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 훈련 바라보는 이만수 고심하면서 타격 하는 모습을 바라 보고 있다.

▲ 타격 훈련 바라보는 이만수 고심하면서 타격 하는 모습을 바라 보고 있다. ⓒ 강윤기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사람에게 깊은 감동을 주는 방법은 어떤 것일까? 그것은 바로 말이 아닌 진심을 보인 '행동'이다. 하지만 현실은 어떨까? 사회 지도층의 계속된 공염불에 이미 시민들은 지칠 대로 지친 상태이다. 말은 누구나 쉽게 내뱉을 수 있지만, 행동으로 실천하려면 성실함과 부지런함이 동반되어야 한다.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며, 또한 땀도 흘려야 한다. 행동이 앞선다는 것은 여간해서 쉽지 않다.

그러나 야구인 이만수는 남들과 다른 행보를 보였다. 돈이 되는 일을 하라고 주변에서 말하지만, 그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조용히 그리고 꾸준하게 자기가 말했던 바를 지켜오고 있다. 피로감이 어깨를 짓누르지만, 아이들이 야구하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달려가고 있었다.

현역 시절 '헐크'라는 별명답게, 왕성한 체력을 바탕으로 그는 전국을 누비고 있다. 대한민국 야구의 미래를 위한 일이란다. 그를 지난 3일 인천 제물포 고등학교에서 만나볼 수 있었다. 그는 파이팅 넘치게 아이들을 직접 지도하고 있었다. 다음은 그와 나눈 일문일답의 요지이다.

"어린 친구들 만나니 젊어지는 것 같다"

포수 훈련 중인 이만수 이만수 감독이 포수 훈련에 열중하고 있다. 그는 누구보다도 많은 땀방울을 흘렸다. 그는 묵묵히 자기 길을 걸어가고 있다.

▲ 포수 훈련 중인 이만수 이만수 감독이 포수 훈련에 열중하고 있다. 그는 누구보다도 많은 땀방울을 흘렸다. 그는 묵묵히 자기 길을 걸어가고 있다. ⓒ 강윤기


- 요즘 어떻게 지내시는지 상당히 궁금합니다. 바쁜 일정을 소화한다고 들었습니다.
"재능기부를 통해 어린 친구들을 많이 만나고 있다. 어린 친구들을 만나니 많이 젊어지는 것 같다. (활짝 미소 지으며) 방송, 강연도 하고 학생들 지도하면서 즐겁게 지내고 있다. 감독 생활 할 때보다 훨씬 더 바쁜 것 같다. 어린 친구들이 함께 해줘서 고맙다. 즐겁게 지내고 있다."

- 지난 4월 17일 해설위원 데뷔는 성공적이었다. 방송은 어땠는지 소감이 궁금합니다.
"정말 기대 이상으로 팬들이 과분한 사랑을 주셔서, 무척 고마웠다. 긴장을 많이 했는데 MBC 스포츠 플러스 한명재 캐스터와 박동희 기자가 많이 도와줘서 수월하게 진행한 것 같다. 역시 확실히 다르더라. (웃음) 두 분이 많은 배려를 해준 덕분에 좋은 방송이 된 것 같아서 기분이 매우 좋다."

- 전국을 누비며 재능기부에 앞장서고 계신다.
"45년 동안 야구 하면서, '언젠가 재능 기부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실천하는 것이 늘 어려웠다. 그래서 지금 상당히 만족한다. 리틀 야구,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다녀봤는데 생각 외로 정말 재밌다. 이제 막 창단한 팀이나 실력이 부족한 팀 위주로 다녔다. 어제부터 가르치고 있는 인천 제물포 고등학교는 상당히 잘한다. 이용주 감독 또한 성심성의껏 열정적으로 지도하고 있고, 지금 고2 친구들 능력이 뛰어나다. 내년에 이 친구들이 대회에서 좋은 모습을 자주 보여줄 것 같다.

이거 너무 좋은 데 왔다. (웃음) 못하는 데 갔어야 하는데 실력이 뛰어난 팀을 와 버렸다. 나는 주로 포수 위주로 많이 본다. (아쉬운 목소리로) 어린 선수들이 포수를 기피하는 현상이 있는데, 포수를 지망하는 친구들에게 앞으로 잘할 수 있도록 격려했다. (팁도) 가르쳐 주고, 포수를 하면 얼마나 좋은 것인지 이야기도 많이 해준다."

