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들 에서 정학을 연기하는 강태을

▲ 그날들 에서 정학을 연기하는 강태을 ⓒ 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청와대 경호부장 정학에게 불현듯 악몽같은 일이 찾아왔다. 그가 경호해야 할 대통령의 딸이 사라진 것. 정학의 머릿속에는 또 하나의 실종 사건이 떠오른다. 동기 무영과 그녀가 동시에 사라졌던 20년 전 일이 대통령 딸의 실종 사건과 맞물려 회상의 나래로 빠져들게 만든다.

대체 20년 전에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그날들>은 김광석의 노래에 추리 미스터리의 서사를 주크박스 뮤지컬로 풀어낸 작품이다.

정학을 연기하는 배우 강태을은 <그날들> 공연장을 찾을 때, 혹은 연습실을 들를 때 "친한 친구를 만나러 가는 기쁨과도 같았다"고 고백한다. 초연 때 <그날들>에 대한 애정이 이미 들었던 터에 김광석의 노래를 뮤지컬로 풀어낼 수 있어서 기뻤던 것이리라.

"물고문 장면 추가...초연보다 표현해야 하는 감정 깊어졌다"

- 초연 오디션 당시 결과 발표를 기다리다 못해 먼저 물어보았다고 들었다.
"맞다. 초연 당시 오디션을 보고 결과가 어떻게 되었느냐고 전화한 적이 있다. 회의중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러다가 다른 공연의 오디션 원서를 넣기 전에 '오늘 결정이 나니 조금만 기다려 달라'는 연락이 왔다. 다른 공연 오디션 날짜가 정해진 그날 저녁에 <그날들> 오디션에 합격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날들>은 오디션 결과를 기다리지 못할 정도로 너무나도 하고 싶었던 작품이었다.

친구가 고 김광석의 '사랑했지만'과 '서른 즈음에'를 너무 좋아했다. 친구따라 그 노래를 자주 부르기는 했지만 김광석의 노래인줄은 몰랐다. 그러다가 <그날들> 오디션을 준비하면서 김광석의 노래라는 걸 알았다. 맨 처음에는 '사랑했지만' 때문에 무영 역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정학 역을 맡아야 궁금했던 것들에 대한 해답을 얻을 수 있겠다 싶어서 정학을 맡았다."

- <그날들>이 작년보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작년에는 고문을 받는 장면이 간접적으로 묘사됐다. 하지만 이번에는 정학이 물고문을 받는 장면이 나온다. 작년에는 1막이 끝나고 쉬는 시간이 약간 있었다. 물고문을 받으면 머리를 말리고 다른 옷으로 갈아입어야 한다. 초연 때 하고 싶었던 정학의 연출적인 부분을 살렸다. 20대와 40대 정학의 차이도 많아졌다. 정학이 표현해야 하는 감정의 깊이가 깊어졌다."

- 20대와 40대의 정학뿐만 아니라, 1막과 2막의 정학도 다를 법한데.
"정학이 느끼는 감정을 중요시한다. 말하듯이 노래해야 할 때가 있는 반면에, 또 어떤 장면에서는 김광석 특유의 멜로디와 감성을 최대한 살려야 한다. 김광석 노래에 대한 정서의 강약 조절을 많이 하려고 한다. 도입부가 저만의 정학의 감정으로 들어간다면, 후렴부에는 김광석 노래의 감성으로 들어간다."

- 재연에도 러브콜을 받았을 때 심정은 어땠는가.
"초연 때에는 힘들다는 걸 모르고 연습했다. 하지만 재연은 어렵다는 걸 실감한다. 초연과 재연에 참여한 작품은 이지나 연출가의 <대장금> 이후로 처음이다. 이번 재연을 준비하며 나도 모르는 사이에 부담감이 느껴졌다. 이종격투기 UFC 프로그램을 가끔 본다. UFC 타이틀 매치처럼 (유)준상 형님만이 갖는 타이틀 매치가 있고, 초연 멤버로서 저만의 자리를 지키고 흔들리지 않아야 하는 타이틀 매치가 있다. 매 공연을 타이틀 매치하듯이 지키고자 노력한다."

