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수현의 중국 팬들이 14일자 <신경보>에 게재한 광고.

배우 김수현의 중국 팬들이 14일자 <신경보>에 게재한 광고. ⓒ 중국 <신경보>


지난 14일, 중국 유력 일간지 <신경보>(新京報)의 연예섹션 C02면에서 특별한 전면 광고가 눈에 띄었다.

'Dear 김수현'으로 시작하는 편지형식의 이 광고에는 '우리는 모두 도교수(SBS <별에서 온 그대>에서 김수현이 연기하는 도민준) 당신에게 빠졌다', '우리의 마음속에서 당신은 이 별에서 가장 완벽한 수호신이다', '당신의 생일 및 밸런타인데이를 축하하며, 우리는 3월 22일 상하이에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겠다' 등의 글과 함께 배우 김수현의 사진과 장미꽃 한 송이가 담겨 있었다.

이는 'Kmoon'이라는 가명을 쓰는 한 중국 현지팬이 중국 내 수천만 '도교수 의존증 환자'를 대표해서 보낸 편지형식의 광고다. 2월 16일 김수현의 생일 및 밸런타인데이를 축하하고, 곧 있을 중국 팬미팅을 특별한 형식으로 환영하고자 이러한 광고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신경보>는 베이징에서 발행되는 유력 일간지 중의 하나다. 이 섹션의 전면 광고비는 무려 34만 위안(한화 약 59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많은 현지인 및 언론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중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중국 일간지 <심양만보>(沈陽晩報)는 김수현에게 보내는 광고가 발표된다는 소식을 미리 알고 질세라 13일, 광고면 판매에 나섰다. <심양만보> 측은 자사의 공식블로그에 한류스타 이민호의 팬들에게 광고를 통해 이민호에게 사랑을 나타낼 것을 호소했다.

이에 그 호소문을 읽은 한 현지 누리꾼은 우스개로 "<심양만보>가 아닌 <인민일보>(중국 최대의 관영 신문사-기자 주) 지면을 사서 이민호가 밸런타인데이를 즐겁게 보내기를 축하해야만 이번 <신경보>의 김수현 광고를 이길 수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

<별에서 온 그대> 인기로 시작된 '김수현의 난'

 중국 동영상 사이트 아이치이(IQIYI)에서 볼 수 있는 <별에서 온 그대> 스페셜 계획. 드라마와 도민준 역의 배우 김수현에 대한 중국 내 인기를 보여주고 있다.

중국 동영상 사이트 아이치이(IQIYI)에서 볼 수 있는 <별에서 온 그대> 스페셜 계획. 드라마와 도민준 역의 배우 김수현에 대한 중국 내 인기를 보여주고 있다. ⓒ iqiyi.com


팬들이 전면 광고를 낸 날, '중국에서 활동도 거의 하지 않는' 김수현은 쟁쟁한 현지 톱스타를 물리치고 중국 바이두(최대의 검색 엔진) '오늘의 남자배우' 1위로 올라서는가 하면, 중국 최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웨이보 팔로워 수는 <별에서 온 그대>(이하 <별그대>) 시작과 함께 꾸준히 증가, 현재 300만을 돌파한 상태다.

중국에서는 한국에서 프로그램이 방송된 지 몇 시간 후부터 현지 동영상 사이트를 통해서 유료로 드라마를 방영하고 있는데, <별그대> 방영 뒤에는 김수현이 웨이보의 유명인 검색 순위 10위권에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 배우 이민호가 SBS <상속자들>로 중국인들의 시선에 끄는 데에 성공했다면, 이제는 김수현이 중국에서 인기 고공행진을 달리고 있다.

이러한 인기에 현지 언론은 벌써부터 '김수현의 난'이 시작되었다고 놀라워하고 있고, <별그대>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며 매일 대서특필하고 있다. 중국 현지 유력 연예사이트인 텐센트(腾讯) 연예는 지난 14일, '<별그대>가 아시아를 휩쓸면서 수많은 팬들이 '도교수 의존증'에 걸렸고 '도교수' 김수현은 그 인기로 보나 몸값을 보나, 중국에서 <상속자들>로 엄청난 인기를 끈 이민호를 초월하고 있으며, '도교수'가 언제 중국에 와 활동할 것인지가 중국 팬들의 관심사로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20% 초중반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올해 최고의 드라마로 떠오른 SBS 수목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국내에서 30%에 가까운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SBS 수목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 SBS


<별그대>는 종영까지 4회만을 남겨둔 가운데, 한국에서 뿐만 아니라 중국에서도 아이치이(IQIYI) 등 현지 동영상 사이트를 통해 6억뷰라는 엄청난 기록을 남기며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다. 중국, 미국 등 전 세계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기네스북까지 오른 싸이의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 유튜브 조회 수가 10억뷰 정도임을 감안할 때 단일 드라마로 단일 국가에서 6억뷰를 올린 건 대단한 기록이 아닐 수 없다.

특히 한국 드라마 마니아 층 뿐만 아니라, 보지 않던 사람들도 <씽니>(星你, <별에서 온 그대>의 중문 약칭)에 열광하기 시작했다. 심지어 판빙빙, 고원원, 황효명, 서기 등 현지 톱스타들은 웨이보를 통해 공개적으로 자신이 <별그대>의 팬임을 자처하고 있다. 김수현은 이번 드라마를 통해서 많은 중국 여성들의 새로운 '남신'(이상형)으로 떠올랐다.

