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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방송된 tvN <응급남녀>의 한 장면

24일 방송된 tvN <응급남녀>의 한 장면 ⓒ tvN


과연 이들이 어울리기는 할까? tvN의 새 금토드라마 <응급남녀>의 주인공 최진혁과 송지효를 바라보면서 들었던 첫 번째 의구심이다. 일단 실제로 송지효가 최진혁보다 6살 연상이다 보니, 아무리 이들이 극중 연상연하 커플이라 설정되었다 해도 자칫 잘못했다간 누나와 남동생의 다툼으로 보일지 않을까 싶었다.

케이블 드라마 사상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지상파 드라마의 자존심을 건드린 <응답하라 1994> 의 후속작으로 배정된 편성도, <응급남녀> 에게 있어서는 꽤나 묵직한 부담감으로 작용할 수 있을 터였다. 그만큼의 시청률이나 화제를 몰고 오지는 못할지라도, 유리한 상황을 제공해 준 것에 대한 보답을 어느 정도는 해야 한다는 중압감에 시달려야 했을 테니까.

그럼에도 <응급남녀>에 대한 기대치도 걱정만큼 비례했다. 이 작품을 통해 남녀 주인공인 최진혁과 송지효가 연기변신에 성공할 것이라는 확신 때문이었다. 그리고 단 1회 만에 그들은 이 기대감을 충분히 채워 줬다. '실망시키지 않은 배우'라는 칭찬이 그들의 연기에 대한 평가를 대신했다.

허당기 넘치는 이 남자..정말 '구가의 서' '상속자들' 최진혁 맞나

 24일 방송된 tvN <응급남녀>의 한 장면

24일 방송된 tvN <응급남녀>의 한 장면 ⓒ tvN


일단 송지효의 변신에 안도감이 느껴진다. 최근까지 그는 예능 속 이미지 때문에 '배우로서의 신비감이 떨어진다'는 쓴소리를 들어 왔다. 그러나 송지효는 드디어 안성맞춤인 옷을 골라 냈고, 이 옷을 입고 활개를 펼칠 수 있는 무대을 만나게 됐다. <응급남녀> 속 맹하고 털털하면서도 여성스러운 매력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오진희는 송지효의 장점들을 가장 잘 표현해낼 수 있는 캐릭터다.

하지만 오진희를 연기하는 송지효가 그리 새롭거나 낯설지만은 않다. 단지 그간 그가 연기한 캐릭터들 중에서 가장 그에게 최적화된 캐릭터가 아닌가 하는 생각에 흡족함을 느낄 뿐이다. 그러나 최진혁은 다르다. <응급남녀>는 최진혁에게 있어서 연기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제공해 줄 수 있는 작품이라고까지 생각된다.

그동안 최진혁은 무겁고 진지한 캐릭터들을 맡아 왔다. 특히 <구가의 서>와 <상속자들>을 통해 '배우 최진혁'을 알린 바 있지만, 이 두 작품 모두 주연의 자리가 아니었을 뿐더러, 미소기가 없는 다소 어둡고 진중한 캐릭터들이어서 그의 이미지가 한 방향으로 몰리고 고착화되는 듯했다.

때문에 점점 굳어져가는 이미지를 바꾸어 내고, 자신의 연기 스펙트럼이 다양하다는 것을 알려야 할 필요가 있었던 최진혁에게 <응급남녀>는 그간의 갈증을 해소해줄 수 있는 작품이다. <응급남녀>에서의 최진혁은 지금까지 대중이 알고 있던 최진혁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자신을 그려내고 있다.

'이미지 변신' 해낸 최진혁, 앞으로의 활약이 궁금하다

 24일 방송된 tvN <응급남녀>의 한 장면

24일 방송된 tvN <응급남녀>의 한 장면 ⓒ tvN


갑자기 성당을 쳐들어와 결혼식을 치르고 사람들 앞에서 격렬하고 과격한 키스로 오진희에게 사랑을 맹세한 오창민. 그때까지만 해도 그는 참으로 멋지고 남자다우며 로맨틱했다. 그러나 고작 몇 개월이 흐른 뒤, 그는 찌질함으로 가득한 남편이 됐고, 매력이라 불리기엔 민망할 정도의 허당기를 지닌 남자로 바뀌어 갔다.

결국 이들의 사랑은 아무것도 아닌 일에 싸우기 시작했고, 그 싸움은 서로 아끼는 물건들에 흠집을 내는 유치하기 그지없는 행동으로 이어졌다. 그러한 생활의 반복은 결국 두 사람에게 이혼 도장을 찍게 했고, 영원한 사랑으로 지켜주겠다는 오창민의 다짐은 그저 달콤했던 사탕발림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그 과정을 최진혁은 한 번도 보여주지 않았던 표정과 연기력으로 착실하게 표현해내고 있다. 능글맞아 보이기도 하고, 짓궂어 보이기도 하고, 본인은 화가 나는데 보는 사람은 웃기기만 한 다양한 표정들이 적절한 상황에서 드러나는 것은 물론, 여자의 복잡한 감성과는 완전히 상반되는 남자의 단순한 심리를 '허당'적인 면모로 현실감 있게 그려내기도 한다.

최진혁과 송지효의 케미스트리(조화)가 기대되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만약 그가 그간의 작품에서 보여줬던 '상남자'스러움만을 그대로 유지했더라면, 명랑한 분위기의 송지효와 불균형을 이뤄 어색하거나 불편한 커플의 모습만을 보여줬을 테다. 그래서 허당남으로 탈바꿈한 최진혁이 반갑다. 이미지 변신이라는 어렵고도 난감한 숙제의 1번 문제를 잘 풀어가고 있는 중인 최진혁. 앞으로 그의 연기에 점점 더 눈길이 가게 될 듯하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음대성 시민기자의 개인블로그(DUAI의 연예토픽), 미디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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