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FA 대박' 3인방... 이효희·정대영·김수지

2014 'FA 대박' 3인방... 이효희·정대영·김수지 ⓒ 한국배구연맹


여자 프로배구 여름 시장이 후끈 달아올랐다. 예상 밖의 초대형 FA가 연달아 터지고, 팀을 떠났던 유망주도 복귀했다.

다른 팀으로 이적할 수 있는 FA 2차 협상 기간이 20일 종료됐다. 이 기간 동안 흥국생명은 현대건설 센터인 김수지(28세·185cm)를 1억7000만 원에 영입했다. 백미는 도로공사였다. IBK기업은행의 주전 세터 이효희(35세·173cm)를 연봉 2억 원에, GS칼텍스의 베테랑 센터 정대영(34세·183cm)을 연봉 1억8000만 원에 전격 영입했다. 이효희는 여자 프로배구 연봉 순위 2위, 정대영은 한송이와 함께 공동 3위로 뛰어올랐다.

이효희 세터는 지난 시즌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했다. 정대영도 지난 시즌 우승 팀인 GS칼텍스의 주전 센터다. 두 선수 모두 실력과 V리그 우승 경험이 많은 베테랑들이다. 여자 프로배구에서 한 팀이 대형 선수 2명을 한꺼번에 영입한 경우는 전례가 없는 일이다.

배구계가 발칵 뒤집혔다. 2014~2015시즌 V리그 판도를 일거에 뒤엎을 수 있는 초대형 FA 이동이기 때문이다. '미녀 군단' 도로공사는 단숨에 우승 후보로 급부상했고, 팀 전력에 큰 구멍이 생기게 된 IBK기업은행과 GS칼텍스는 멘붕에 휩싸였다.

배구팬들도 도로공사의 FA 소식을 듣고 하루 종일 술렁였다. 초대형 FA의 당사자가 도로공사 팀이라는 데서 한 번 놀라고, 고액 연봉 선수 2명을 한꺼번에 영입한 '과감한 투자'에 두 번 놀랐다. 도로공사는 그동안 공사 소속으로 배구팀 투자에 인색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번 FA 영입을 예상한 사람도 거의 없었다.

도로공사, 단숨에 '우승후보'... IBK·GS "머리가 아프다"

V리그 우승에 대한 갈망이 도로공사를 움직인 것이다. 도로공사는 우승에 한(恨)이 맺힌 구단이다. V리그 10년 동안 여자 프로배구 6개 팀 중에서 유일하게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하지 못 했다. 2005시즌과 2005~2006시즌 챔피언결정전에 올랐지만 모두 준우승에 그쳤다. 이후 8년 연속 챔피언결정 무대조차 밟지 못했다. 그렇다고 하위권을 맴돈 건 아니다.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거나 아쉽게 탈락하는 경우가 많았다. 늘 막판 뒷심 부족이 문제였다.

이번 초대형 FA는 '2014~2015시즌은 반드시 우승 좀 해야겠다'는 의지가 투영된 산물이다. 작년과 비교해서 도로공사의 고질적 취약 포지션인 세터와 센터진이 대폭 강화됐다. 핵심인 외국인 선수 부분도 긍정적이다. 지난 2시즌 동안 도로공사에서 뛰었던 니콜 포셋(미국 국가대표·29세·193cm)이 재계약 의사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니콜은 실력도 출중하지만 한국 문화 적응력과 팀에 대한 충성도가 높다. 니콜 선수도 이번 FA 보강으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릴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동기 부여가 생긴 셈이다.

도로공사의 환호는 기업은행과 GS에게 슬픔을 안겨주었다. 이정철 IBK기업은행 감독은 20일 전화 통화에서 "도로공사가 2명을 한꺼번에 영입할 거라고는 예상을 못 했다"며 놀라워했다. 이선구 GS칼텍스 감독도 "머리가 많이 아프다. 정대영 공백을 어떻게 메워야 할지 답이 안 나온다"고 토로했다.

FA 전쟁 2라운드, 보호선수와 보상선수는?

대형 FA가 쏟아지면서 관련 팀들은 후속 작업으로 어떤 선수를 보호선수로 묶고, 어떤 선수를 보상선수로 받아올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 FA 전쟁 2라운드가 시작되는 셈이다. 

도로공사는 6월 1일 오전 12시까지 IBK기업은행과 GS칼텍스에 보호선수 5명(이효희·정대영+3명 추가)의 명단(똑같은 명단)을 보내줘야 한다. 그러면 GS칼텍스가 먼저 보호선수 5명 이외의 선수 중 1명을 지명하고, 그 다음 IBK기업은행이 6명(보호선수 5명+GS칼텍스 지명선수 1명) 이외의 선수 중 1명을 지명해 보상선수로 데려가게 된다. 정대영 선수의 계약 날짜가 이효희 선수보다 앞서기 때문이다. KOVO 규정상 보상선수를 선택하는 구단의 순서는 '계약일-직전 시즌 성적의 역순' 순이다. 지명권은 6월 3일까지 행사해야 한다.

도로공사 서남원 감독이 보호선수 5명을 누구로 정할 지가 가장 큰 관심사이다. FA 영입으로 새롭게 짜여진 팀 구성상 이효희·정대영·김해란·하준임 4명은 보호선수로 묶을 게 확실시 된다. 나머지 1명은 고예림·황민경·표승주 중 1명이 보호선수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GS칼텍스와 IBK기업은행은 전력 누수가 큰 센터와 세터 포지션 선수를 우선 지명할 가능성이 있다.

김수지 선수를 영입한 흥국생명과 현대건설도 마찬가지다. 다만 현대건설은 흥국생명으로부터 받아올 보상선수가 마땅치 않다는 게 큰 고민이다.

