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조작으로 영구제명된 前 LG 투수 박현준*
LG 트윈스
승부조작 사건이 발생하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결국 돈 문제다.
2010년, 박현준은 트레이드를 통해 SK 와이번스에서 LG로 이적했다. 후반기에 선발로 등판하면서 선발로서 가능성을 보여줬고, 이듬해 13승 10패 평균자책점 4.18을 기록하면서 에이스로 발돋움했다. 넥센에서 LG로 온 김성현도 그 가능성을 인정받은 유망한 투수였다.
NC 이태양도 2015시즌 10승을 기록하고 프리미어12 국가대표팀의 일원으로 참가하는 등 실력을 인정받으며 연봉 1억 원에 도장을 찍었다. 상무에 입대한 문우람 또한 넥센 타선의 미래를 책임질 선수로 기대 받는 유망주였다.
이들의 공통점은 장래가 기대되는 유망주였지만 당장 받는 연봉은 적었다는 것이다. 새로운 에이스로 떠오른 박현준은 2011년 4300만원을 받던 선수였고, 투수 유망주로 기대를 받던 김성현도 2011년 연봉 2300만원을 받던 선수였다.
시간이 흘러 2014년, 두 번째 승부조작을 저지른 이태양과 문우람은 당시 연봉이 각각 4400만원과 6200만원이었다. 고액 연봉자의 기준을 1억원으로 잡는다면 이에 한참 못 미치는 연봉을 받았던 선수들이다.
수 백만 원에서 수 천만 원에 달하는 액수의 돈은 당장 박봉의 선수들을 유혹할 가능성이 크다. 더 많이 벌고 더 많이 쓰고 싶어하는 인간의 욕망에 휘둘린 선수들이 승부조작의 검은 손길에 이끌린다.
더 많은 욕심을 채우기 위해 저지르는 범죄를 사전에 예방하고 근절하기 위해서는 관련 사항에 대한 철저한 교육과 강력한 처벌이 동반되어야 한다.
메이저리그에서는 1920년에 발생한 '블랙삭스 스캔들'로 1919년 월드시리즈 승부조작에 가담한 시카고 화이트삭스 최고의 인기스타 조 잭슨이 영구 제명되었다. 조 잭슨은 당시 메이저리그 역대 타율 3위, 3년 연속 타격 부문 2위에 오르는 등 명예의 전당에 들어갈 만한 활약했지만 10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른 지금도 복권되지 못하고 있다.
KBO리그는 4년 만에 재발한 승부조작 사건을 계기로 선수와 구단, 협회 차원의 다각적인 재발 방지 대책을 세워야 한다. KBO에서, NC와 넥센에서 발표한 공식 사과문이 '사과문'에 그친다면 KBO리그는 대만 프로야구처럼 모두 공멸하는 파국을 맞이할 수도 있다.
1996년 이후 13년 동안 굵직한 승부조작 사건만 6건이 발생했던 대만 프로야구는 한때 11개였던 프로야구단이 4개로 줄어든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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