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배우 서숙영이 4일 오후 서울 용산동에서 오마이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극배우 서숙영이 4일 오후 서울 용산동에서 오마이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오마이스타 ■취재/조경이 기자·사진/이정민 기자| 지난 5월 방송된 MBC 파일럿 예능 프로그램 <백투더스쿨>에 출연한 한 선생님이 화제가 됐다. <백투더스쿨>은 학창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6인의 스타들이 이틀 동안 다시 학교로 돌아가 생활하는 관찰 예능 프로그램.

이때 출연한 배우 조민기가 다시 고등학교로 돌아간다는 설정의 장면에서 그가 미모의 담임선생님의 등장에 넋을 잃고 눈이 휘둥그레지는 모습이 공개됐다. "여전히 아름답지?"라고 운을 뗀 선생님이 박명수에게 "내 외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라고 묻자, 박명수가 "기가 막힙니다"라고 답해 폭소를 자아냈었다.

조민기와 박명수의 얼을 쏙 뺀 미모의 선생님은 누굴까. 바로 연극배우이자 5년째 한림연예예술고등학교 연예과 연기선생님으로 재직 중인 서숙영(35)이다.

"중년의 연예인들이 학교로 다시 돌아와서 학창시절의 열정과 순수함을 다시 느끼게 하는 파일럿 프로그램이었어요. 방송이 나간 이후에 이슈가 많이 됐어요. '<백투더스쿨> 미모의 담임선생님'으로 검색어에 올랐죠. 굉장히 기분 좋고 재미있는 경험이었고요. 한편으로는 그때 방송에 나온 모습을 앞으로도 유지해야 하는 부담도 있긴 해요.

재미있었던 것은, 방송에 나온 '여전히 아름다우십니다'라고 하는 말이 학생들이나 동료들이 저를 보면 하는 첫 인사가 돼 버렸다는 거예요. 연예인들과 재미있는 수업도 하고 상담도 하고 활동도 하는 즐겁고 유익한 프로그램이었습니다."

배우이자 연기 선생님..."교육지도자 꿈꿨다"

 MBC 파일럿 예능 '백투더스쿨' 출연 당시 서숙영

MBC 파일럿 예능 '백투더스쿨' 출연 당시 서숙영 ⓒ mbc


▲ 연극 '이바노프' 안나 역의 배우 서숙영 "다양한 인간의 군상을 느껴보세요" MBC 파일럿 예능 프로그램 '백투더스쿨'에서 배우 조민기의 넋을 나가게 했던 담임선생님인 연극배우 서숙영이 오마이스타와의 인터뷰에서 연극 '이바노프'에 대해 설명하며 인사말을 하고 있다. 촬영=조경이 기자 ⓒ 조경이


서숙영은 연극 <한여름 밤의 꿈> <굿 닥터>를 비롯해 7월 10일부터 무대에 오르는 연극 <이바노프>의 주연으로 캐스팅된 배우이기도 하다. 동덕여대 방송연예과 99학번인 그는 동 대학원 석사를 마쳤다. 2010년부터는 한림예고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학생들의 연기 총괄 전임 교사로 즉흥훈련·독백·영화촬영 등 다채로운 실기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동덕여대 대학원에서 공연예술 석사를 마치고 나서 SBS 리포터로 잠깐 근무를 했었고요. 리포터 활동을 하면서 꾸준히 대학 강의는 하고 있었어요. 그러던 중에 한림예고 (채용)공고를 보게 되었는데, 연극영화학과 교원자격증을 갖고 있었고 나중에는 교육지도자가 되는 것이 목표여서 응시를 하게 됐습니다."

일찌감치 자신의 꿈을 구체적으로 정하고 달려가는 패기와 열정이 넘치는 예고 학생들. 서숙영은 "하나하나 배워가는 아이들의 표정과 눈빛을 볼 때 감명을 받게 된다"며 "하나를 일려주면 둘을 아는 아이들을 보면 너무 기쁘다"고 말문을 열었다.

"한림예고 아이들은 상당히 솔직해요. 매우 직접적이고 거침이 없죠. 누군가는 단점이 아니냐고 할지 모르겠지만 저는 그런 솔직한 면면이 10대의 모습이라고 생각을 해요. 거침없고 솔직한 아이들을 너무 사랑해요. 또 가장 좋은 건 어떤 핑계나 변명을 하지 않는 다는 겁니다. '밥 먹다가 늦었어요' '늦잠자다가 늦었어요' 가끔 그러는데, 거짓말이 아니면 아이들의 말을 수용하려는 편입니다. 자율과 책임에 대해 강조하고 있고 아이들도 그걸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위너 송민호-블락비 피오, 끼 많은 한림예고 제자들"

 연극배우 서숙영이 4일 오후 서울 용산동에서 오마이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서숙영 "위너 송민호는 패션은 물론 그림도 굉장히 잘 그려서 개인 활동을 하면서 더욱 좋은 아티스트로 거듭날 것이라고 생각해요." ⓒ 이정민


서숙영에게 가장 애정이 가고 인상적인 제자들은 누가 있을까. 그는 현재 YG 엔터테인먼트에서 데뷔를 앞두고 있는 그룹 위너의 송민호와 블락비의 피오(본명 표지훈)를 꼽았다.