뜨거운 감자 '김사니 세터'... 신인 드래프트 '대어 잔치'

 김사니(왼쪽)·이나연 선수

김사니(왼쪽)·이나연 선수 ⓒ 한국배구연맹


FA 2차 협상 기간에도 계약을 하지 못한 선수들은 5월 21일~31일까지 원 소속 구단과 다시 3차 협상을 벌인다. 남자부는 2차 협상에서 팀을 이적한 선수가 단 1명도 없었다. 대상 선수가 5명뿐인 데다 대어가 없었기 때문이다. 반면 여자부는 대박 FA 이적이 3명이나 나왔다. 3차 협상 기간에도 '뜨거운 감자' 김사니 선수(34세·182cm) 등 5명이 남아 있다.

지난 시즌 아제르바이잔 리그(유럽랭킹 4위 리그)에서 뛴 김사니가 국내 복귀 시에는 더 많은 선수 이동이 발생할 소지가 있다. 도로공사도 처음에는 김사니의 영입을 위해 국내 원 소속 구단인 흥국생명과 협상을 벌였다. 흥국생명이 김사니 선수와 계약을 체결하고 이후 도로공사 선수와 트레이드 하는 일종의 '사인 앤 트레이드' 형식이 논의되었다.

도로공사는 김사니가 요구한 연봉 2억5000만 원도 수용할 의사가 있었다. 그러나 흥국생명 측이 김사니를 내주는 대신 도로공사 선수 3명을 요구하면서 성사 직전에 불발됐다. 이후 도로공사가 이효희 세터와 정대영 센터를 영입해 이 트레이드 카드는 물 건너갔다.

그러자 이번에는 흥국생명과 IBK기업은행 간에 김사니 트레이드를 놓고 물밑 협상이 오고가고 있다. 역시 관건은 흥국생명이 IBK기업은행에게 요구하는 선수의 명단과 숫자다. 김사니가 2014~2015 V리그에 뛰기 위해서는 5월 31일까지 국내 팀과 계약을 마쳐야 한다.

여기가 끝이 아니다. 8~9월로 예상되는 여자부 신인 드래프트에서 역대급 '대어 잔치'가 벌어진다. 2014~2015 V리그에 첫 선을 보이게 될 신인 중에는 이재영·이다영(선명여고) 쌍둥이 자매처럼 이미 성인 국가대표로 발탁돼 기량이 검증된 선수도 있다. 이 외에도 180~190cm대의 장신과 잠재력이 풍부한 대어급 선수들이 쏟아져 나온다.

이 때문에 여자 프로배구 신생팀인 제7 구단을 창단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기도 했다. 한때 몇몇 기업이 창단 의사를 보이기도 했다. 구자준 KOVO 총재는 21일 모 언론과 인터뷰에서도 "프로배구 팀 창단에 관심을 표시한 기업이 몇몇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KOVO는 기존 구단들의 전력 강화와 경기력 평준화를 위해 올 시즌 여자부는 신생팀 창단 없이 드래프트 하기로 결정했다. 신인 드래프트에서 어떤 팀이 어떤 선수를 뽑아가느냐에 따라 또 한번 판도가 요동칠 가능성이 있다.

이나연 '복귀'... 김민지·이소라 '무소식'

지난 해 갑작스럽게 팀을 이탈해 배구팬들을 당혹케 했던 이나연 세터(23세·173cm)가 최근 소속팀인 GS칼텍스로 돌아왔다. 이나연은 2012~2013 V리그에서 GS칼텍스의 주전 세터로 맹활약하며 일약 차세대 스타로 떠올랐다. 빠른 토스와 대담한 볼배급이 돋보였던 이나연은 작년 7월 국가대표팀에도 발탁돼 앞날이 활짝 열릴 찰나였다. 그런데 작년 7월 KOVO컵 대회 이후 '배구를 그만두겠다'며 팀을 이탈해 큰 충격을 주었다.

주전 세터를 잃어버린 GS칼텍스 구단은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었다. 다행히 양산시청에서 정지윤 세터(35세·178cm)를 긴급 수혈한 이후 챔피언결정전 우승까지 거머쥐며 어려운 고비를 잘 넘겼지만, 정 세터의 나이가 많기 때문에 5개월여의 V리그 대장정을 소화하기에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이선구 감독은 지난 4월 초 V리그 시상식이 끝난 이후 이나연 선수와 만났다. 이 자리에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눴고, 이나연도 복귀해서 최선을 다 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이후 5월 6일 GS칼텍스 선수들이 휴가를 마치고 훈련을 시작할 때 이나연도 함께 복귀했다. 현재 팀 동료들과 KOVO컵·V리그를 대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나연 선수 개인이나 GS칼텍스 팀, 국가대표의 미래를 위해서도 젊고 가능성 있는 세터의 복귀는 다행스럽고 잘된 일이다.

정지윤 세터는 양산시청으로 돌아가려던 계획을 접고, 2014~2015 V리그에도 GS칼텍스에서 뛰기로 최근 재계약을 마쳤다. 이나연까지 복귀함에 따라 세터 부문에서 한층 안정된 전력을 구축하게 됐다. 이숙자 선수에게는 GS칼텍스의 세터 코치 겸 2군팀 코치를 제안해놓은 상태다.

이밖에 김민지(현 포항시체육회)와 이소라(현 수원시청)의 V리그 복귀 여부도 관심사다. 두 선수의 복귀는 본인의 의지와 원하는 팀의 존재 등이 맞아떨어져야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런 부분에서 아직 진척되고 있는 사항이 없어 팬들의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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