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에서 방영되는 예능 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전>(아래 <마리텔>)은 다양한 전문가들이 출연하면서 자신만의 컨텐츠를 만들어가는 프로그램이다. 백종원은 어렵지 않고 맛있는 요리 컨텐츠로 많은 인기를 얻었고 종이접기 아저씨로 유명한 김영만은 시청자들의 추억을 자극하며 많은 공감을 끌어냈다.

<마리텔>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지는 않지만 다양한 전문가들이 만들어가는 콘텐츠를 통해 여러 정보와 흥미를 제공할 수 있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최근 <마리텔>은 초보 견주, 애견인이라면 흥미가 갈만한 내용을 들고 나타났다. 바로 강형욱 훈련사의 등장이다. 그는 많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면서 1위를 차지했다. 여기서는 그가 알려준 올바른 반려견 교육에 대해 알려주고자 한다.

[하나] 생각하는 힘 길러주기

 강 훈련사는 '스스로 좋은 행동을 찾아가는 교육'을 통해서 강하고 엄하게 통제하는 것보다 스스로 배우도록 하는 것이 좋다는 것을 직접 보여줬다.

강 훈련사는 '스스로 좋은 행동을 찾아가는 교육'을 통해서 강하고 엄하게 통제하는 것보다 스스로 배우도록 하는 것이 좋다는 것을 직접 보여줬다. ⓒ MBC


강아지를 처음 만났을 때 견주가 하는 첫 번째 실수가 무엇일까. 바로 강아지를 통제하려는 것이 아닐까? 갑자기 짖고, 아무데나 싸고, 사람을 무는 강아지를 보면서 견주는 어떻게 강아지를 통제하는 교육을 할지 고민하게 된다.

자연스레 견주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 강아지를 교육하는 방법을 찾게 된다. 검색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정보들은 보통 울타리를 가두고 배변을 하도록 훈련하거나, "안돼!"라는 말을 가르치는 등 통제를 위한 것들이 많다. 나 역시도 처음 강아지를 입양하고 인터넷 검색을 통해 훈련 방법을 찾았다. 하지만 따라 해보니 잘 되지 않았고 문제가 무엇인지 고민이 들기 시작했다.

<마리텔>에 출연한 강형욱 훈련사는 강아지를 통제하는 방법을 추천하지 않는다. 그 역시 "앉아"나 "엎드려" 등은 돌발 상황을 막기 위해 필요함을 인정하지만 그의 교육법은 특별했다. 그는 먼저 명령하지 않았다. 단지 간식을 들고 강아지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었다.

놀랍게도 "앉아"를 배운 적 없는 어린 강아지는 강 훈련사 앞에서 스스로 앉았다. 주인이 직접 해도 마찬가지였다. 강 훈련사의 말대로 주인이 행동하자 강아지는 스스로 앉기 시작했다. 'Thinking Training'(생각하는 교육)의 성과였다. 강 훈련사는 '스스로 좋은 행동을 찾아가는 교육'을 통해서 강하고 엄하게 통제하는 것보다 스스로 배우도록 하는 것이 좋다는 것을 직접 보여줬다.

[둘] 강아지가 아니라 사람이 변하기

 강아지의 문제는 견주의 행동이 원인인 경우가 많았다.

강아지의 문제는 견주의 행동이 원인인 경우가 많았다. ⓒ MBC


강 훈련사는 계속해서 '반려견 고민 상담소'를 진행했다. 많은 고민을 가지고 있는 견주들이 등장했는데 강 훈련사는 강아지보다는 견주들을 주로 교육했다. 강아지에게는 선택권이 거의 없다는 이유였다.

강 훈련사의 말처럼, 강아지는 견주가 산책하고 싶을 때 산책을 하고 견주가 간식을 주고 싶을 때 간식을 먹어야 했다. 많은 부분을 견주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강아지의 문제는 견주의 행동이 원인인 경우가 많았다.

초인종이 울릴 때마다 짖는 강아지의 문제는 무엇일까. 바로 흥분한 견주의 모습이다. 초인종 소리를 듣고 달려 나가는 견주의 모습을 보면서 강아지는 초인종 소리가 견주를 불편하게 만든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짖게 되는 것이다. 해결하는 방법은 간단했다. 초인종 소리에 견주가 차분하게 행동하는 것, 평소 현관 앞에서 편안한 모습을 자주 보여주는 것. 견주가 변하면 강아지도 변하게 된다.

