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가 블랙리스트 예술가다' 문화예술인들이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우리 모두가 블랙리스트 예술가다' 문화예술 긴급행동 및 기자회견에 참석해 예술검열 반대와 블랙리스트 사태를 규탄하고 있다.

▲ '우리 모두가 블랙리스트 예술가다' 문화예술인들이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우리 모두가 블랙리스트 예술가다' 문화예술 긴급행동 및 기자회견에 참석해 예술검열 반대와 블랙리스트 사태를 규탄하고 있다. ⓒ 유성호




"우리는 자랑스러운 블랙리스트 예술인입니다."
"문화 예술인들은 이런 일에 절대 쫄지 않습니다!"

문화예술인들이 집단행동을 시작했다. 18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에 분노한 예술인 100여 명이 모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예술 행동과 기자회견을 가졌다.

오전 10시께 광화문 광장 곳곳에서는 블랙리스트 사태를 규탄하는 예술인들의 예술 행동이 펼쳐졌다. '블랙리스트'라 적힌 한지를 목에 건 김창규 시인은 "세월호에서 죽음을 맞은 300여 명의 사람을 위로했다는 이유로 754명의 한국작가회의 소속 작가들이 블랙리스트에 올랐다"면서 "예술인에 대한 이러한 탄압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시백 소설가는 "작가라는 사람들은 큰 집으로 치면 연탄가스가 샜을 때 미리 알려줄 가스 경보기 같은 존재다. 단잠을 깰까 경보기를 끈다면 어떤 일이 일어나겠는가"라고 말했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은 듣기 좋은 말만 듣고 싶어 하겠지만, 작가의 책무는 예민한 더듬이로 사회의 위기를 알려주는 일이다. 문학은 관보가 아니고, 작가는 정권의 나팔수가 아니"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행사에 참석한 이수환 전통예술가는 "블랙리스트에 내 이름이 없더라. (정부에) 무시당해 슬퍼 나왔다"고 말해 블랙리스트를 바라보는 예술인들의 생각을 역설적으로 표현했다. 예술가들은 '블랙리스트 당첨', '청와대 공인 예술가'라는 글귀가 적힌 스티커를 붙이고 각각 자신의 장기를 살린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예술인 탄압, 히틀러때나 있었던 일"

블랙리스트에 화난 임옥상 "자포자기하는 것이 바로 저들이 원하는 것" 임옥상 작가가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우리 모두가 블랙리스트 예술가다' 문화예술 긴급행동 및 기자회견에 참석해 예술검열 반대와 블랙리스트 사태를 규탄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 블랙리스트에 화난 임옥상 "자포자기하는 것이 바로 저들이 원하는 것" 임옥상 작가가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우리 모두가 블랙리스트 예술가다' 문화예술 긴급행동 및 기자회견에 참석해 예술검열 반대와 블랙리스트 사태를 규탄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 유성호


온 몸으로 표현하는 장순향 무용가 '박근혜는 퇴진하라' 장순향 무용가가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우리 모두가 블랙리스트 예술가다' 문화예술 긴급행동 및 기자회견에 참석해 예술검열 반대와 블랙리스트 사태를 규탄하며 승무를 추고 있다.

▲ 온 몸으로 표현하는 장순향 무용가 '박근혜는 퇴진하라' 장순향 무용가가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우리 모두가 블랙리스트 예술가다' 문화예술 긴급행동 및 기자회견에 참석해 예술검열 반대와 블랙리스트 사태를 규탄하며 승무를 추고 있다. ⓒ 유성호


블랙리트스 올려진 문화예술인 '어이가 없네' 문화예술인들이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우리 모두가 블랙리스트 예술가다' 문화예술 긴급행동 및 기자회견에 참석해 블랙리스트에 당첨됐다며 어이없는 표정을 지으며 취재기자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블랙리트스 올려진 문화예술인 '어이가 없네' 문화예술인들이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우리 모두가 블랙리스트 예술가다' 문화예술 긴급행동 및 기자회견에 참석해 블랙리스트에 당첨됐다며 어이없는 표정을 지으며 취재기자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유성호


약 한 시간 동안의 퍼포먼스가 끝난 뒤, 송경동 시인의 사회로 규탄 기자회견이 시작됐다. 이 자리엔 시인으로도 활동한 백기완 통일문화연구소장, 박재동 화백, 임옥상 화가 등이 참석했다. 백기완 소장은 "블랙리스트를 우리말로 하면 학살 예비자 명단"이라며, "문화예술인들을 학살 예비자 명단에 넣는 일은, 히틀러, 일본 제국주의, 군사독재 정권 때나 있을 법한 이야기"라고 비난했다.

