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폰 '끼'고 사는 '여'자입니다. 따끈따끈한 신곡을 알려드립니다. 바쁜 일상 속, 이어폰을 끼는 것만으로도 마음에 여백이 생깁니다. 이 글들이 당신에게 짧은 여행이 되길 바랍니다. [편집자말]
 'MC그리'라는 이름으로 힙합계에 데뷔한 김구라의 아들 김동현. 18일 발매한 그의 앨범 <열아홉>에는 더블주제곡 '열아홉'과 '777'이 담겼다. 자신의 아픔을 그대로 그린 솔직한 가사가 위로의 힘을 지닌다.

'MC그리'라는 이름으로 힙합계에 데뷔한 김구라의 아들 김동현. 18일 발매한 그의 앨범 <열아홉>에는 더블주제곡 '열아홉'과 '777'이 담겼다. 자신의 아픔을 그대로 그린 솔직한 가사가 위로의 힘을 지닌다.ⓒ 브랜뉴뮤직


김동현이 '김구라 아들'이 아닌 'MC그리'로서 제대로 사고를 쳤다. 18일 자정 발표한 데뷔곡 '열아홉'은 같은 날 오후 6시 기준 올레, 지니, 네이버뮤직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벅스, 멜론, 엠넷 차트에서도 모두 3위 안에 머물며 래퍼로서의 성공적 데뷔를 알렸다.

사실 MC그리의 데뷔는 어쩔 수 없이 선입견 속에 이뤄졌다. '어쩔 수 없음'이란, 그가 김구라 아들이란 사실을 일컫는다. 금수저라는 선입견, 그리고 9년 동안 '어린이 같은 모습'만 보인 탓에 힙합 이미지와 어울릴지 의심이 간 게 사실이다.

그의 데뷔곡 '열아홉'을 들어봤다. 한 마디로 정면돌파. 그는 선입견에 맞서고 있었다. 마치 성숙한 어른처럼, '다른 사람처럼' 보이려 하지 않고, 있는 모습 그대로를 들이대며 선입견을 깨부수고 있었다.

그는 김구라의 아들로서 겪었던 마음의 상처들을 고스란히 랩 가사로 담았다.

"언제부터 잘못된 길을 밟은 걸까 / 한참 돌아보니 아마 내가 태어난 날 / 난 아버지의 아들로 김구라 아들로 / 만약 김현동의 아들이었담 / 친구들과 같았을까

yeah 걱정은 마 난 보다시피 / 내꺼 하고 있어 / 이게 멋있는 걸 알고 있어 / 요즘 나를 동정하는 사람 많이 봐 / 그 시선들이 행복해 / 난 아직 앤가 봐

매번 긍정적인 나도 / 흔들렸었지 많이 / 이혼 기사가 발표가 된 뒤에는 / 그저 잡생각이 / 심지어 현관 문 앞은 / 기자가 차지했을 때 / 그때부터 인간은 / 잔인한 걸 알게 됐네 그래"

센 척 하지 않았다. 멋있게 장성한 어른이 아니라 아직 미성숙한 아이라는 걸 스스로 인정하고 있었다. 이 점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 요소로 보인다. 19살 딱 그 나이 또래의 '학생'으로서의 모습을 담아낸 것.

"성공이 과연 뭘까 생각해봐도 / 어린 나로선 그 정의를 못 내렸어

난 성공만 성공만 바라면서 / 매일을 살고 있잖아 / 성공만 성공만 성공하면 / 모든 게 조용해질까 / 난 성공만"

어쩌면 열아홉살은 그리 행복한 나이가 아니다. MC그리의 솔직한 가사들이 그네들의 진짜 속마음을 대변하고 있다. 성공을 향해 말처럼 죽자 살자 내달리지만, 정작 자신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성공이란 대체 무엇인지, 형체조차 모른 채 달리고 있다. 그 헛헛하고 불안한 정신이 가사 하나하나에 박혀있다.

'열아홉'은 비트 전개가 돋보이는 어반 힙합곡이다. 특히 이 곡은 최근 힙합계에서 핫한 프로듀서로 손꼽히는 프라임보이와 함께 작업해 눈길을 끈다. 프라임보이가 MC그리와 함께 작곡에 참여했고, 프로듀싱도 책임졌다.

노래는 끝내 아픔 속에서 한 줄기 희망을 끌어내며 끝난다.

"우리 모두 입고 있어 / 젖은 코트를 걸쳤네 / 입고 있어도 춥고 / 그렇다고 벗기에는 / 겁이 나 난 내 고통이 / 더 크다고 생각했지만 / 색깔만 다를 뿐 누구 것이 / 더 비싸진 않어

어둠이 있어야 별을 찾듯이 / 견디고 이겨내면 만날 거야 반드시 / 그래 나도 이겨내고 있어 / 당연하듯이 / 너희도 이겨낼 거라고 / 믿어 반드시 yeah"

개인적으론 굳이 희망을 주는 가사를 마지막에 넣은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어둠 한가운데 있을 때의 괴로운 마음, 그것만 오롯이 담았어도 충분히 위로가 됐을 것이다. 별을 직접 따주지 않아도 된다. 청자들은 어둠 속에 있는 MC그리의 고뇌하는 모습만으로도 충분히 자신을 투영하고 공감한다. 그리고 스스로 그 속에서 자신만의 희망을 길어 올릴 것이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