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연합뉴스

2014 브라질 월드컵의 우승 트로피는 독일이 차지했지만, 최고의 선수에게 주어지는 골든볼은 준우승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에게 돌아갔다.

메시는 조별리그 3경기에서 모두 골을 터뜨렸고, 토너먼트가 시작된 후 골은 없었지만 아르헨티나의 공격을 거의 홀로 이끌었다. 아르헨티나가 결승에서 독일에 패해 우승을 놓쳤지만 메시는 골든볼을 수상하며 공로를 인정받았다. 그러나 메시는 시상식에서 어두운 얼굴로 골든볼을 받았다.

메시는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지금 나를 위로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오직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가져가 아르헨티나 국민들과 함께 기뻐하는 것이 유일한 목표였기에 골든볼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실망을 감추지 않았다.

이어 "우리는 이보다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자격이 있었지만 마지막 몇 분을 버티지 못해 패하고 말았다"며 "실망과 분노를 남기고 이곳을 떠나지만 아르헨티나는 미래를 내다볼 필요가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독일의 미드필더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는 "토너먼트에서 한 골도 터뜨리지 못한 메시가 골든볼을 수상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이라며 "축하는 하겠지만 동의할 수는 없다"고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슈바인슈타이거는 "독일의 토마스 뮐러, 마누엘 노이어, 필립 람 등도 충분히 골든볼을 받을 자격이 있는 활약을 펼쳤다"며 "이 선수들 중에서 골든볼 수상자가 나왔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전 잉글랜드 대표팀과 수비수이자 브라질 월드컵에서 영국 BBC 해설자로 나선 리오 퍼디난드 역시 "차라리 득점왕을 차지한 하메스 로드리게스(콜롬비아)가 받았어야 했다"며 "메시는 가끔 마술 같은 순간을 보여줬지만 골든볼에 걸맞은 활약은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축구광' 메르켈 독일 총리는 승리의 여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라커룸 방문을 소개하는 독일축구협회 공식 트위터 갈무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라커룸 방문을 소개하는 독일축구협회 공식 트위터 갈무리.독일축구협회

브라질 월드컵에서 독일 대표팀 못지않게 주목을 받은 인물이 바로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다. 이날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본 메르켈 총리는 우승이 확정되자 직접 라커룸을 방문해 선수들과 기쁨을 나눴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결승전뿐만 아니라 지난달 17일 독일과 포르투갈과의 조별리그 경기도 직접 관전하는 등 이번 대회 기간 브라질을 두 차례나 방문했을 정도로 열렬한 축구팬으로 유명하다. 메르켈 총리는 "모든 독일 국민이 대표팀을 자랑스러워 한다"며 "우승을 축하한다"고 격려했다.

독일축구협회는 메르켈 총리의 라커룸 방문 장면과 함께 "메르켈 총리가 취임 후 직접 관전한 경기에서 독일 대표팀은 11승 1패로 높은 승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반면 메르켈 총리 옆에서 경기를 관전한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의 표정은 밝지 못했다. 브라질이 독일과의 준결승에서 무려 1-7로 대패하면서 결승 진출에 실패, 개최국의 자존심을 구겼기 때문이다. 호세프 대통령은 독일 대표팀 주장 람에게 직접 우승 트로피를 수여했다.

호세프 대통령은 폐막 후 성명을 통해 "브라질이 우승하지 못한 것을 제외하면 이번 월드컵 개최는 완벽했다"고 자평하며 "2016 리우데자네이루 하계 올림픽과 패럴림픽도 잘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끄러운 4위' 브라질 스콜라리 감독, 끝내 경질

월드컵 역사에 남을 참패를 당하며 '미네이랑의 비극'을 만든 브라질 대표팀의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 감독이 결국 경질됐다. 브라질축구협회는 월드컵 폐막 후 "스콜라리 감독과 재계약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브라질은 개최국의 이점을 살려 통산 6번째 월드컵 우승에 도전했으나 준결승에서 독일에 1-7로 충격적인 대패를 당했고, 네덜란드와의 3∼4위전에서도 0-3으로 무릎을 꿇으면서 악몽 같은 월드컵을 경험했다.

스콜라리 감독은 이미 지난 2002 한일 월드컵에서 브라질을 이끌고 우승을 차지한 경험이 있으며, 2006 독일 월드컵에서는 포르투갈을 4강으로 이끄는 등 세계적인 명장으로 손꼽힌다.

브라질은 1950년 이후 64년 만에 열리는 개최하는 월드컵에서 반드시 우승을 차지하겠다는 각오로 스콜라리 감독에게 다시 대표팀 지휘봉을 맡겼다. 그러나 스콜라리 감독은 최악의 부진으로 결국 불명예 퇴진하고 말았다.

스콜라리 감독은 3~4위전이 끝난 후 기자회견에서 "내가 감독으로서 참가한 세 차례 월드컵에서 모두 4강 진출했다는 것을 잊지 말아달라"며 "이대로 포기하고 싶지 않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지만 칼바람을 피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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