- 아마추어에서 포수를 왜 꺼리는지 궁금합니다. 한 번 자리를 잡으면 오랫동안 할 수 있는 포지션이 포수 아닌가요?
"그 부분을 잘 말해 달라. (웃음) 아무래도 힘들고, 부상 위험도 있어 보이고... 요즘 같은 미디어 시대에, 포수를 하면 다른 포지션에 비해 부각되지 않는 부분도 있다.

부모나 선수들이, 기자 말대로 '한 번 프로에서 자리를 잡으면 롱런할 수 있는' 부분을 잘 몰라서 안타깝다. 포수를 하면 다른 포지션에 비해 리더가 되기 수월하다. 포수 별명이 무엇인가? '안방마님'이다. 한 가정의 어머니와 같은 역할이라는 것이다. 포수는 팀 전체를 다 관리해야 한다."

- 이만수 감독께서는 포수 출신이기 때문에 포수 위주로 아이들을 지도하는 것인지요?
"그런 부분도 있고, 아마추어에는 배터리 코치가 있는 경우가 드물다. 투수와 타격의 경우에는 코치도 있고 감독도 해왔던 방침이 있기에 내가 직접 나서서 팀을 바꾸기에는 어렵다. 하지만 대부분 팀에 포수 코치는 없다. 그렇기에 포수 포지션인 친구들에게 중점적으로 좋은 이야기를 해준다. 직접 아이들과 함께 유니폼을 입고 송구 동작이나 블로킹 등을 하며 땀 흘린다."

- 조금 전에도 어린 친구들과 같이 땀 흘리는 모습이 상당히 감명 깊었습니다.
"다행히도 폭염이 한풀 꺾였다. 저번 달 일정이었던 경주에서는 정말 더웠다. 감독들이 다 내 후배들이라, (나를 상대하기) 어려울 텐데도 불구하고 초청해줬다. 같이 땀 흘리고 배우고, 어린 친구들한테 동기 부여도 되고... 기존에 있던 틀을 바꿀 수는 없지만, 배터리 코치가 대부분 학교에 없다 보니 포수 부분을 집중적으로 지도하고 있다."

- 이번 8월에는 연천에서 열렸던 KBO 유소년 캠프에 참여했습니다. 야구 꿈나무들을 지도했는데 상당히 즐거워하는 표정이었습니다.
"선동열·김시진 전 감독에게 고마웠다. 야구를 통해 봉사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도 기꺼이 시간 내주어 흔쾌히 참여해줬다. 이런 행사가 거의 최초였다. 최고의 투수였던 두 사람이 오니 행사의 여러 가지 부분이 정말 좋았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 다) 올해 감독직에서 물러나기도 했고, (웃으며) 상당히 성황리에 진행된 축제였다."

- 다양한 일정을 소화하면서 힘든 점은 없는지 궁금합니다.
"45년 동안 받은 사랑이 있어서 받은 사랑을 돌려 드려야 한다는 생각으로 전국적으로 마다하지 않고 돌아다니고 있다. '아들뻘'보다 더 어린 친구들을 보니, 손자 보는 것 같은 마음도 있다. 같이 유니폼 입고 땀 흘리면서 시범 보여주면 상당히 재밌다. 봉사한다고 말만 하고 실천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나는 그러기 싫었다.

감독직에서 물러나서 사회 나와서 봉사도 하고, 즐기기도 한다. 부르는 곳만 있으면 어디든지 힘든 줄 모르고 일정을 소화한다. 며칠 전에 어떤 사람이 이런 말을 하더라. '아니 감독님은 돈 되는 일은 안 하고 돈 안 되는 일만 한다'고 말이다. 허허,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사람이 약속했으면 약속을 지켜야 한다, 지금까지 받았으면 베풀어야 한다'고.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선수가 못 되어도 인생을 실패한 건 아니다

송구 훈련 중 어린 포수들에게 꿈과 동기부여를 심어주는 이만수 전 감독의 모습이다.

▲ 송구 훈련 중 어린 포수들에게 꿈과 동기부여를 심어주는 이만수 전 감독의 모습이다. ⓒ 강윤기


- 얼마 전(8월 24일) 신인 드래프트가 열렸습니다. 혹시 지도할 때도 미지명 된 선수가 있지 않았나요?
"지명이 안 된 선수들을 보면 애석한 마음이다. 그렇지만 늘 긍정적으로 본다. 야구 선수를 못한다고 인생의 실패는 아니다. 드래프트에서 지명되지 않아서 프로에 입문하지 못했다고 '실패다'라고 생각하지 말라고 늘 강조한다. 나름대로 다 각자 할 일이 있다. 결국, 수많은 애들이 다 자기 길을 찾아 들어간다. 어려운 운동을 해왔기 때문에, 사회 나가도 충분히 적응을 잘할 수 있다. 오히려 일반 사람들보다 더 버틸 수 있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하는 의지가 있지 않은가. 그래서 늘 긍정적으로 본다. 너무 걱정할 필요 없다."

