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월드베이스볼 클래식(이하 WBC)의 개막이 50일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2006년 시작된 WBC는 이번 대회로 4회째를 맞이한다. 유명 메이저리거들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대회인만큼 야구팬들에게는 빼놓을 수 없는 이벤트다. 특히 한국 야구팬들에게는 잊지못할 기억이 많은 대회다.

1회와 2회 대회때 4강과 준우승이라는 호성적을 내, 프로야구 인기 확산의 견인차가 되기도 했다. 때문에 WBC가 열리는 해엔 야구인들을 포함 많은 이들의 이목이 집중된다.

실제 대회에 앞서 대표팀 구성부터 큰 관심사다. 4회 대회에 출전하는 한국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대표팀 구성에 특히 골머리를 앓고 있다. 무엇이 문제일까?

'뜨거운 감자' 메이저리거 합류 문제

 2016시즌 사구로 왼팔 골절상을 당했던 추신수.

2016시즌 사구로 왼팔 골절상을 당했던 추신수. ⓒ MLB.com 화면 갈무리




메이저리거를 직접 볼 수 있는 WBC지만 코리안리거 대부분은 볼 수 없다. 선수의 몸상태나 컨디션 문제때문에 메이저리그 구단에서 선수 차출을 꺼리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2회 대회 당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소속의 추신수의 사례에 잘 나타난다.

당시 클리블랜드 구단은 부상 경력이 있던 추신수의 출전을 꺼렸다. 하지만 선수가 출전을 고집했고 구단은 결국 4강전 전까지는 수비를 하지 않는 조건으로 출전을 허락했다. 때문에 추신수의 외야 출장은 4강전이 되서야 볼 수 있었다.

추신수 사례에서 보여지듯 대표팀 메이저리거들의 합류 여부는 항상 변수로 작용되어 왔다. 그렇다면 금번 대표팀 메이저리거는 어땠을까? 팀 내에서 입지가 확고한 오승환이나 강정호와 달리 추신수나 김현수 같은 경우에는 차출이 쉽지 않을 것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

추신수의 경우 거액의 FA 계약을 텍사스와 맺었으나 계약 이후 부상과 부진이 겹쳐 기대만큼의 활약을 하지 못했다. 부상이 잦은 고액 FA 선수가 팀이 만류하는 출전을 감행하기는 어렵다. 김현수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팀 내 입지가 불안정하기 떄문에 다가오는 시즌 팀에 더 집중할 수밖에 없다. 예상대로 두 선수의 출전은 불발되었다.

일본의 경우 지난해 12월 18인의 WBC 엔트리를 공개했다. 총 28인의 엔트리가 구성되어야 하지만 메이저리거들의 합류가 불확실하기 때문에 10명의 자리를 남겨둔 것이다. 한국 대표팀도 이같은 방식을 활용했다면 메이저리거들의 합류 여부에 따른 잡음을 한결 줄일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대표팀 '대체 선수'도 영광이지만

 김현수의 대체선수로 대표팀에 발탁된 손아섭.

김현수의 대체선수로 대표팀에 발탁된 손아섭. ⓒ 롯데 자이언츠


지난해 이미 최종 엔트리를 확정한 대표팀이지만 구성에는 크고 작은 변화가 있었다. 부상과 개인적인 사유로 불참한 선수들 대신 대체 선수가 합류한 것이다. 부상 문제로 투수 김광현(SK), 이용찬(두산)과 포수 강민호(롯데)가 빠졌다. 또한 김현수(볼티모어 오리올스)가 개인 사정으로 불참을 통보했고 음주운전 사고를 낸 강정호(피츠버그 파이리츠)가 대표팀에서 빠지게 되었다.

이들의 대체 선수로 투수 심창민(삼성)과 포수 김태군(NC), 내야수 김하성(넥센) 그리고 외야수 손아섭(롯데)이 대표팀에 합류했다. 손아섭의 경우 2013년 대회때 추신수의 대체 선수로 발탁된 것에 이어 두 대회 연속으로 대체 선수로 출장하게 되었다.

아쉬운 것은 이탈 선수들 중 다수는 미리 예상이 가능했던 점이다. 빠질 선수를 발탁해 놓고 뒤늦게 대체 선수를 발탁하기보다는 이탈이 예상되는 인원 대신 대체할 선수를 처음부터 대표 선수로 뽑는 것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현재의 엔트리 구성 방식은 부상이나 여러 사정으로 부득이하게 불참하는 선수에게도 마음의 부담을 지울 수 있다. 마찬가지로 대체 선수의 사기 문제도 있다. 유연한 대표팀 구성이 아쉬운 대목이다.

