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2NE1의 박봄

그룹 2NE1의 박봄 ⓒ 이정민


국내 걸그룹 시장에서 양강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소녀시대와 2NE1이 위기에 빠졌다. 한 팀이 멤버들의 연이은 열애설로 팬심을 출렁이게 만들고 있다면, 또 다른 한 팀은 '마약 밀수'라는 대형 논란에 휘말렸다.

'열애설'과 '마약밀수'. 언뜻 보면 전혀 상관없는 사안처럼 보이지만, 두 팀의 인기에 근간이 되는 강력한 팬덤을 흔들고 있다는 점에서 소녀시대와 2NE1모두 앞으로의 활동에 '빨간불'이 켜졌다고 볼 수 있다. 과연, 등 돌인 팬심은 다시 돌아 올 수 있을까?

양현석 대표의 해명에도 대중의 반응 '싸늘'

먼저, 박봄의 마약 밀수 혐의라는 뜻밖의 악재를 만난 2NE1. 사실 2NE1은 국내 걸그룹 시장에서 차지하는 위치가 조금은 독특하다. 다른 걸그룹이 귀엽고 예쁘장한 외모를 앞세워 남성 팬들에게 '판타지'를 안겨주는 식이라면, 2NE1은 데뷔 때부터 줄곧 '실력파'라는 이미지를 만들어왔다.

섹시 콘셉트가 가요계를 평정하고 걸그룹 멤버들이 노출로 주목을 끄는 와중에도 2NE1은 자신들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고집하며 묵묵히 음악적 성장을 추구했고, 결과적으로 그들의 음악과 패션, 그리고 무대와 이미지는 독보적인 존재가 되어갔다. 2NE1이 유독 여성 팬을 많이 거느리고, 소녀시대와 어깨를 견줄만한 대형 걸그룹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결국 그들의 실력을 대중이 인정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이런 실력파 스타에게 요구하는 대중의 기대치다. 대중은 자신들의 '워너비 스타'에게 더 높은 도덕적 기준을 요구하기 마련이며, 믿음이 큰 만큼 실망했을 때 찾아오는 배신감도 배가 된다. YG 양현석 대표까지 나서 박봄이 들여온 암페타민이 마약이 아닌 치료용 약물이라 해명하고 있지만, 대중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한 이유다. 물론, 4년 전의 일이 지금 공론화되는 이유가 석연치 않기는 하지만, 연예인 스캔들에 있어 중요한 것은 실체적 진실보다 이미지인 경우가 더 많다.

이미 박봄과 2NE1에게는 '마약' 이미지가 씌워졌고, 대중들의 비난 수위는 높아져만 가고 있다. YG가 향후 어떤 전략을 통해 2NE1을 위기에서 구할지는 모르겠지만, 박봄과 2NE1에게 있어 이번 논란은 데뷔 이래 찾아온 가장 큰 위기임에 분명하다.  

판타지 선사하는 소녀시대, 열애는 치명적

 태연과 백현

태연과 백현 ⓒ 이정민, sm


반면, 최근 태연의 열애설로 한바탕 '홍역'을 앓고 있는 소녀시대는 2NE1과 그룹의 이미지 자체가 다르다. 팬들이 그들을 통해 충족하고자 하는 욕망은 어떤 음악적 성취감이 아니다. 소녀시대가 발표하는 앨범과 음원이 비록 기대에 못 미쳐도 음원차트를 '올킬'하는 현상만 봐도 그렇다. 대중은 그들의 노래를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소녀시대라는 하나의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이다.

그것이 조카를 아끼는 삼촌들의 마음인지, 혹은 여동생을 귀여워하는 오빠의 심정인지는 중요치 않다. 팬들에게 소녀시대는 어떤 멤버가 되었든 '나만의 그녀'라는 판타지로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이다. SM과 소녀시대 역시 그녀들이 대중에게 어떤 방식으로 소비되는지 몰랐을리 없다고 생각한다.

비록 몇몇 멤버들이 공개 연애를 함으로써 그 충격은 다소 완화가 됐겠지만, 같은 소속사 그룹 엑소의 백현과 교제 중인 태연의 경우에는 '사내 연애'라는 점이 무엇보다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요즘 아이돌 팬은 단순지 자신이 좋아하는 그룹과 멤버에게만 지지를 보내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같은 소속사의 그룹을 응원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에게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알기에, 요즘 팬덤은 서로 상부상조하는 경향이 짙다. 가령, 소녀시대가 활동을 하지 않는 시기에는 엑소를 응원하고, 엑소가 쉬는 기간에는 엑소 팬덤이 소녀시대를 돕는 식이다. 소속사가 발전해야 소속 가수들이 더 오래 그리고 많이 활동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하지만 태연과 백현의 만남은 자신들의 팬덤은 물론이고, 상대 그룹의 팬덤에게까지 배신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열애설이 공개되기 전 SNS 등을 통해 연애 흔적을 남겼다는 논란이 증폭되는 등 그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역시,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나보다. 향후 몇 년간 걸그룹 시장을 양분할 것으로 기대했던 소녀시대와 2NE1 모두 이렇게 뜻밖의 위기를 만날 줄 누가 알았겠는가. 과연, 두 그룹은 등 돌린 팬심을 다시 붙잡을 수 있을까. 출구가 보이지 않는 미로 속에서 먼저 빠져 나오는 것은 누가 될까?

두 걸그룹이 위기에 빠진 사이에 에이핑크, 씨스타, 걸스데이 등이 새로운 1인자로 등극하는 것은 아닐까? 소내시대와 2NE1, 두 대형 걸그룹의 위기가 어떤 결과를 만들어 낼지 궁금하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개인블로그(saintpcw.tistory.com), 미디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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