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국제 영화제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한 배우 송승헌.
상하이 국제 영화제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한 배우 송승헌.권소성

배우 송승헌에게 신작 <인간중독>은 무슨 의미일까? 상하이 국제영화제(SIFF) 참가차 상하이를 방문한 송승헌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을 때 그는 잠시 머뭇거리다 이렇게 답했다.

"<인간중독>이란 작품은 저에게 배우로써 다시 시작하는 느낌을 주는 것 같아요."

이 때부터 스타 송승헌, 아니 배우 송승헌와의 대화가 시작되었다.

- 이번 <인간중독> 영화가 '첫 노출' 혹은 '첫 배드신' 등으로 많이 화제가 되었는데, 혹시 이런 점이 시나리오를 선택하는데 영향을 줬나요? 이 시나리오를 선택한 계기가 있었다면?
"노출 이런 것들은 처음에는 보이지 않았고, 김진평이란 인물이 가지고 있는 상처, 그러니까 전쟁에 대한 트라우마와 결혼한 와이프가 있는데 첫 사랑을 만나 집착하는 모습이 먼저 보였다. 사랑의 표현을 위해 노출이나 배드신이 있었지만 그것때문에 이 작품을 안 하게 된다면 너무나 큰 후회를 할 것 같았다. 선택의 어려움이 되진 않았다. 몰론 노출이나 배드신은 배우 인생에서 처음으로 하는 거라 생소했지만 일단 김대우 감독에 대한 신뢰가 컸기에 문제가 되지 않았다."

- <신의 선물>이 송승헌 원래의 이미지를 많이 깬 것으로 알고 있는데 혹시 이러한 과정에서 어려움을 느끼진 않았는지. 혹시 영화를 찍을 때 재미있는 에피소드나 가장 잊지 못할 일이 있었다면?
"재밌는 에피소드가 많았지만 가장 잊지 못했던 것은 온주완 씨와 같이 샤워장 신을 찍는 거였다. 감독님이 수영복을 입고 촬영하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는데, 당일 현장에서 앵글을 보시더니 수영복을 벗고 찍는 것이 나을 것 같다 하시더라. 스태프들 앞에서 처음으로 노출해야 하는 상황이 갑작스럽게 생겨 조금 당황스러웠다. 나중에 들어보니 감독님이 예방 차원이었다고 말씀해주셨다. 그 후에 배드신이 준비되어 있었다. 베드신도 만만하게 봤는데 막상 시작하려니 쉽지 않더라(웃음)."

 상하이 국제 영화제 개막식에서 배우 송승헌이 대만 여배우 린즈링와 함께 사회를 보고 있다.
상하이 국제 영화제 개막식에서 배우 송승헌이 대만 여배우 린즈링와 함께 사회를 보고 있다.권소성

- 영화 속의 진평이 자신과 어느 정도 닮았는지. 그리고 같이 노출 신을 찍은 여배우 임지연에 대한 평가는?
"김진평은 베트남전에 참여했던 전쟁영웅이면서 남들이 봤을 때 앞길이 창창한 군인이지만, 내적으로 상처도 있고 조금 피폐하기도 한 인물이다. 정신적으로는 상당히 메마른 남자인데 종가흔(임지연 분)을 만나며 제목처럼 중독된 사랑을 하는 남자다. 촬영하면서 진평의 내성적 성격과 무뚝뚝함, 그리고 누군가를 좋아하면 다 바치는 모습 등은 비슷하다고 느꼈다.

종가흔 역을 다른 여배우가 했다면 어땠을까 상상도 해봤지만 딱히 떠오르는 배우가 없더라. 그만큼 임지연이 잘 해줬다. 역할 자체가 연기력은 기본이고 신비감과 치명적 매력을 표현해야 했다. 감독님이 과감하게 택했고, 나도 동의했지만 선택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 <인간중독>을 통해 느낀 바나 배운 점이 있는지?
"배우로서 가치관이 많이 바뀌었다고 느낀다. 예전엔 스스로 만든 송승헌이라는 이미지 안에만 있있다면 새로운 캐릭터를 시도하며 뭔가 몸이 가벼워진 느낌이다. 물론 다양한 장르에 대한 갈증은 있었지만 송승헌이 조금은 배우의 느낌을 갖기 시작했다고 봐주시고 변화하는 모습을 알아주셔 좋은 거 같다."

- 이번 <인간중독> 홍보를 위해 많은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하면서 팬들과 소통을 하고 있다. 평소엔 예능 프로그램에 자주 출연하지 않은 걸로 아는데 이번을 계기로 팬들과 소통을 이어갈 생각인지.
"영화 홍보를 위해 예능에 출연한 건 처음이다. 배우로서 터닝포인트기에 <인간중독>을 더 알리고 싶었다. 기회가 돼서 배우가 작품을 알리는 것도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김대우 감독님도 농담조로 지적했고 제 말주변이 좋지 않아 예능에는 자주 못 나올 거 같다(웃음)."

중국 진출?" 기회된다면 언제든 하고 싶다"
 인터뷰에 응하고 있는 배우 송승헌.
인터뷰에 응하고 있는 배우 송승헌.권소성

- 현재 많은 한국 스타들이 중국에 진출하고 있다. 특히 드라마 <상속자들>, <별에서 온 그대> 등이 중국에서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다. 송승헌씨 역시 '원조 한류스타'로서 중국 내 활발한 활동 계획이 있는지?
"예전부터 중국에 호감이 있었고, 이번에 중국에 오면서 SNS 등을 통해 중국 팬들의 열정을 알게 되었다. 특히 이번에 상하이 공항에 들어오는데 많은 팬들이 저를 응원하고 있는 걸 보고 많은 감동을 얻었다. 중국의 열정적인 팬들와 교류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중국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싶다."

- 평소 좋아하는 중국 영화가 있는지. 또 함께 작품을 찍고 싶은 중국 배우나 감독이 있는지?
"중국에도 좋은 감독 및 배우 분들이 많다. 특히 이번 영화제 때 공리씨도 만나서 사진도 찍었다. 공리는 한국에서도 인지도가 높고 많이들 좋아하는데 그런 배우를 처음 만난 것도 영광스럽다. 또 중국에는 리안, 오우삼, 첸카이거 등 국제적으로 유명하고 훌륭한 감독들이 많다. 평소에도 그들과 함께 영화를 찍어보고 싶었다."

모든 질의가 끝난 후 송승헌은 "영화제에 와서 많은 영화를 보지 못한 게 아쉽다"고 전했다. 그는 "(기회가 된다면) 김대우 감독님 및 스태프와 함께 영화 이야기를 나누며 가벼운 마음으로 작품을 보고 싶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송승헌 상하이 SIFF 인간중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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