목줄을 무서워하고 사람의 손길을 거부하는 강아지도 있었다. 이 강아지의 문제는 견주의 강압적인 태도였다. 견주의 손길이 닿을 때마다 불편하고 아팠던 강아지는 이를 싫어하게 된 것이다. 강 훈련사는 관계 회복이 먼저임을 지적했다. 방법은 이렇다. 먼저 만지지 않고 간식을 주면서 견주의 손이 기분 좋은 일을 해준다는 것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었다.

[셋] 강아지의 마음을 이해하기

 강아지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강형욱 훈련사는 마음을 울리는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가지고 있다.

강아지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강형욱 훈련사는 마음을 울리는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가지고 있다. ⓒ MBC


방송에서는 강형욱 훈련사에게 CG효과를 입히며 유쾌하게 진행했지만 그가 주는 울림은 가볍지 않았다. 바로 전날, 강아지에게 화를 냈던 내 모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얼마 전, '미니멀리즘'이라는 문화를 경험한 나는 집을 청소하고 필요 없는 물건들을 버리기로 결심했다. 바로 진행하기로 한 나는 여러 가지 물건들을 내놓고 어지르기 시작했다. 문제는 같이 사는 강아지 '구름'이었다. 아직 어린 구름이가 물건들을 물고 뜯고 할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청소를 하는 동안 구름이를 캐리어에 가두어 두기로 했다.

캐리어에 갇혀 나오지 못한 구름이는 당연하게 짖기 시작했다. 짖는 소리가 울려 퍼지자 내 마음은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밤늦은 시간에 울리는 짖는 소리에 민원이 올까 걱정됐고 쫓겨날까 무서웠다. 그래서 구름이에게 화를 내기 시작했다. 그러고는 화낸 것이 미안해 다시 꺼내어 안아주기도 했다. 변명을 하자면 몸이 좋지 않았다. 감기 기운이 심해 아팠고 청소할 물품들은 쌓여 머리가 아팠다. 거기에 구름이의 짖는 소리에 걱정까지 더해지자 한마디로 '멘붕'이 왔다.

결국 청소도 잘 마무리하고 구름이와도 잘 지내고 있지만 괜스레 미안한 마음이 다시 들었다. 내 마음을 몰라준다고 나는 구름이에게 화를 냈지만 갇혀서 자기 마음을 몰라준다고 짖었을 구름이는 얼마나 답답했겠는가.

강 훈련사는 강아지의 마음을 이해하라고 말한다. 견주와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할 때 강아지는 짖고 사나워진다고 한다. 아마 구름이도 그랬을 거다. 나와 소통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기에 더욱 짖고 화를 냈으리라. 잘못은 나에게 있었다. 나뿐만 아니라 많은 견주들도 비슷한 실수를 하고 있으리라.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행복하기 위해 등 다양한 이유로 반려견을 맞이한다. 견주와 함께 살게 되는 강아지들은 사람에게 반려가 되기 위해 견주의 아픔, 외로움을 끌어안고 함께한다. 강아지라고 해서 이 과정이 쉽지는 않다고 한다. 강 훈련사는 다른 방송에 출연해서 이런 말을 했다.

"그동안 강아지가 견주분을 위해 고생했으니 이제는 견주분이 강아지를 위해서 고생해주세요"

우울증을 가지고 강아지를 입양해 함께한 견주를 향한 말이었다. 견주가 우울증을 강아지를 통해 이겨냈던 시간동안 강아지는 견주의 우울증으로 힘든 시기를 겪었을 것이라고 한다. 강 훈련사는 강아지로 인해 견주가 행복해졌던 만큼 이제 강아지를 행복하게 해주라고 했다.

몇몇 견주들은 강아지가 말을 안 듣는다고, 문제견이라고 버리기도 한다. 그런 견주들에게 강형욱 훈련사의 교육법을 전파하고 싶다. 사실은 강아지가 아니라 견주가 문제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 자신의 행복을 위해 강아지를 키우기로 했다면, 행복했던 만큼 강아지가 겪는 어려움을 없애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통제와 체벌이 아니라 강아지의 마음을 이해하고 믿음과 사랑으로 교육하는 그의 모습을 많은 견주들이 꼭 보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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