천송이의 '치맥'까지 열풍...한국문화 전파 역할까지

<별그대>는 '도교수' 김수현뿐만 아니라, 중국 현지인들에게 생소한 한국 문화를 전파하는 데에도 성공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치맥(치킨과 맥주) 문화'다. 10회 에필로그에서 천송이(전지현 분)가 도민준에게 "눈 오는 날에는 치킨에 맥주인데, 아니면 막창에 소주라든가. 돼지껍데기도 좋고"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는데, 천송이가 죽고 못 사는 치맥이 중국의 젊은 시청자에게 크게 어필하고 있다.

 중국의 한 휴대폰 메신져에서 '치맥'을 입력하면 눈이 내리는 효과가 나오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현지인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중국의 한 휴대폰 메신져에서 '치맥'을 입력하면 눈이 내리는 효과가 나오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현지인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 권소성

판빙빙, 고원원, 허위, 조위 등은 자신의 웨이보에서 '치맥'을 먹었다고 수차례 언급했고, 심지어 중국 일간지 <영파만보>(寧波晩報)에 따르면 중국의 휴대폰 메신저 웨이신(WeChat)은 '치맥'의 중국어인 '炸鸡和啤酒'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흰 눈이 내리는 효과를 삽입해 많은 현지인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예전에도 중국에서 치킨을 먹는 사람은 많았지만, 대부분 맥도날드나 KFC 등의 패스트푸드점에서 판매하기에, 문화보다는 그냥 빨리 먹을 수 있는 음식 정도로만 여겨졌다. 그런데 <별그대>의 인기 덕분에 젊은 층을 중심으로 많은 중국인들이 한국에서 치킨과 맥주를 곁들여 먹는 것을 알게 되었고 베이징, 상하이 등 중국 대도시의 KFC 등에서 치킨 등을 배달시켜 집에서 캔 맥주와 함께 먹는 사람들이 몇 달 새에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여파로 중국에 진출한 BBQ, 교촌 등 치킨 전문점 역시 현지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으며, 특히 상하이 한인타운 부근에 가게를 차린 교촌치킨은 평일 오후임에도 불구하고 수 시간동안 기다려 치킨을 먹어야 할 정도다.

사실 드라마 방영 초기만 해도 중국 내에서 김수현의 인기는 그리 높지 않았다. 현지 언론 및 많은 관계자는 '김수현'이라는 이름 자체보다는 '전지현의 남자' 등으로 부르기 일쑤였다. 전지현은 10년 전에도 <엽기적인 그녀>로 중국 현지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불렀지만, 김수현은 <해를 품은 달>에서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이름을 알린 후 더 이상 회자되지 못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초반에는 전지현, 박해진 등 중국 내에서 이름이 알려진 스타를 보기 위해 <별그대>를 시청한 사람들은 후반으로 갈수록 '외계인'이라는 특수한 신분, 훤칠한 외모와 키 그리고 인간적인 매력을 갖춘 도민준 역의 김수현을 눈여겨보기 시작했다. 결국 이는 드라마의 주 시청층인 젊은 여성들을 중심으로 중국 내 '도교수 앓이' 현상을 만들어냈다.

 SBS 수목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도민준(김수현 분).

SBS 수목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도민준(김수현 분). ⓒ SBS


중국의 대형 과학 프로그램인 <최강대뇌>(最强大脑)는 2월 13일 공식블로그를 통해 김수현 소속사 키이스트에 초청서를 발송했으며 김수현이 <최강대뇌>에 출연할 것을 제의했다고 지난 10일 발표했다.

이 소식은 발표되자 현지 누리꾼들의 강렬한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수많은 누리꾼들은 "도교수님, 속히 <최강대뇌>에 오셔서 중국에서도 매일 볼 수 있게 해줘요!", "천송이 아가씨를 위해 지구에 남으세요!", "당신의 공간이동 능력으로 즉시 중국에 올 수 있잖아요?"라고 읍소하는 중이다.

현지 언론들도 김수현에 대해 엄청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날마다 <별그대>의 드라마 내용, 포스터, 주인공 의상 등 내용을 기사화하는가 하면, 매일 각종 '김수현' 관련 소식 및 기획기사를 시시때때 내보내고 있다.

김수현의 소속사 키이스트에 따르면 팬레터와 선물은 물론, 중국 현지 매체 인터뷰와 방송사 프로그램 섭외 요청, 한중 합작 영화나 현지 영화 캐스팅 제안, 국내외 각종 기업의 광고 제안 등이 수없이 들어오고 있다고 한다. 드라마가 종영하기 전부터 엄청난 인기를 입증하고 있는 것이다.

얼마 전, 중국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4대 포털사이트 중의 하나인 왕이(网易)닷컴 연예섹션의 편집장 천즈량(陳志亮)은 기자에게 "중국에 모습을 드러내기 전부터 벌써 이렇게 인기가 높은 스타는 중국에서도 정말로 드물다"며 "그만큼 올해 가장 기대되는 한류스타 중의 하나가 바로 김수현이며, 우리는 그를 만나보고 싶고 그의 중국 데뷔를 기대하고 있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처럼 한국에서 뿐만 아니라 중국에서도 인기 고공행진을 달리고 있는 김수현은 <별그대>의 촬영을 마치고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는 의미로 첫 아시아 투어 팬미팅을 준비중이다. 서울을 시작으로 대만, 중국 베이징·상하이·광저우, 일본, 싱가포르, 태국 등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지난 14일 티켓 오픈된 대만 팬미팅은 판매개시 30분 만에 4천 석 전석이 매진되며 뜨거운 인기를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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