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 크로스>의 강도윤(김강우 분)이 오금실(정애리 분)이 싸온 도시락에 네 식구가 같이 먹는 것은 상상하고 있다..

<골든 크로스>의 강도윤(김강우 분)이 오금실(정애리 분)이 싸온 도시락에 네 식구가 같이 먹는 것은 상상하고 있다.. ⓒ KBS


<골든 크로스>의 결말에서 강도윤(김강우 분)은 복수에 성공했고 변호사가 되어 서민들을 도왔다. 서동하(정보석 분)는 악행이 만천하에 공개되어 죗값을 치러야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교도소에서 출소한 그가 웃으며 누군가와 통화하는 모습은 섬뜩했다.

음모에 휘말려 억울하게 세상을 떠난 은행원 아버지와 여동생의 복수를 꿈꾸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 <골든 크로스>는 제작발표회 때부터 '또 복수극이냐'는 비아냥거림을 받았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단순한 복수극이 아니었다. 연예인 지망생과 스폰서, 그리고 몇 년 전부터 문제가 되고 있는 이른바 모피아, 재무부 출신의 인사들이 정계·금융계 등으로 진출해 산하 기관들을 장악한 거대한 세력까지 담으며 <골든 크로스>는 우리사회 치부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골든 크로스>의 주인공인 강도윤은 그저 가족들과 행복하게 살아가던 남자였다. 사법고시생인 아들에게 행여나 누가 되지 않을까 염려해 강직한 삶을 살던 아버지 강주완(이대연 분)과 자식을 끔찍하게 사랑한 어머니 오금실(정애리 분), 그리고 말괄량이 여동생 강하윤(서민지 분), 그리고 강도윤까지 네 식구는 소박하지만 남부러울 것 없는 삶을 살고 있었다.

하지만 어느 날 닥친 동생 강하윤과 아버지 강주완의 죽음. 그 뒤에는 대한민국 경제를 쥐락펴락하는 비밀 클럽 '골든 크로스'가 버티고 있었다. 그렇기에 그 어느 싸움보다 어려웠고 강도윤 역시 죽을 고비를 넘겼다. 3년이 흐른 뒤 강도윤은 테리영으로 신분세탁하고 서동하에게 접근해 통쾌하게 복수를 하면서 시청자의 속을 시원하게 했다.

이후 강도윤은 한민은행을 인수해 아버지의 이름을 딴 '강주완 기금'을 만들고 은행의 지분 5%를 행원들에게 나눠줬다. 또한 그는 작은 사무실에서 억울한 서민들을 돕는 변호사로 일하며 보람을 느꼈고, 오금실이 싸온 도시락을 네 식구가 함께 먹는 모습을 상상하며 엔딩을 맞아 시청자의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그러나 끝이 아니었다. 에필로그 격으로 교도소에서 복역한 서동하가 몇 년 후 출소하는 모습은 시청자들을 섬뜩하게 했다. 서동하는 출소한 후 누군가와 통화에서 "조직은 쪼개져도 라인만 살아있으면 된다"고 말하며 죄를 뉘우치기는커녕 다시 권력을 쥐려는 모습으로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때문에 '강도윤이 이긴 걸까?'란 의문이 든다. 물론 강도윤은 아버지와 동생의 죽음의 진실을 밝혀냈고 서동하 역시 그 죗값으로 교도소에서 복역을 했다. 그러나 서동하는 교도소에서 복역만 했을 뿐 그는 자신의 죄를 뉘우치지 않았다. 어쩌면 서동하는 다시 강도윤을 죽이려 할지도 모른다. 제작진은 죗값을 치른다 할지라도 반성과 뉘우침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아무 소용없다는 것을 말하려는 것 아닐까? 그렇다면 과연 승자는 누구인가.

한편 <골든 크로스> 후속으로는 이준기와 남상미가 주연을 맡아 조선의 마지막 칼잡이가 총잡이로 거듭나 민중의 영웅이 되가는 과정을 그린 감성 액션 로맨스 드라마인 <조선 총잡이>가 방송된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이영광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이영광의 언론, 그리고 방송이야기'(http://blog.daum.net/lightsorikwang)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골든크로스 김강우 정보석 엄기준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와 이영광의 '온에어'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