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vN <어쩌다 어른>에 출연 중인 스타강사 최진기씨가 조선시대 화가 오원 장승업과 관련해 잘못된 내용으로 강의를 했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8일 한국 미술사 연구자 황정수씨는 한국미술정보개발원 홈페이지에 'tvN 미술 강의로 본 인문학 열풍의 그늘'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지난달 19일 방송된 최진기가 강의한 '조선 미술, 인문학을 만나다'편의 오류를 지적했다.

"장승업의 '군마도' 아니라, 이양원 화백 작품"

 19일 방송된 OtvN <어쩌다 어른> '조선 미술, 인문학을 만나다' 편에서 오원 장승업의 <군마도>로 소개된 그림. 하지만 방송에 소개된 <군마도>는 장승업이 아니라 이양원 화백의 작품이다.
19일 방송된 OtvN <어쩌다 어른> '조선 미술, 인문학을 만나다' 편에서 오원 장승업의 <군마도>로 소개된 그림. 하지만 방송에 소개된 <군마도>는 장승업이 아니라 이양원 화백의 작품이다. OtvN

황씨는 최진기 강사가 오원 장승업의 그림이라고 소개한 그림 중 일부가 장승업의 그림이 아니라고 밝혔다. 특히 "이중섭이 연상된다", "이것이 진짜 조선화"라며 극찬한 '군마도'는 장승업의 작품이 아닌 "현대 동양화가 이모 교수의 그림으로 서울 어느 대학을 퇴직해 아직 생존해 있다"고 지적하며 "인기 있는 방송사에서 하는 강의에서 이런 사고가 일어날 수 있는지 어안이 벙벙했다"며 개탄했다.

이어 최진기가 정조, 심사정이 그린 파초 그림과 장승업의 '파초'를 나란히 두고는 "정조는 그림 실력은 별로였다", "나쁜 그림은 아니지만 장승업만은 못하다"고 평한 내용을 두고는 "정조나 심사정은 그렇게 쉽게 말할 수 있는 화가들이 아니"라고 비판했다. 무엇보다 장승업의 '파초'라고 소개된 그림 역시 장승업이 그린 그림이 아니라 장승업의 일대기를 소재로 한 영화 <취화선>에 등장한 그림이라고.

황씨의 글이 게재된  한국미술정보개발원의 윤철규 대표는 <오마이스타>와의 전화통화에서 "황정수씨는 글에 올린 내용 이외에는 더 할 말이 없다"면서 황씨 인터뷰 요청을 거절했다. 다만 "(황씨가) 우연히 방송을 보았는데 잘못된 내용이 강의되는 걸 보고 황당해했다, 당연히 다음날 난리가 날 줄 알았는데 잠잠하기에 잘못된 내용을 바로잡기 위해 글을 썼다더"라고 전했다.

이어 "미술을 전공하지도 않은 사람이 자신이 알고 있는 내용이 다 맞다는 듯 강연하는 건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내보낸 방송국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CJ 측 "온라인으로 정보 찾다보니 미흡했다"

 최진기 강사가 장승업의 천재성을 보여주는 그림이라며 극찬한 <파초>. 하지만 장승업이 그린 <파초> 그림은 개인 소장품이라 한 번도 공개된 적이 없다.
최진기 강사가 장승업의 천재성을 보여주는 그림이라며 극찬한 <파초>. 하지만 장승업이 그린 <파초> 그림은 개인 소장품이라 한 번도 공개된 적이 없다. OtvN

이와 관련 <어쩌다 어른>을 제작한 CJ E&M 관계자는 "'군마도'는 장승업의 그림이 아니라 이양원 작가의 작품으로 확인됐다"면서 제작진의 잘못을 인정했다. 이어 "강연 관련 자료는 최진기 강사가 가져오지만, 제작진이 검수하는 과정을 거친다"라며 "온라인에는 이양원 작가의 '군마도'가 장승업의 그림으로 소개된 곳이 많다, 온라인으로 정보를 찾다 보니 간과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명확하게 잘못이 드러난 '군마도'와 달리 '파초'에 대해서는 판단을 유보했다. 관계자는 "'파초'라는 제목의 장승업의 그림이 존재하는 것은 맞지만, 개인 소장품이라 한 번도 공개된 적이 없다더라, 방송에 소개된 그림이 실제 장승업의 그림이 맞는지 그림 소유자와 연락을 시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황씨의 글 내용 중 "전문가에게 전혀 자문을 받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 "최진기 강사가 미술관 큐레이터, 미술전공 대학원생들, 고미술품 경매사 등에게 자문을 받았다고 들었다"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작진 측에서도 더 철저하게 검증하겠다"고 사과했다.

CJ E&M 측은 오늘(8일) 중으로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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