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음원이 세상에 발표됐구나. 네가 음악을 만들고, 음원이 공개된 것 자체만으로도 기쁘다."정새난슬의 첫 앨범 <클랩함 정션으로 가는 길>이 공개된 지난 3일, 엄마인 박은옥은 이렇게 말하며 눈물을 보였다. 음악을 할 거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았던 딸이 아빠인 정태춘과 호흡을 맞춰가며 음악 작업을 하고, 창작물을 세상에 내놓는 과정을 오롯이 지켜봤던 엄마는 벅찬 마음을 그렇게 표현했다. 딸이 만든 곡을 처음 듣고 "슬이가 노래도 만드네"라며 놀랐던 아빠는 편곡에 참여하며 딸과의 합의점을 찾았다.
부모님이 모두 가수였지만, 정새난슬은 어렸을 때부터 '음악은 내게 허락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엄마처럼 바이브레이션 있는 미성을 갖고 태어나지도 않았고, 아빠처럼 작사, 작곡 능력이 뛰어나지도 않다는 생각에 '나는 가수를 못한다'는 콤플렉스가 일찌감치 그를 짓눌렀다.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던 그는 왜 마음을 바꿔 음악을 하게 되었을까. 지난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정새난슬을 만났다.
"음악을 듣는 것 자체는 좋아했다. 변화의 계기가 있었다기보다 재미삼아 기타를 배우고, 일기를 쓰듯이 노래를 만들었다. 어린 시절부터 아빠가 작사·작곡하는 것을 봤던 게 영향을 끼쳤나 보다. 그렇게 쓴 곡이 점점 많아졌다. 내게 음악은 자기고백이자 감정을 담아두는 일기장 같은 역할을 했다. 나 자신을 위로하고 기록하는 역할이라고 할까. 그러다가 점점 남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욕망이 생겼다. '아무리 개인적이라고 해도 한 번 발표는 해보고 싶다'고 마음먹었다."평소 지론 "매력은 없지만 마력은 있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