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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부진했던 <예쁜 남자>의 뒤를 이어 첫 방송을 시작한 KBS 2TV <감격시대>의 순조로운 출발을 의식했던 것일까.

16일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는 처음부터 끝까지 흥미진진했다. 도민준(김수현 분)과 이재경(신성록 분)의 팽팽한 기싸움과 도민준의 정체를 눈치 챈 것 같은 이휘경(박해진 분)의 등장까지 어우러진 가운데, 이날 방송의 일등공신은 단연 전지현이었다.

'요정' 천송이, 일상 세계로 내려오다

 SBS <별에서 온 그대>의 천송이(전지현 분).

SBS <별에서 온 그대>의 천송이(전지현 분). ⓒ SBS


이날 방송에서 천송이(전지현 분)는 그동안 보여줬던 모습을 집대성한 것 같았다. "15초만에 내게 반하게 하겠다"고 큰소리쳤던 천송이는 도민준과 키스한 이후, 도민준만 생각했다. "난 항상 누구에겐가 곱씹히는 사람이었는데, 이제는 누군가를 곱씹고 있다"면서 도민준을 향한 마음을 솔직하게 고백하기도 했다. 고백 전에 어쩔 줄 몰라 고민하고, 또 고백 후에도 마음을 졸였다.

그렇다고 천송이가 시종일관 두근두근한 감정만 표현했던 것은 아니다. 세상 물정을 몰라도 한참 모르는 천송이는 생활고를 겪으면서 은행에 대출을 받으러 가기도 했다. 과거엔 VVIP였지만 한순간 신용등급이 떨어지고, 대출마저 어렵다는 이야기를 듣자 아끼던 구두와 가방 등을 인터넷에 올려 판매하기도 했다. '국민 요정'이었던 천송이는 그렇게 땅으로 내려왔다.

10회 방송 이후 등장한 에필로그는 본편 이상이었다. 천송이는 병원에서 도민준을 향한 자신의 마음이 어떤 증상을 나타내는지를 설명했다. 감정의 기복이 엄청나서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처럼 보일 정도였다. 한순간에 분노에 찼다가도, 다시 원래대로 돌아오는 모습은 시청자에게 '전지현에게 이런 면이 있었나'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자신과 닮은 천송이, 자연스럽게 소화

<별에서 온 그대>가 방송을 시작할 때만 해도 사람들은 14년 만에 TV로 돌아온 전지현이 이 정도로 캐릭터를 소화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드라마에서 천송이라는 캐릭터를 만난 전지현은 'CF 여신'으로 박제되어있던 이미지를 깨뜨리고 대중의 곁으로 돌아왔다. 마치 13년 전, 영화 <엽기적인 그녀>를 통해 '만인의 여자친구'가 되었던 그때처럼 말이다.

이런 점에서 천송이와 전지현은 여러모로 닮았다. 여전히 톱스타인데다, 대중의 관심과 시기, 질투도 한몸에 받았다는 점에서 천송이는 전지현 자신을 떠오르게 할만한 캐릭터였다. 그리고 전지현은 이 캐릭터에 겉돌지 않고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천송이가 아니었더라면 과연 산발하고 집안을 겅중겅중 뛰면서 도매니저를 그리워하는 전지현의 모습을 볼 수 있었을까.

<별에서 온 그대>는 이제 반환점을 돌았다. 각 인물의 이야기는 완급조절을 해가며 중반부를 넘어 종반부로 치달을 것으로 보인다. 드라마를 첫회부터 흥미진진하게 지켜보는 시청자들은 천송이와 도민준의 러브라인과 함께 자기네 별로 돌아갈 날만 기다리던 도민준이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할지, 그리고 천송이가 얼마나 더 망가질지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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