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취재/이언혁 기자·사진/이정민 기자| 가수 김연자가 데뷔 40주년을 맞은 소감을 밝혔다.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잠원동 더리버사이드 호텔에서 김연자의 데뷔 4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지난 1974년 만 15세의 나이로 데뷔한 김연자는 1987년 일본으로 건너가 활발히 활동해왔다.

김연자는 "하다 보니까 (데뷔) 40주년을 맞았다. 믿기지는 않는다"면서 "한곳에서 40년 동안 활동했다면 실감이 날 텐데 10대 때부터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활동했기 때문에 이곳저곳에서 다 신인인 기분이었다"고 털어놨다.

일본 콘서트마다 한복 입던 김연자..."이제는 달라"

25년 동안 일본에서 활동하며 가수로 자리매김한 김연자는 지난 2009년 국내 가요계 복귀를 발표한 이후 6년째 한국과 일본을 왔다 갔다 하면서 노래하고 있다. 김연자는 "국내에서는 김연자 하면 '트로트 가수'라는 이미지가 강했다"면서 "틀을 깨고 싶어서 '아모르 파티'를 불렀는데 오히려 대중과 멀어진 것 같다"고 털어놨다.

김연자가 이번에 국내에서 발표하는 신곡은 트로트 '쟁이쟁이'다. 김연자는 "76세인 우리 어머니도 부를 수 있는 노래"라고 자신감을 표했다. 아울러 김연자는 오는 10월 8일 일본에서 신곡을 내놓는다. 일본에서 데뷔한 햇수를 감안한다면 40주년은 아니지만, 가수로 활동한 시간이 40년인 만큼 올해와 내년에 걸쳐 콘서트를 열 계획이다.

일본에서 활동하면서 '한국을 알려야겠다'는 사명감으로 콘서트 때마다 한복을 입고, 조용필의 '돌아와요 부산항에' 등 가요를 불렀던 김연자. 그는 이제 '내가 한복을 꼭 입지 않아도 괜찮지 않을까'라고 생각할 만큼 일본 내 한국 문화의 위상이 많이 달라졌다고 털어놨다.

좋아하는 후배 가수로 비와 동방신기, 2NE1 등을 꼽은 김연자는 "(일본에) 우리나라 드라마 등 이것저것이 많이 들어와서 내가 어깨에 힘을 줄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일본 사람에게 우리나라의 정보를 들을 정도다"면서 "내가 할 일이 줄어든 것 같아서 편해졌다. 지금은 그냥 한국가수 김연자로 열심히 뛰고 있다"고 했다.

"K-POP 가수들은 화려하게 데뷔...엔카 가수는 각오해야"


김연자는 일본 활동에 앞선 지난 1982년, 일본인 남편과 결혼했지만 30년 만에 이혼했다. 일본에서 활동하며 하루에 1억 원 이상을 벌었지만, 당시 실질적인 매니저 역할을 했던 남편으로부터 수익금을 거의 받지 못했다고. 그동안 남편만 믿고 노래에만 전념했던 김연자는 지난 2013년부터 스스로 회사를 설립해 독립했다.

김연자는 "국내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려는 이유가 돈 때문이라고 비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눈물을 쏟기도 했다. 간신히 감정을 추스르고 말문을 연 김연자는 "이유가 돈인지 뭔진 모르겠지만, 고국 팬들과 가족 곁에서 노래하고 싶다"면서 "그렇게 생각한다고 해도 내 책임이다. 모든 것을 달게 받겠다"고 했다. 

자신의 이름으로 회사를 설립한 만큼 후배 트로트 가수를 영입할 계획은 없을까. 김연자는 "아직 그럴만한 여력은 없어서 잘 모르겠다"면서도 후배들에게 "일본에서 엔카 가수로 활동하려면 각오를 단단히 해야 한다. K-POP 가수들은 화려하게 데뷔하지만, 엔카 가수들은 월급도 거의 없고 자리 잡기가 굉장히 힘들다"고 조언했다.

"데뷔 40주년을 기점으로 똑똑한 여자가 됐으면 좋겠다. 세상 물정도 배워야 하고. 그동안 너무 세상 물정을 몰랐다. 비겁하다고 할까. '난 노래만 하면 주위에서 다 해주겠다'라는 생각으로 살았다. 하지만 이제는 내 인생을 내가 설계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좀 늦은 감은 있지만."

한편 김연자는 오는 10월 11일 고향인 광주광역시에서 데뷔 40주년 콘서트를 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