- 한 번 했으면 쉽게 재연에 참여해도 될 텐데 그렇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초연에 참여해서 매너리즘에 빠질까봐 연출님이 일부러 연습 시간을 많이 주지 않았다. 재연에는 새로운 호흡이 들어와야 했다. 연습을 실제로 하는 시간보다 다른 배우가 연습하는 걸 보는 시간이 많았다. 그러다 보니 저 스스로에게도 변화가 조금씩 생기기 시작했다. 초연과 달리, 정학의 캐릭터가 풀어지다가 40대가 되면 딱딱해지는 식으로 20대와 40대 정학의 차이를 명확하게 구분지었다."

- 프레스콜에서 배우들이 연습하다가 많이들 다친다고 들었다.
"앙상블이 다친 경우가 많다. 초연보다 격렬한 동작이 많아졌고 '변해가네'를 부를 때에는 레펠 타는 장면도 등장한다. 위험한 장면이 몇 있다. 다행인 건 만에 하나 다칠 경우에 대비해서 아껴놓은 배우가 몇 있다. 연습한 배우가 모두 공연에 투입되는 게 아니다. 만일 배우가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조절이 가능하다."

"금연 이후 체중 8kg 증가...<그날들> 위해 다이어트했다"

그날들 에서 정학을 연기하는 강태을

▲ 그날들 에서 정학을 연기하는 강태을 ⓒ 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 초연과 달리 정학이 근육을 드러내는 장면이 있나.
"'변해가네' 장면에서는 민소매티를 입어서 팔 근육이 드러난다. 팔 근육을 위해 운동을 좀 했다. 2월 초에 <영웅> 준비할 때 감기가 오면서 이참에 금연을 해보자 해서 담배를 끊었다. 담배를 끊은 것까지는 좋았는데 살이 엄청 찌더라.

예전에는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 체질인 줄로만 알았다. 담배를 끊고 나서 무려 8kg나 살이 붙었다. 다이어트를 하면서 <머더 발라드>를 공연했다. 수영을 다니기도 하고 공연 전에 아무것도 먹지 않고 공연해 보아도 생각만큼 살이 빠지질 않았다. 인도는 더워서 살이 빠질 줄 알고 아버지와 다녀왔는데도 살이 안 빠졌다.

<그날들> 연습이라도 하면서 살을 빼보고 싶었다. 그런데 제가 연습하는 것보다 보는 시간이 점점 많아져서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서 헬스를 하게 되었다. 점심만 먹고, 저녁은 고구마와 감자, 계란을 먹어가며 헬스장으로 달려갔다. (유)준상 형님이 어느 날 오시더니 '너 몸 관리 하는구나' 해서 다이어트를 시작했다고 말씀드렸다. 하루에 3시간씩 운동하다 보니 다행스럽게도 일주일만에 살이 빠지기 시작했다. 살이 빠진 제 모습을 준상 형님이 보고는 정말 많이 빠졌다며 깜짝 놀랐다."

- 이번에 무영 역으로 김승대씨와 규현씨가 새롭게 캐스팅되었다.
"네 명의 무영이 잘 하는 게 모두 다르다. 무영과 만나는 장면에서 오는 재미가 네 배우 모두 다르다. 승대는 몸을 잘 쓴다. '변해가네'에서 검술을 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목검의 힘이 엄청나게 느껴진다. 승대는 로맨스도 굉장히 짙다. 네 무영 중에서 승대가 가장 짙은 로맨스를 보여준다.

규현은 굉장히 좋은 목소리를 갖고 있다. 규현이 '사랑했지만' 노래를 부를 때에는 클래식한 발성에 가요적 풍미를 더할 줄 안다. 뮤지컬 발성이면서도 가요 발성이 합쳐진 묘한 발성을 이끌어낼 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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