웹 커뮤니티로 빠르게 확산돼가고 있어 시간이 지날수록 논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동해 표기 문제는 독도와 더불어 한일 간의 외교 문제로 항상 거론돼 오던 것 가운데 하나다. 스포츠에서는 정치적인 문제를 거론하는 것에 대해선 극도로 민감해하며 징계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일례로 지난 2012년 런던올림픽 당시, 축구 동메달 결정전에서 승리한 한국팀이 세레모니를 하던 도중 박종우가 '독도는 우리땅'이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환호하던 것을 일본측이 공식적으로 제기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이 제기를 받은 뒤 박종우에 대해 공식적으로 조사하기 시작했고, 박종우는 시상식에 홀로 참석하지 못했다.
 
결국 정치적인 뜻이 아니라는 점이 인정돼 메달 박탈이라는 초유의 사태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우리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불쾌한 일이자 스포츠 외교에도 치명적인 흠집을 남긴 사례로 남아있다. 이 같이 정치적인 문제로 비춰질 수 있는 심각한 상황에서, 대회 개막을 하루 앞두고 이 선수에 대한 비난은 자칫 대회 현장에서 이어질 수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편 4대륙 피겨스케이팅 선수권 대회는 평창 테스트이벤트로 강릉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번 대회는 일본 남자피겨의 간판 하뉴 유즈루(일본)을 비롯해, 패트릭 챈(캐나다), 네이선 챈(미국) 등 평창의 메달을 노리른 선수들이 모두 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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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스케이팅 동해 일본해 평창동계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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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스포츠와 스포츠외교 분야를 취재하는 박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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