- 아마추어 야구계에 부족한 부분이 많지 않나요?
"여러 가지로 상당히 어렵다. 여러 민원 때문에 학교 또한 난감해 하는 경우가 많다. 주말리그제도 마찬가지이다. 개인적으로는 평일에도 게임을 했으면 싶다. 수업이 다 끝난 이후에 저녁에 시합하는 건 어떨까. 물론 조명이나 이런 문제가 있을 수 있다. 급진적으로 변화를 주는 것은 문제가 일어날 확률이 높기에, 안타깝다. 우리나라는 갑자기 성장하다 보니깐 너무 외국을 따라가려는 경향이 있다. 천천히 좋은 부분을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받아들였으면 좋겠다."

- 아이들이 운동할 수 있는 공간도 여의치 않은 편입니다.
"맞다. 요즈음은 학교 운동장이 좀 열악해서 시에서 만든 사회인 야구 운동장에서 운동하는 학교들이 많다. 대학교도 마찬가지다. 학교들이 공장 같다. 캠퍼스도 넓어서 학생들이 밖에서 잔디에서 이야기도 하고, 감성이 있어야 하는데, 학교 측은 돈만 벌 생각을 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 라오스의 라오 브라더스팀을 지원하는 건, 요즘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라오스는 10~20일 정도마다 정기적으로 가서, 애들도 가르쳐 주고, 필요한 부분도 지원하고 있다. 야구 수준은 지금 현재 '걸음마'이다. 처음으로 야구를 배운다고 보면 될 것 같다. 말이 안 통하니깐 통역도 해준다. (웃으며) 그곳은 동남아에서 제일 못사는 나라다. 운동하러 오는데 슬리퍼 신고 온다.

오는 13일 라오스 야구 후원대회가 부산에서 열린다. 로터리 클럽에서 라오스에 3500만 원 후원금을 냈다. 그래서 부산에 내려가려고 한다. 내려가서 야구도 가르치고 보람된 일들을 하려고 한다. (자기 옷을 가리키며) 제가 입은 유니폼이 라오스 유니폼이다. 포에버 22. 제 팬클럽에서 60벌을 지원해서 라오스로 보내줬다. 항상 늘 팬들에게 고마울 따름이다."

- 벌써 재능기부를 약속한 지 1년이 다 되어 갑니다. 향후 계획이 궁금합니다.
"지금 현재까지 다닌 곳이 스무 군데 정도 되었다. 다음 주는 청주고, 그 다음 주는 연천에 신흥 고등학교, 마지막으로 공주고등학교까지가 9월 일정이다. (헛기침하며) 집사람에게 미안하기도 하다. 집에 있지 않고 매일 나가다 보니 얼마나 섭섭하겠나? (웃음) 10월도 계속 전국을 돌 생각이다. 전라도 쪽을 돌 생각을 하고 있다. 시간이 된다면, 대학 동아리 야구도 내가 먼저 가려고 한다. 또한, '이만수 열린 재단'을 만들려고 준비 중이다. 국내에서 야구를 하면서 어렵고 힘든 학생들을 지원할 계획이다."

-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 말씀 부탁합니다.
"45년 동안 받은 과분한 사랑을 돌려드리고자 재능 기부를 시작한 지 벌써 1년이 다 되어 간다. 개인적으로는 SK가 올해 꼭 좋은 성적을 올렸으면 좋겠다. 또한, 라오스 야구를 위해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모든 분께 이 자리를 빌려 감사드린다."

이만수 전 감독 제물포고등학교에서 재능 기부 중인 이만수 전 감독. 그가 입은 옷은 라오스에서 재능 기부를 하고 있는 라오 브라더스의 유니폼이다.

▲ 이만수 전 감독 제물포고등학교에서 재능 기부 중인 이만수 전 감독. 그가 입은 옷은 라오스에서 재능 기부를 하고 있는 라오 브라더스의 유니폼이다. ⓒ 강윤기



○ 편집ㅣ곽우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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