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영화제 성공적인 개최 다짐하는 김동호-서병수-강수연 부산영화제 강수연 집행위원장과 서병수 전 조직위원장이 5월 24일 오후 부산 연제구 부산시청 시장 접견실에서 민간 조직위원장으로 내정된 김동호 명예집행위원장과 만나 영화제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하며 서로 손을 맞잡고 취재기자들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날 부산영화제 조직위원회는 임시총회를 열어 부산시장이 당연직으로 조직위원장을 맡는다는 조항을 의결해 폐지했다. 이어 조직위원회는 강수연 집행위원장과 서병수 전 조직위원장이 추대한 김동호 부산영화제 명예집행위원장을 신임 조직위원장으로 선출했다.

▲ 부산영화제 성공적인 개최 다짐하는 김동호-서병수-강수연 부산영화제 강수연 집행위원장과 서병수 전 조직위원장이 5월 24일 오후 부산 연제구 부산시청 시장 접견실에서 민간 조직위원장으로 내정된 김동호 명예집행위원장과 만나 영화제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하며 서로 손을 맞잡고 취재기자들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날 부산영화제 조직위원회는 임시총회를 열어 부산시장이 당연직으로 조직위원장을 맡는다는 조항을 의결해 폐지했다. 이어 조직위원회는 강수연 집행위원장과 서병수 전 조직위원장이 추대한 김동호 부산영화제 명예집행위원장을 신임 조직위원장으로 선출했다. ⓒ 유성호


부산국제영화제 정상적 개최 여부가 사실상 이번 주에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부산영화제 측은 지난 1일 정족수 미달로 무산된 임원회를 오는 13일 재소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 여부가 불투명하다. 이에 영화계 보이콧이 철회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는 관측이 나온다. 부산영화제의 한 관계자는 "재 소집된 임원회가 제대로 열릴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13일 임원회가 중요한 것은 여기서 총회 소집을 결의해야 7월 중 임시총회가 열릴 수 있고, 이를 통해 정관개정이 이뤄져야 영화계가 보이콧 철회를 논의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만일 지난번처럼 정족수 미달로 무산되거나 다른 변수가 생긴다면 임시총회가 불가능해 진다. 그걸 경우 정관개정이 사실상 물 건너가 영화제의 정상적 개최 역시 불분명해 진다. 임원회와 임시총회는 늦어도 개최 1주일 전에 통지해야 하는 규정상 13일은 사실상 마지노선이다.

하지만 서병수 시장의 부산시가 정관개정 안에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서 시장이 영화제 정상개최에 관심 없어 보인다는 이야기도 영화 관계자들 사이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 1일 임원회에는 김규옥 부시장이 지역 언론사 대표 등 일부 조직위원들에게 사전에 전화를 걸어 정관개정시 조직위원에서 제외될 수 있음을 전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김 부시장은 "참석 거부를 요청한 것은 아니"라고 했으나 당시 임원회가 정족수 미달로 무산된 것에 기여한 모양새다. 당시 임원회에는 당연직 조직위원인 부산시 이병석 문화관광국장 또한 불참해 정족수 미달에 일조했다.

부산시는 영화제 예산의 절반을 지원하고 있다는 걸 강조하며 투명성과 책임성 등에 대한 내용을 정관에 반영할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부산영화제와 영화계는 사단법인에 대한 감독권이 있어 언제든지 영화제를 흔들 수 있는 부산시가 억지 요구를 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부산영화제의 한 관계자는 "부산시의 요구는 영화제에 대한 간섭을 놓지 않겠다는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영화계 역시 박근혜 정권을 대리하고 있는 서병수 부산시장이 정치적 압박을 지속하겠다는 뜻으로 이해하는 모습이다.

 7일 서울충무로뮤지컬영화제 개막식에서 축사를 통해 "지원은 하되 간섭하지 말고 상영작 선정의 독립성과 자율성 보장"을 강조하고 있는 김동호 부산영화제 조직위원장

7일 서울충무로뮤지컬영화제 개막식에서 축사를 통해 "지원은 하되 간섭하지 말고 상영작 선정의 독립성과 자율성 보장"을 강조하고 있는 김동호 부산영화제 조직위원장 ⓒ 충무로뮤지컬영화제


이와 관련해 김동호 조직위원장은 7일 서울 충무로뮤지컬영화제 개막식에 참석한 자리에서 진행과정을 묻는 질문에 "어렵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부산시와의 조율을 위해 김규옥 부시장과도 따로 만난 것으로 알려졌으나, 원만한 합의 도출에 난항을 겪고 있다는 것이 영화계 안팎의 전언이다.

이 때문인 듯, 김 위원장은 충무로뮤지컬영화제 개막식 축사에서 부산시를 겨냥한 듯한 발언을 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지원은 하되 간섭을 하지 말고 상영작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보장해 달라"고 충무로뮤지컬영화제 명예조직위원장인 최창식 서울 중구청장에게 요청했다. 사실상 부산시의 정관개정 비협조 문제에 답답함을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참석자들은 박수와 함께 환호를 보내며 김 위원장을 응원했다. 

부산영화제 추락은 중국과 일본 영화제들에 기회

정관개정 문제와 보이콧 여부에 관계없이 부산영화제 위상 추락이 심해지면서 서병수 부산시장이 부산과 경쟁하는 아시아의 다른 영화제를 지원해주고 있는 것과 다름없다는 비판도 나온다. 영화계의 한 관계자는 "서병수 시장이 부산영화제를 무너뜨린 덕에 중국과 일본이 앉아서 미소 짓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아시아 영화를 주도해 온 홍콩영화제와 도쿄영화제가 부산영화제의 추락으로 다시 기회를 잡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부산영화제와 비슷한 시기 출발한 상하이영화제 역시 마찬가지다. 홍콩과 일본에서 개최되는 영화제들은 오랜 역사에도 불구하고 부산영화제와 경쟁에 밀리며 그간 침체된 모습을 나타냈었다. 중국 당국의 검열과 흥행업자들이 주도하는 운영 등에 성장 동력이 약해져 왔다. 그러나 부산영화제에 검열의 그림자가 덮치고 정치적 흔들기가 이어지면서 이들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생긴 꼴이 됐다.

 지난 2월 부산영화제 정기총회 때 부산시 서병수 시장과 김규옥 부시장

지난 2월 부산영화제 정기총회 때 부산시 서병수 시장과 김규옥 부시장 ⓒ 성하훈


부산영화제의 한 관계자는 "이들 영화제에서 부산영화제 지지 입장을 표명해 오고 있으나 연대는 연대고 경쟁은 경쟁일 수밖에 없다"며 "부산영화제의 추락이 이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상승의 기회가 되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일본 매체에 기고하는 한 외신기자 역시 "일본 언론들이 부산영화제 상황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는데, 이웃 나라라는 특성은 표면적일 뿐이고 내면에는 부산영화제의 위기가 일본 쪽 영화제들에게는 새롭게 위상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작용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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