예술가들답게, 재치 있는 비판이 이어졌다. 박재동 화백은 "수많은 만화가 후배들이 '세월호 관련 서명에 빠지지 않고 동참했는데 왜 내 이름이 왜 빠졌느냐'며 '무슨 일을 이렇게 하느냐'고 불만이 많다"고 우스갯소리를 했다. 임옥상 화가는 "이미 블랙리스트로 살아왔지만, 이렇게 공개된 마당에 블랙리스트의 상위권을 놓칠 순 없지 않으냐"면서 "(상위권 자리를) 결코 양보할 수 없다고 맹세, 다짐했다"며 블랙리스트를 조롱했다.

공개된 리스트에 '세월호 시국 선언', '세월호 정부 시행령 폐기 촉구 선언'에 참여한 문화인들이 대거 포함된 만큼, 416연대 김혜진 공동위원장도 기자회견에 참석해 연대 의지를 밝혔다. 김 공동위원장은 이번 블랙리스트 사태에 대해 "견제 없는 권력이 얼마나 악랄해질 수 있는지 알 수 있었다"면서 "세월호에 대한 진실 규명을 요구하는 이들을 폭력으로 말살한 정부가, 이제는 시대의 양심적 목소리마저 블랙리스트로 무너뜨리려 한다"고 비난했다. 그는 "문화예술인들이 보여준 따뜻한 연대의 마음이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 나가는 자양분이 될 거라 믿는다"면서 "블랙리스트 철폐 투쟁에 함께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저항 이어가겠다" 예술인들 각오 다져

'문화예술 검열 창피하다' 문화예술인이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우리 모두가 블랙리스트 예술가다' 문화예술 긴급행동 및 기자회견에 참석해 예술검열 반대와 블랙리스트 사태를 규탄하는 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 '문화예술 검열 창피하다' 문화예술인이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우리 모두가 블랙리스트 예술가다' 문화예술 긴급행동 및 기자회견에 참석해 예술검열 반대와 블랙리스트 사태를 규탄하는 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 유성호


기자회견장에 등장한 '#그런데 최순실은?' 임옥상 작가가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우리 모두가 블랙리스트 예술가다' 문화예술 긴급행동 및 기자회견에 참석해 예술검열 반대와 블랙리스트 사태를 규탄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 기자회견장에 등장한 '#그런데 최순실은?' 임옥상 작가가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우리 모두가 블랙리스트 예술가다' 문화예술 긴급행동 및 기자회견에 참석해 예술검열 반대와 블랙리스트 사태를 규탄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 유성호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 진상규명 촉구' 문화예술인들이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우리 모두가 블랙리스트 예술가다' 문화예술 긴급행동 및 기자회견에 참석해 블랙리스트 사태를 규탄하며 박근혜 정부를 풍자하는 현수막을 들어보이고 있다.

▲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 진상규명 촉구' 문화예술인들이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우리 모두가 블랙리스트 예술가다' 문화예술 긴급행동 및 기자회견에 참석해 블랙리스트 사태를 규탄하며 박근혜 정부를 풍자하는 현수막을 들어보이고 있다. ⓒ 유성호


노순택 작가는 "살다 살다 별 희한한 축하인사를 다 받아봤다. 내가 이런 리스트에 오를만한 자격이 있나 반성했다"면서 "블랙리스트는 축소 발표됐을 것이다. 블랙리스트에 오를만한 문화예술인이 1만 명뿐일 리가 없다"고 외쳤다. 그는 "이 정권이 우리의 이름을 수집한다면, 사진가들은 이 정부의 어처구니없는 짓을 수집하고 항의하겠다"고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문화예술인들은 블랙리스트 규탄을 넘어, 검열을 일삼으며 문화예술을 학살하는 박근혜 정권 퇴진 운동을 함께 진행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SNS를 통해, '블랙리스트 커밍아웃' 운동을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규탄 릴레이 기고, 예술 검열 반대 만민공동회 개최, 최고의 블랙리스트 예술가에게 시상하는 '블랙리스트 어워드' 개최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저항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웃기고 슬픈 '블랙리스트 당첨'  문화예술인들이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우리 모두가 블랙리스트 예술가다' 문화예술 긴급행동 및 기자회견에 참석해 블랙리스트에 당첨됐다며 동료에게 청와대 공인 예술인 스티커를 붙여주고 있다.

▲ 웃기고 슬픈 '블랙리스트 당첨' 문화예술인들이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우리 모두가 블랙리스트 예술가다' 문화예술 긴급행동 및 기자회견에 참석해 블랙리스트에 당첨됐다며 동료에게 청와대 공인 예술인 스티커를 붙여주고 있다. ⓒ 유성호


박근혜 정부의 시대상 표현하는 문화예술인 문화예술인들이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우리 모두가 블랙리스트 예술가다' 문화예술 긴급행동 및 기자회견에 참석해 예술검열 반대와 블랙리스트 사태를 규탄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 박근혜 정부의 시대상 표현하는 문화예술인 문화예술인들이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우리 모두가 블랙리스트 예술가다' 문화예술 긴급행동 및 기자회견에 참석해 예술검열 반대와 블랙리스트 사태를 규탄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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