최선의 엔트리 구성인가?

대표팀의 선수 구성 면면에도 아쉬운 대목이 눈에 띈다. 대표팀은 지난해 초, 해외 불법 도박 문제로 KBO 리그 징계를 받았던 오승환(세인트 루이스)과 임창용(KIA)을 발탁했다.

특히 KBO 징계를 이행하지 않은 오승환의 발탁은 상당한 논란을 야기할 정도로 뜨거운 화두였다. 두고 두고 문제가 될 수 있는 사례임에도 오승환 카드를 강행한 이유는 대표팀의 불펜 강화가 목적이었다.

 2016시즌 세이브왕에 오르고도 대표로 선정되지 않은 넥센 김세현

2016시즌 세이브왕에 오르고도 대표로 선정되지 않은 넥센 김세현 ⓒ 넥센 히어로즈


하지만 오승환과 임창용을 제외하고도 고려해 볼 문제가 있다. 현재의 구성을 보면 대표팀이 최선의 불펜을 구성했는지 의문이 든다. 2016시즌 세이브왕 김세현이나 대표팀 단골 불펜 정우람 역시 빠져있다.

kt 마무리 김재윤 대신 장시환이 선발된 것도 이해가 되지 않는 대목이다. 지난해 선발과 불펜을 오간 장시환은 밸런스가 흔들리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현재 실력을 기준으로 최선의 불펜을 구성했다고 평가하기 어렵다. 그런 와중에 자격에 문제가 있는 투수에 목을 매는 인상이니 논란이 될 수밖에 없다.

 2016시즌 3루수 OPS순위. 리그 정상급 타자들이 몰려있음을 알 수 있다.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2016시즌 3루수 OPS순위. 리그 정상급 타자들이 몰려있음을 알 수 있다.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핫 코너'인 3루수 구성에도 의문이 남는다. 대표팀은 3루수로 박석민(NC)과 허경민(두산)을 발탁했다. 박석민을 주전으로 허경민을 내야 멀티로 쓴다는 생각이었다. 문제는 3루수 OPS(출루율+장타율) 최하위인 허경민에 밀려 3루수 OPS 1위이자 16시즌 홈런왕 최정(SK)과 OPS 3위 20-20의 황재균이 선정되지 않은 데 있다.

물론 허경민은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하는 멀티 능력을 가진 유용한 선수다. 하지만 최정과 황재균의 지난해 성적을 감안하면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선택이다.

멀티 포지션을 소화하는 선수를 뽑은 것도 이해가 되지 않는 대목이다. WBC는 다소 넉넉한 28인의 엔트리를 구성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내야 각 포지션별로 2명의 선수를 선발했다. 멀티 백업으로 뽑은 선수가 멀티 능력을 뽐낼 기회나 있을지 의문이다.

 리그 홈런왕임에도 대표 선정에서 배제된 3루수 최정

리그 홈런왕임에도 대표 선정에서 배제된 3루수 최정 ⓒ SK 와이번스


만약 대회 기간중 주전 3루수 박석민이 타격 슬럼프에 빠지거나 부상을 당하기라도 한다면 심각한 문제가 생긴다. 리그 정상급 타격을 과시한 두 명의 3루수 대신 허경민을 내세워야 한다.

멀티 플레이어 선발 방식에도 아쉬움이 남는다. 대표팀은 수비력에 중점을 두고 선수를 선발했다. 유격수 중 최고의 공격력을 보인 오지환(LG)이 빠진 점이나 포수 대체 선수로 김태군(NC)이 발탁된 것이 이를 증명한다. 멀티 포지션 능력을 감안해서 선발하는 엔트리면 조금이라도 타격이 강한 선수를 발탁하는 편이 전력 강화에 도움이 됐을 것이다.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투타의 얼개를 대부분 확정한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은 2월부터 연습경기를 시작해 본 대회를 앞두고 담금질에 들어간다.

다른 참가국에 비해 상당히 빠른 지난 11월 10일 최종 엔트리 발표 후 여러 사건 사고로 잦은 변동이 있었던 WBC 대표팀이 대표 선정 과정에서의 잡음과 아쉬움을 날리고 야구팬들에게 또 한 편의 드라마를 선사할 수 있을지 향후 행보를 지켜보도록 하자.

[기록 참고: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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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이정민 필진/ 감수 및 정리:김정학 기자) 이 기사는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에서 작성했습니다. 프로야구/MLB필진/웹툰작가 상시모집 [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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