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송나미 앤 리스폰스의 리더 송나미

밴드 송나미 앤 리스폰스의 리더 송나미 ⓒ 송나미


1개월 전, 두 번째 앨범 <끝이 보여요>를 발표한 인디밴드 송나미 앤 리스폰스는 리더인 싱어송라이터 송나미가 이끄는 혼성 그룹이다. 이들을 만나기 위해 최근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 있는 그들의 연습실을 찾았다.

지하 1층에 9개의 방을 둔 연습실은 송나미가 2년째 운영하고 있었다. 리스폰스를 구성하고 있는 세 멤버도 함께 만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뮤지션 이외에 생계유지를 위해 다른 일을 하고 있어서 함께할 수는 없었다.

새 앨범을 발표하고 활발히 활동해야 하지만 보다 나은 생활을 하기 위해 겸업을 해야 하는 음악인은 부지기수다. 인디 뮤지션이자 음악 연습실의 운영자인 송나미와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어 봤다.

- 이름만 들으면 여성 뮤지션으로 착각할 것 같다. 
"이름의 첫 자는 '남'이다. 어린 시절부터 함께 살았던 할아버지께서 '나미야! 나미야!'라고 불러주셔서 10년 전 음악인의 길을 걷게 된 이후 송나미라는 예명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잘 모르시는 분들은 '여성 가수가 리더구나' 한다. 실제로 그런 일을 종종 겪는다."

- 송나미 앤 리스폰스가 추구하는 음악의 장르를 함축적으로 설명해달라. 
"장르에 국한된 음악을 한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굳이 따지자면 팝 음악을 한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상황과 시점에 따라서 하고 싶은 음악을 한다. 한마디로 송나미가 중심이 된 음악을 펼쳐나가고 있다고 답하고 싶다."

- 1년 만에 두 번째 음반을 발표했다. 두 앨범을 비교해서 소개한다면?
"지난 2013년 발표했던 정규 1집에서는 음악적인 욕심을 많이 냈다. 포크, 록, 발라드, 일렉트로닉, 클래식 등 다양한 장르를 담아 나름 만족했다. 반면 얼마 전 공개한 EP는 어쿠스틱 포크 음악으로 채웠다. 1집이 무지개색이었다면 이번 음반은 단색이라고 할 수 있다."

-  가사와 멜로디를 만들 때, 영감은 주로 어디에서 얻나.
"우선 멜로디를 만들고 곡의 구성을 짠다. 그다음에 가사를 써나가는 방법으로 곡을 완성한다. 멜로디의 영감이 가장 중요한데, 연습실에서 무한 반복 작업을 통해 부족한 부분들을 계속 채우는 편이다."

- 이번 앨범에서 가장 널리 알려졌으면 하는 곡은 무엇인가.
"다섯 번째 곡인 '같이 있어줘'가 많이 알려졌으면 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작업을 혼자 다 한 곡이다. 그래서인지 다른 곡보다 애착이 간다. 많은 음악 팬들이 좋아해 주면 좋겠다."

- 앨범을 낸 지 한 달이 조금 넘었다. 지금까지의 반응은 어떤가. 또 음반을 알리기 위해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무엇인가. 
"음반 작업 기간에 느낀 감정을 솔직한 가사로 전하고 싶었다. 그런데 음악 사이트에서 이번 앨범을 들은 분들이 '비관적인 내용이 많다'고 댓글을 달았더라.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다음 앨범에서는 희망적인 노랫말로 긍정의 힘을 전해야겠다.(웃음)"

"세션·행사·출강 등이 주 수입원...음반·음원 수익은 형편없어"

- 송나미씨를 비롯해서 리스폰스 멤버들도 각자 음악 활동을 하고 있다. 
"키보디스트인 조은영씨는 원나나 투파인이란 여성 듀오를 결성해 활동 중이고, 기타리스트 김문성씨는 원맨 밴드 유랑으로 컨트리 음악을 한다. 또 베이스 연주자 황인규씨는 가수 남예지, 재즈 밴드 메리 고 라운드와도 음반 작업을 병행한다. 아울러 팀원 모두 현재 개인 레슨과 학교 강의를 통해 생활하고 있다. 그래서 오늘 다른 멤버들은 부득이하게 참석하지 못했다.

나는 신관웅 재즈 트리오의 베이시스트이자 프리 재즈 트리오 전기사기꾼의 멤버로 활동하고 있다. '홍대 여신' 요조씨의 라이브 공연 멤버이기도 하다. 스튜디오 블라섬이란 음악 연습실을 2년째 운영하고 있다."

- 따로 또 같이' 하게 된 이유와 그에 따른 장단점이 있다면?
"장점은 각자의 경제적인 부분이 어느 정도 해소되어 푸념과 배고픔이 예전보다 훨씬 덜해졌다는 거다. 어느 정도 경제적인 여유는 생겼지만, 함께 합주하고 연습할 수 있는 물리적인 시간이 너무 없어지는 것이 단점이다."

- 그렇다면 멤버들의 주 수입원은 무엇인가.
"일단 나는 세션 활동과 행사 수입이다. 다른 멤버들은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개인 교습이나 학교 출강을 통해 버는 돈으로 음악 활동을 이어간다 고 보면 된다.

음반이나 음원 수입은 형편없다. 송나미 앤 리스폰스를 비롯한 대부분의 인디 뮤지션이 앨범과 음원 판매로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경우는 많지 않다. 예전보다 앨범과 노래를 발표하기는 쉬워졌지만, 현실은 더 힘들어지는 것 같다."

- 연습실을 직접 운영하게 된 이유가 궁금하다. 
"무엇보다 안정적으로 자금을 운용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좀 더 큰 규모로 만들어진 나만의 연습실을 갖고 싶었다. 내 음악을 편하게 하고 싶은 이유가 가장 크다.

연습실은 혼자 운영한다. 여러 가지 일을 병행해야 해서 청소도 제대로 못하고 있다. 신경을 제대로 못 쓰다 보니, 연습실을 사용하는 분들이 점점 줄고 있다. 지금은 월세를 내는 것에 만족한다. 그나마 다른 인디뮤지션보다 나은 환경에서 활동하는 것에 감사한다."

- 인디 뮤지션들의 환경이 여전히 열악하다. 인디 음악인들이 좀 더 안정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개선되어야 할 점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제도적인 지원이나 제반 여건도 중요하지만 각자가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디지털 시장으로 변화된 이후 앨범과 음원을 발매하기는 훨씬 수월해졌다. 물론 방송 등 영향력 있는 매체가 이른바 메이저 기획사의 음악과 가수들을 위주로 다루는 것은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니지만.

인디 음악을 원하는 이들은 존재하고, 좋아하는 음악을 찾아 듣는 사람도 상당수다. 그들을 만족하게 할 수 있는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데 애를 쓴다면 분명히 승산이 있다고 본다. 송나미 앤 리스폰스는 2년 정도 활동했는데 앞으로도 꾸준히 앨범을 발표하고 라이브 공연을 열어 대중에게 더 많은 사랑을 받고 싶다."

- 송나미 앤 리스폰스, 어떤 밴드로 기억되길 바라나?
"정말 오랫동안 불리는 히트곡 한 곡을 남기고 싶다. 가요사에 길이 남을 송나미 앤 리스폰스의 노래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활동하겠다."

송나미 리스폰스 끝이 보여요 연습실 운영 인디 뮤지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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