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주말드라마 <황금무지개>에서 김백원 역의 배우 유이가 3일 오전 서울 역삼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의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MBC 주말드라마 <황금무지개>에서 김백원 역의 배우 유이가 3일 오전 서울 역삼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의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오마이스타 ■취재/이선필 기자·사진/이정민 기자| 최근 종영한 MBC 주말드라마 <황금 무지개>에서의 김백원(유이 분)처럼 유이는 씩씩하고 발랄했다. 이제 막 데뷔 6년차에 접어들며 가수 활동으로서는 정점을 찍었지만 연기자 면에서는 "여전히 신인"이라며 남다른 열정을 보이고 있었다.

타 드라마의 캐릭터와 달리 이번에 유이는 제대로 속 시원한 면모를 보였다. 김백원의 극중 직업이 순경이었기에 액션 아닌 액션도 선보였고, 일곱 형제·자매들을 보듬으며 듬직한 성격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백원이 할 말도 하는 성격이고 집안의 언니로 동생들을 다스리는 입장이라 통쾌했어요. 실제 애프터스쿨 멤버들을 다스릴 때는 제가 좀 다그치는 입장이라면 백원이는 타이르는 쪽이었는데 그게 또 새로웠죠. 드라마 설정이라지만 제 밑으로 동생이 이렇게 많은 것도 처음이었어요."

"데뷔 초, 부모님 앞에선 절대 울지 않겠다 다짐했다"


그러고 보니 연기자로서 유이도 꽤 성장했다. 언제부턴가 현장에 가면 자신도 인사를 받게 되는 일이 종종 생기고 있다며 신기해했다. <황금 무지개>로 또 하나의 드라마 필모그래피를 쌓게 되면서 그만큼 책임감도 커졌단다.

"드라마의 내용도 내용이었지만 사실 제 캐릭터가 좋았어요. 실제 제 모습과 닮은 면도 많더라고요. 제가 좀 단순한 편인데 백원이도 단순한 아이였어요. 그만큼 인물에 대해 공부를 정말 열심히 했고 준비했죠. 하나에 꽂히면 쭉 파고드는 모습도 저와 닮았어요. 극 중에서 크고 작은 사건을 겪으면서 백원이의 밝은 성격이 좀 줄어들긴 했지만, 많이 공감이 갔던 인물이었어요."

또한 <황금 무지개>가 대가족이면서도 편부모, 즉 엄마의 부재로부터 출발한 가족을 다뤘기에 연기를 하면서도 남다른 감정이 들 법했다. 유이 또한 "알게 모르게 가족에 대해 한껏 생각하게 한 작품"이라며 반추했다.

"솔직히 몇 년 전만 해도 예능 프로도 하고 광고도 여러 개 찍다보니 일에 대한 소중함을 몰랐던 거 같아요. <미남이시네요>를 찍을 당시였는데 눈 뜨면 일 하러 나가고, 스케줄 때문에 차에서 밥 먹는 생활을 반복하다 보니 지치지도 했죠. '내가 왜 이러면서 일을 하지?'라고 생각하던 때, 엄마가 제게 '고마워, 딸 덕분에 빚을 드디어 청산했어'라고 하셨어요. 그때 정신이 번쩍 들었죠. 가족이 바로 제가 일을 하는 원동력이었고, 절 아낌없이 지원하셨던 부모님에게 기쁨을 주는 게 일의 원동력이었던 거예요."

데뷔 직후까지 유이는 가족과 대화를 많이 하는 편이 아니었다. 22살 어린 나이에 데뷔해서 가족과 떨어져 숙소에서 5년간 지내다보니 자립심이 생겼고, 더불어 "걱정을 끼치면 안 된다는 생각에 부모님 앞에선 절대 울지 않겠다"라는 다짐도 했던 터였다. 하지만 그게 오히려 가족 간 거리를 만들었다. 숙소 생활을 정리하고 가족과 지낸 지 올해로 2년이 된 유이는 "이젠 사소한 수다도 떨고 많이 생각을 나누고 있다"며 달라진 모습을 전했다.

