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라이드  영화 <위험한 상견례2>에서 철수 역의 배우 홍종현이 28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영화 <위험한 상견례2>에서 철수 역의 배우 홍종현이 28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이정민

흔히 말하는 꽃미남과다. 모델 출신에 최근 들어 예능과 연기 등 다방면으로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여기에 영화 <위험한 상견례2>로 상업영화 첫 주연도 맡았다. 만 25세의 배우 홍종현이 최근 인생의 전성기를 맞은 건 분명해 보인다.

다만 한편으론 너무 완벽해 보여 이질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10대 소녀 팬들이 열광하는데 상대적으로 그 윗세대나 동성들에겐 그만큼 멀게 느껴질 것 같다. 이 '선입견'을 본인 역시 의식한듯 "마음껏 풀어지고 망가지고, 밝은 모습을 보이고 싶었다"고 말한다.

<위험한 상견례2> 출연도 그래서 성사됐다. 가족 코미디물을 표방하는 이 영화에서 홍종현은 도둑 부모를 둔 경찰관 지망생 철수로 분했다. 가족의 방해로 매번 시험에 떨어지지만 경찰 집안 여자 친구 영희와 결혼하기 위해 끈질기게 경찰 공무원 시험에 도전한다. 대놓고 코미디 연기를 하진 않지만 극 중 철수 부모 역인 신정근, 전수경의 익살스런 연기에 녹아들며 홍종현 역시 자연스럽게 철수를 소화하고자 했다.

"무거운 분위기의 캐릭터였으면 못했을 거 같아요. 그간 연달아 드라마를 찍으면서 지쳐있던 상태였거든요. 이번 영화를 찍으면서 많이 웃을 수 있어 좋았어요. 주연에 대한 부담과 전작에 대한 부담 물론 있죠. 원래 이게 <경찰가족>이라는 제목이었다가 촬영 과정에서 바뀐 거였는데 사랑받았던 전편을 뛰어넘진 못하지만 비슷한 수준의 관심은 받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감독님은 제가 기대 이상으로 해냈다고 하셨는데 스스로 날 평가할 순 없잖아요. 어땠어요? 찌질해 보였어야 했는데(웃음)."

소중한 가족들 지지로 배우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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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결혼하는 이유> <마마> 등 여러 드라마에 출연하며 부쩍 바빠진 나날들이었지만 홍종현은 여전히 배고파했다. 출연 욕심이 아니라 배우로서 대중에게 확실하게 인정받고 싶어 하는 마음이었다. 2007년 무렵 모델로 데뷔해 여러 무대에 섰던 홍종현은 또래 모델 출신 배우들이 그러하듯 자신에 대한 대중의 선입견을 깨고자 하는 목표가 있었다.

그렇기에 남보다 더 뛰려고 노력했다. 본인에게 붙은 '꽃미남'이라는 수식어에 "그런 이미지로 기억될 수 있다는 것도 감사한 일"이라며 "하지만 단점이 될 수 있는 만큼 그걸 깨고 생소한 캐릭터에 더 도전해보고 싶다"고 그간 달려온 이유를 밝혔다.

"중학교 때 막연하게 모델이 되고 싶었고, 고등학교 때는 배우를 하고 싶었어요. 사춘기 때 외모에 관심 많아지면서 막연히 모델과 배우가 멋있다고 생각했던 거죠. 그때까지 키도 작았어요. 뭐 지금도 큰 키는 아니지만(웃음). 어렸을 때 서울 동대문에 자주 가서 싼 옷들을 샀고, 친구들끼리 돌려입으면서 놀았어요. 그러다 고등학생 때 선생님을 따라 대학로에 연극을 보러 갔는데 그게 인상에 남더라고요."

한번 자리 잡은 인상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그 무렵부터 홍종현은 각종 드라마와 영화를 챙겨봤다. 물론 또래 남학생들이 빠질만한 액션물 위주였다. 그의 10년, 20년 선배들이 소싯적 홍콩 느와르에 빠졌다면, 홍종현은 할리우드 액션에 빠진 세대다. <007 시리즈> <파이트 클럽> 등을 섭렵하며 꿈을 키우기 시작했다. 

"선생님들이 말렸죠. 대학 가서 연기해도 늦지 않으니 공부를 더 열심히 하라고 그랬어요. 그때 전 대학에 가도 분명히 모델이든 배우든 도전할 거 같으니까 그럴 바엔 지금부터 해보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죠. 잘 될 거라는 생각은 없었어요. 그냥 해보고 싶은 거니 해보자는 생각이었지요. 좀 지나서 '이 길이 생각보다 순탄하지는 않겠다. 그래도 하고 싶니?'라고 스스로에게 물었는데 그래도 하고 싶더라고요."

속마음 알 수 없다고? "왜 남의 속을 알려고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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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그의 부모님은 적극적 지지자였다. 오히려 홍종현에게 먼저 모델을 해보라 권할 정도였다. 그의 고민을 눈치 채고 물심양면 지원해주겠다는 뜻을 일찍이 전한 것. 그런 응원이 지금의 홍종현을 있게 한 원동력이 됐다.

다만 무작정 연예인만 원했던 건 아니다. 사춘기 전 홍종현은 주변에서도 인정하는 동물애호가였다. 때문에 수의사를 꿈꾸기도 했다.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부터 개를 키웠고, 현재도 자신이 직접 입양한 푸들을 6년째 키워오고 있다. "아마 배우나 모델이 안 됐다면 지금쯤 동물 관련 단체에서 일하고 있었을 거예요"라며 조용히 그가 웃어 보였다.

그렇기에 홍종현을 두고 항간에 들리는 말들, 즉 '속을 알 수 없다' '감정 표현을 잘 하지 않는다'는 평은 무의미하다. 대놓고 드러내진 않지만 마음속에 사랑이 충만한 사람이 아닐까.

"생각을 알 수 없다는 말을 꽤 들었는데 반대로 왜 타인의 생각을 궁금해 하는지가 궁금하더라고요. 타인의 겉모습만 보고 무슨 생각하는지 과연 정확히 알 수 있을까요? 그게 다 호기심이겠죠? 저도 호기심은 많아요. 예전에 버스나 지하철을 타면 사람을 관찰하는 버릇이 있었거든요. 관찰하다가 사람들이 앞으로 어떤 행동을 할지 예상해보기도 했어요. 이걸 하다 보니 신기하게 지하철에서 금방 내릴 것 같은 사람들이 보이더라고요. 그 앞에 서 있으면 진짜 앉아 있던 사람들이 곧 내려요(웃음)."

가볍게 한 얘기지만 홍종현이 그만큼 사람들에 대한 관심이 많고, 관찰력 또한 뛰어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홍종현은 "혼자 살 수는 없죠. 함께 살고 서로 좋은 영향을 주고받으며 성장하고 싶어요. 한창 요즘 사랑받으며 일하고 있는 느낌인데 만족하지 말고 노력해야죠"라는 말을 끝에 남겼다. 절대 도도한 청년이 아니다. 오해하고 있었다면 지금이라도 따뜻한 눈으로 그의 성장을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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