"민호는 한림예고에서 저의 첫 제자였고요. 연기를 굉장히 잘 해요. 워낙 갖고 있는 재능과 끼가 많은 친구입니다. 위너 데뷔 전에 수많은 오디션에서 실패와 고배도 맛보았던 친구라서 한도 많이 있고요. 독하게 마음먹고 데뷔하는 만큼 잘 해낼 것이라고 생각해요. 또 워낙 스타일리시한 친구이기도 해요. 패션은 물론 그림도 굉장히 잘 그려서 개인 활동을 하면서 더욱 좋은 아티스트로 거듭날 것이라고 생각해요."

송민호는 스승의 날과 같은 특별한 날이면 잊지 않고 서숙영 선생님에게 연락을 한다고 한다. 특히 카카오톡 음성메시지로 노래를 녹음해서 들려준다는 에피소드를 전해주었다. 그런가 하면, 송민호의 절친이자 한림예고의 인상적인 제자로 꼽은 피오에 대해서는 "길들여지지 않는 야생마"라고 표현했다.

"지훈이(피오)는 야생마예요. 길들여지지 않는 자유로운 영혼이죠. 민호랑 닮은 듯하지만 달라요. 민호는 길들여지는 아이라면 지훈이는 풀어놔야 하는 스타일이에요. 지훈이 학교 다닐 때 제가 야생마라고 불렀죠. 자기주장이 강해서 부딪칠 때도 있었는데, 그러다가도 좋을 때는 또 한없이 잘 해요. 잘못했을 때는 꼭 사과를 하죠. 또, 사랑의 총알, 윙크, 하트 퍼레이드 등 애교가 가장 많았죠."

블락비로 데뷔를 하고 난 이후에 한림예고에 한 번 찾아온 적이 있었던 피오. 이후 해외 활동 등으로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어 화면을 통해서만 제자를 응원하고 있다고 한다. 서숙영은 "피오를 보고싶어 하는 후배들이 많은 만큼 학교에 다시 한 번 와줬으면 좋겠다"며 "2012년 찾아와서 공연을 하고 간 적이 있다. 가을에 한림예고 정기공연을 하는데, 다시 한 번 오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예인 꿈꾸는 아이들에게 자만하면 실패한다는 진리 강조"

 연극배우 서숙영이 4일 오후 서울 용산동에서 오마이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서숙영 "늘 준비하고 성실하게 임하면 대스타가 아니더라도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게 됩니다" ⓒ 이정민


다수의 학생들에게 연기를 가르치는 서숙영이 연기 지도를 할 때 학생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면은 무엇일까.

"첫 번째는 화술이에요. 아무래도 요즘 아이들은 신조어를 많이 사용하고, 글보다는 메신저로 채팅을 많이 하는 세대죠. 책을 잘 읽지 않아서 단어나 용어 선택에 많이 약해요. 대사 훈련을 통해서 화술을 강조하는 편이고요. 두 번째는 대본 분석. 연기를 너무 쉽게 생각하는 친구들이 많이 있어요. 항상 역할에 숨어 있는 서브 텍스트를 찾으라고 강조합니다. 세 번째는 정서.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에도 충분히 연기자의 정서와 순간적인 감정과 기분 등이 담겨 있거든요. 그런 정서를 충분히 느끼면서 표현하도록 하고 있어요."

연예인이 되고 싶고, 배우가 되고 싶은 학생들은 제2의 김우빈, 제2의 이종석, 제2의 위너와 블락비를 꿈꾸고 있다. 서숙영은 "될만한 싹이라고 눈에 띄는 아이들이 있기는 하지만, 자만하면 실패하게 된다는 절대적인 진리를 '토끼와 거북이'에 빗대면서 학생들에게 늘 강조한다"고 말했다.

"선천적인 재능만 믿고 전쟁터에 나갔다는 바로 타격을 입어요. 늘 준비하고 성실하게 임하면 대스타가 아니더라도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게 됩니다. '빛'과 '소금'이 있다면, 저는 빛보다는 소금을 택하라고 이야기하는 편입니다."


[오마이스타]
동덕여대 공연예술 학장 홍유진 은사님  


 연극배우 서숙영이 4일 오후 서울 용산동에서 오마이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서숙영 ⓒ 이정민


서숙영은 가장 감사한 분으로 배우이자 동덕여대 방송연예과 교수인 홍유진을 꼽았다.

"대학에 입학했을 때부터 붙잡아 놓고 늘 연습을 시키셨어요. 교수님 연습실에서 새벽 2시까지 연습을 했었어요. 그리고 대학원에 가서 연구조교를 하면서 교수님 밑에서 이론적인 배움도 많이 얻었죠. 제가 한림예고 교사가 됐을 때 누구보다 기뻐해주셨고 다시 <이바노프>로 오랜만에 무대에 오른다고 했을 때 많은 응원과 격려를 해주셨어요. 성공하면 보답하겠다고 했는데, 아직 제가 많이 부족해서 우선 이 자리를 통해 교수님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드리고 싶어요."




서숙영 한림예고 송민호 피오 위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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