"언젠가 부모님과 소주를 마셨는데 데뷔 직후 제 모습이 많이 낯설다고 하시더라고요. 힘들 때 당신들에게 기대지 못했던 모습에 안타깝고 서운하셨던 거예요. 이젠 다시 그러지 않겠다고 다짐했죠(웃음)."

"연기 재밌어져...애프터스쿨 졸업 다가왔다는 생각"

 MBC 주말드라마 <황금무지개>에서 김백원 역의 배우 유이가 3일 오전 서울 역삼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의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가족이 바로 제가 일을 하는 원동력이었고, 절 아낌없이 지원하셨던 부모님에게 기쁨을 주는 게 일의 원동력이었어요." ⓒ 이정민


가수로는 벌써 6년 차다. 소위 업계에서는 아이돌 그룹의 인기도가 5년 차에 절정을 이룬다는 말이 있는데 이걸 감안하면 유이가 속한 애프터스쿨은 이미 정점을 찍었다고 볼 수도 있다. 다만 다른 그룹과 달리 애프터스쿨은 멤버들의 졸업제가 있고, 꾸준히 새 멤버를 영입할 시스템이 있다는 게 차이점이다. 유이 또한 연기자와 가수 활동에 대한 생각을 꽤 오랜 시간 해오고 있었다.

"무대는 아직도 그리운 곳이에요. 언젠가 애프터스쿨을 봤을 때 제 자리가 비어보이는 느낌이 안 들어서 곧 졸업할 때가 오겠다는 생각은 해요. 예전엔 무대가 중요했고, 연기는 하나의 재미였는데, 이제 6개의 작품을 하다 보니 좀 달라진 거 같아요. 연기가 점점 중요해지고 무대가 재밌어지는 시점이 오더라고요. 그래서 졸업이 다가왔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래도 전 가수라는 직업이 자랑스러워요. <음악중심>과 <뮤직뱅크>를 볼 때마다 무대에 서고 싶어 죽겠어요(웃음). 앞서 연기자의 길을 걷고 있는 박정아 선배님도 무대가 분명 그리울 거예요. 그럼에도 연기가 중독이라는 말이 맞는 게 대본을 놓아도 계속 생각이 나요. 가끔 혼자 예전 작품의 대본을 만져보기도 해요. 변태 같나요? (웃음) 집에 가면 대본만 모아놓은 책장이 따로 있답니다."

  MBC 주말드라마 <황금무지개>에서 김백원 역의 배우 유이가 3일 오전 서울 역삼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의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MBC 주말드라마 <황금무지개>에서 김백원 역의 배우 유이가 3일 오전 서울 역삼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의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유이에게 가수의 길을 갈 것인지 연기자로 갈 것인지 선택을 강요할 수는 없다. 결국 본인의 문제고, 선택에 따른 결과 또한 본인이 져야하기 때문이다. 다만 "무대를 과감하게 놓진 못하겠지만 언젠간 놓을 때가 올 것"이라고 말하는 그녀에게서 연기에 대한 남다른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 데뷔 시절 무대 위에 올라 청중들을 다 휘어잡겠다며 강한 눈빛을 쏘던 유이의 모습이 묘하게 떠올랐다.

"드라마도 주인공부터가 아닌 카메오와 특별출연부터 시작했잖아요. 언젠가 미니시리즈의 비중 있는 역을 할 때가 오겠죠. 또 영화도 마찬가지로 해보고 싶어요. 제가 한 작품을 책임질 능력은 아직 안되지만 단역이라도 캐릭터가 맞으면 하고 싶어요. 큰 스크린에 제 모습이 나오면 신기할 거 같긴 해요(웃음). 다만 단계를 밟아가며 하고 싶어요. 처음부터 덥썩 큰 역할을 했다가 잘 안되면 트라우마가 생길 거 같기도 하고요. 꾸준하게 성장하도록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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