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해주고 싶어 슬픈 시간이 다 흩어진 후에야 들리지만. 눈을 감고 느껴봐, 움직이는 마음. 너를 향한 내 눈빛을. 특별한 기적을 기다리지 마. 눈앞에 선 우리의 거친 길은 알 수 없는 미래와 벽 바꾸지 않아. 포기할 수 없어." - 소녀시대 '다시 만난 세계' 중에서

이화여자대학교 학생들이 학교 측의 일방적인 '미래라이프 단과 대학' 설립을 반대하며 본관에 모여 농성을 진행하던 중 경찰과 대치했다. 그 상황에서 학생들은 스크럼을 짜고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2007)를 불렀다.

이들이 서로 팔짱을 껴고 소녀시대의 노래를 부르는 장면은 SNS를 타고 여러 사람들에게 공유돼 이화여대의 현재 상황을 지켜볼 수 있었다.

오마이스타는 이화여자대학교 재학생 및 졸업생 일동의 언론대응팀 이메일로 지난 1일, 서면 인터뷰를 진행해 이들이 왜 '다시 만난 세계'를 선택했는지에 대해 답변을 받았다.

"모두가 알고 함께 부를 수 있는 노래"

이들은 학생들이 소녀시대 '다시 만난 세계'를 부른 이유는 "모두가 알고 함께 부를 수 있는 노래를 찾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30일 학생들은 엄청난 숫자의 경찰들을 마주하고 있었다. 그 두려움을 이기기 위해 그리고 혹시 모를 사고를 막기 위해 질서를 유지하고 용기를 북돋우는 차원에서 다같이 노래를 부르자는 제안이 있었다. 모두가 알고 함께 부를 수 있는 노래를 찾다 보니 '다시 만난 세계'를 부르게 된 것이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이화여자대학교 재학생인 김아무개씨 역시 "학생들이 다 아는 노래고 친숙해서 전날 농성장에서 들었던 여러 노래 중에 선택했다"고 밝혔다. 이날 학생들은 '다시 만난 세계'뿐만 아니라 '하늘색 꿈'도 불렀다고 알려졌다.

함께 농성에 참여했던 이화여자대학교 재학생 이아무개씨도 "(농성 중) 조금만 있으면 총장이 온다고 해서 기다리고 있는데 계속 경찰들이 밀고 들어오니 무섭기도 하고 그렇다고 떠날 수도 없어 서로를 다독이며 의지를 다지는 의미에서 '다시 만난 세계'를 불렀다"고 진술했다.

미래라이프 대학 설립에 반대하는 이유?

 30일 이화여대 본관에서 경찰이 한 학생을 끌고 가고 있다.

지난 7월 30일 이화여대 본관에서 경찰이 한 학생을 끌고 가고 있다. ⓒ 오마이뉴스 제보 사진


이들은 또한 "일부 언론에서 미래라이프 대학 설립 반대를 '이화여대 학생들의 학벌주의와 이기심'이라는 편파보도를 내보내고 있는 상황이 안타깝다"고 했다.

이화여대 재학생 및 졸업생은 미래라이프 단과대학 설립이 학교 측이 급조해낸 "내용 없는 학위장사"라고 주장했다. 이화여대에는 평생교육원이 이미 있어 불필요하게 단과대학을 늘릴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들은 "결과적으로 대학만이 줄 수 있는 학위를 쥐고 승진과 커리어에 4년제 대학 졸업장을 요구하는 사회의 학벌주의 풍토를 공고히 하는 일에 앞장선 것은 학생들이 아닌 학교"라고 주장했다.

사태가 일파만파로 커지자 지난 1일 최경희 이화여대 총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앞으로 일정을 중단하고 최대한 의견을 듣겠다"라고 했지만 그것이 곧 "미래라이프 대학 설립 계획 철회는 아니"라고 말했다. 농성을 벌이고 있는 이화여대 학생들은 본관 시위를 계속하기로 했다.

이화여자대학교 재학생 및 졸업생 일동의 언론대응팀은  2일 오전 9시 경 이메일을 통해 "학교 측이 사업 전면 폐지를 약속하기 전까지 본관 시위를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시 만난 세계 소녀시대 이화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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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부터 오마이뉴스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팟캐스트 '말하는 몸'을 만들고, 동명의 책을 함께 썼어요. 제보는 이메일 (alreadyblues@gmail.com)로 주시면 끝까지 읽어보겠습니다.

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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