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대부분의 예능에서 '먹방'이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박2일>에서는 게임에서 레몬, 까나리액젓 등이 벌칙으로 등장하거나 맛집을 찾아가서 포상의 의미로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이 고작이었다. 이후 야외 버라이어티가 유행하면서 <패밀리가 떴다>처럼 여행지에서 숙박하고, 직접 식사를 만들어 먹어야 하는 미션을 수행하면서 단순히 게임이 아니라, '식구'가 되어 팀워크를 다지는 모습이 인기를 끌기도 했다.

언젠가부터 TV에는 가상의 식구가 아닌 스타의 가족이 직접 나오기 시작했다. <아빠 어디가>에서는 연예인 아빠들이 직접 아침을 만들며 특별한 레시피를 공개하기도 했다.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도 아이들에게 이유식을 만들어 먹이거나 식사를 챙기는 모습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KBS 2TV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열심히 먹고 있는 삼둥이 중 둘째 민국이

KBS 2TV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열심히 먹고 있는 삼둥이 중 둘째 민국이 ⓒ KBS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로 여행지가 넓어지고, <꽃보다 할배> <꽃보다 누나> 등 예순이 넘은 할아버지, 이슬만 먹고살 것 같은 예쁜 누나들의 여행기가 등장하면서 여행 버라이어티의 한계는 점차 허물어졌다. 이 과정에서 한식을 그리워하는 할배들을 위해 비좁은 욕실에서 재료를 다듬고 호텔 방 한켠에서 요리하던 짐꾼(이서진)이 이제는 직접 농사를 지어 자급자족하게 된 <삼시세끼>가 히트를 쳤다. 

 tvN <삼시세끼 - 정선편>에서 옥택연, 최화정, 윤여정, 김광규, 이서진(왼쪽부터)이 열심히 요리에 몰두하고 있다.

tvN <삼시세끼 - 정선편>에서 옥택연, 최화정, 윤여정, 김광규, 이서진(왼쪽부터)이 열심히 요리에 몰두하고 있다. ⓒ tvN


특히 겨울 한정판으로 등장한 <삼시세끼-어촌 편>은 초기에 멤버 교체 등으로 어려움이 있는 듯하였으나, 정우가 게스트로 나온 5회는 시청률 13.3%(닐슨코리아 제공), 최고 시청률 16.3%를 기록했다. 직접 채소를 재배하는 것은 물론 통발과 낚싯대를 이용하며 물고기를 잡고, 김을 따고, 홍합을 캐고, 눈보라와 거친 파도와 싸우며 세 끼를 위해 고생하는 스타들의 모습이 재미는 물론 감동을 주고 있다.

이런 인기는 '차줌마'라는 애칭을 얻은 배우 차승원의 재발견이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부엌에서 요리하는 모습이 마치 첩보 영화의 기밀문서를 찾아 헤매는 모습으로 보이기도 하고, 한 번에 여러 가지 일을 완벽하게 해내는 모습은 베테랑 주부 못지 않다. 자신이 만든 요리에 감동하고, 유해진의 평가를 기다리고는 모습은 귀엽기까지 하다. 어려서는 몰랐지만 언젠가부터 요리하는 모습이 섹시하다는 그는 각종 김치, 어묵, 홍합 짬뽕, 해물찜을 비롯해 만재도 아궁이를 화덕으로 개조하여 식빵을 구워내기도 했다. 

 tvN <삼시세끼 - 어촌편>에서 차승원이 자신이 만든 요리의 맛을 보며 만족하고 있다.

tvN <삼시세끼 - 어촌편>에서 차승원이 자신이 만든 요리의 맛을 보며 만족하고 있다. ⓒ tvN


야외 버라이어티 외에도 <해피투게더-야간 매점>은 프로그램 속 코너로 토크쇼의 정적인 모습을 생동감 있게 만들어 주는 것은 물론, 스타들의 입맛이나 색다른 요리법을 제시한다. 스타들의 이름을 따거나 직접 지은 이름의 메뉴들은 팬들은 물론 일반인들도 직접 만들어보고 SNS에 후기를 올린다.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빠르고 맛있게 만들어 먹는 것에 대한 시청자의 요구와 맞아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한발 더 나아가 스타의 냉장고 속 재료로 15분 안에 멋진 요리를 만들어내는 <냉장고를 부탁해>가 있다. <냉장고를 부탁해>는 종합편성채널 예능 프로그램임에도 3%의 시청률을 넘어섰다. 8명의 셰프가 스타의 냉장고에서 직접 재료를 선택하여, 스타들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마치 전쟁처럼 요리 경연을 펼친다. 다른 요리 프로그램과 다르게 지극히 스타 개인의 입맛으로 승패가 결정되기 때문에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

특히 '허셰프'(허세 + 셰프)라는 애칭을 얻은 최현석 셰프는 이후 <썰전>에도 출연하는 등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그는 방송에서 팬들이 그려 준 팬아트를 직접 소개하며 인기를 자랑하기도 했다. 웹툰 작가로도 유명한 김풍은 다른 셰프들의 도움을 자연스럽게 끌어내는 구멍 매력으로 '유니셰프'라는 애칭을 얻으며 재미를 더하고 있다.

 JTBC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하는 최현석 셰프(왼쪽)과 방송인 홍석천

JTBC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하는 최현석 셰프(왼쪽)과 방송인 홍석천 ⓒ JTBC


이밖에도 <마녀사냥>에서 연애 고민을 들어주던 형들은 <신동엽, 성시경은 오늘 뭐 먹지?>에서 요리하며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남자들의 공공의 적(?)으로 자리매김한 성시경은 이 프로그램에서 얄밉게도 요리까지 잘한다. 이런 아쉬운 부분에 신동엽의 재치가 더해진다.

이제 맛집을 잘 알고 소개하는 것은 물론, 잘 먹는 모습을 넘어 요리까지 잘하는 멋진 남자들이 예능 프로그램에서 색다른 재미를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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