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크라임씬>의 스틸컷
JTBC
친구들과 보드게임 카페를 자주 찾는 편이라면, <클루>라는 게임을 한 번쯤 해 보았을 것이다. <클루>는 한 저택에서 열린 파티에서 집주인이 살해당하자 용의 선상에 오른 6명의 손님이 직접 범인을 찾는다는 설정으로, 플레이어들이 가진 알리바이 카드를 조금씩 공개하여 제외해 가면서 마지막에 남는 범행 카드를 맞추는 게임이다.
JTBC <크라임씬>은 이 보드게임을 현실로 끄집어내어 스튜디오에 구현해 놓았다. 평면 세계를 실사로 구현하면서 범행 현장은 더욱 다양하게, 구체적이 됐고 추리 단계도 세분되었다. 하지만 게임 참여자들이 말(캐릭터)을 선택하고, 각 캐릭터가 가진 알리바이를 하나씩 꺼내 가며 용의자를 압축해가는 방식은 <클루>와 거의 같다.
'크라임씬', 밥상 차리는 데 6주나 걸렸다기획만 놓고 보면 참 재밌어 보이는 프로그램이지만, 사실 <크라임씬>은 계속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 첫 번째 사건(1화~2화)에서는 아직 프로그램에 다 적응하지 못한 출연자들이 증거를 놓치거나 제대로 해석하지 못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 보니 시청자가 사건 추리에 몰입하기가 거의 불가능했다.
이 때문에 두 번째 사건(3화~4화)에서 제작진은 출연자들이 깊이 관찰하지 않는 증거도 친절히 짚어주어 시청자가 쉽게 추리를 할 수 있도록 도왔다. 하지만 출연자들의 역량이나 주어진 조건에는 아무 변화가 없었기 때문에, 발전 없이 사건 현장을 헤매는 출연자들이 시청자 입장에선 답답해 보였다. 결국, 한 달이 다 가도록 <크라임씬>의 시청률도 첫 회 기록한 1.004%(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에서 더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이에 제작진은 세 번째 사건을 촬영하면서 긴급 처방을 내렸다. 그것은 현직 형사를 특별 게스트로 투입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 처방은 꽤 성과가 있었다. 일단 가상 현장에 진짜 형사가 들어오면서 사실적인 무게감이 더해졌다. 임문규 형사의 존재감은 현장에서는 물론이고, 이전 사건부터 자주 흐름이 느슨해지던 난상토론이나 심문 단계에서도 긴장감을 만들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