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지니어스 : 룰 브레이커> 오프닝
tvN '더 지니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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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더 지니어스>에 흥분했던 것은 이 방송이 어떤 모습을 정확하게 보여주는 지점이 있기 때문이었다. <더 지니어스>가 단순한 게임 프로그램이었다면 그 수많은 카타르시스의 순간들은 존재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은근히 홍진호를 무시했던 '김구라'를 홍진호가 이겼을 때, 연합이 힘을 합쳐 공격하던 '홍진호'가 자신의 실력으로 그 연합을 깨버렸을 때, '성규'가 자신의 관계들을 교묘히 이용하고 가넷을 쏟아 부으며 승부를 던졌을 때, 이 모든 결정적 장면들은 바로 <더 지니어스>가 품고 있는 사회성 때문에 가능한 것들이었다.
따라서 <더 지니어스>가 보여주는 사회의 한 단면, 그 자체를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다. 배신하고, 뒤통수를 치고, 연합을 만드는 그 모든 행위는 <더 지니어스>에서는 당연한 일이라는 암묵적 동의가 이미 형성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많은 시청자에게 찬사를 받았던 <더 지니어스> 시즌 1에서도 이런 사회성의 모습은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더 지니어스> 시즌 2는 이 불편한 사회의 모습이 더욱 극단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시즌 1보다 시즌 2의 연합체계 혹은 사회의 모습들을 불편하다고 말하며 이 프로그램에 대한 노골적인 반감을 품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이런 모습은 시즌 1에서도 분명히 존재했었다.
그렇다면 어째서 시즌 2는 시즌 1보다 유독 불편할까? 이유는 간단하다. 게임이 너무 연합적인 측면만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임 자체가 연합을 강조하다 보니, 게임보다는 연합이 강조되고 더불어 연합이 만들어 내는 일종의 '사회성'이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게임의 문제가 아니라, 게임 플레이 스타일의 문제라고 볼 수도 있다.
홍진호는 모 인터뷰에서 시즌 1에서는 다들 게임 해법을 찾는 데 노력했지만, 시즌 2에서는 일단 짝짓기를 먼저 시작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내용으로 판단해보면 현재 프로그램이 보여주는 사회의 불편한 부분들은 게임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플레이 스타일의 문제에서 야기 됐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메인매치와 데쓰매치가 동시에 '연합'을 중심으로 한 게임으로 구성되고 있는 것이 더 큰 문제이다. 시즌 1에서는 연합에 의해 데쓰매치에 가게 돼도 개인의 힘으로 극복할 수 있는 게임이 데쓰매치에 등장하거나(인디언 포커, 전략 윷놀이) 혹은 메인매치를 적절히 배분하여 연합과 게임 어느 한쪽에 치우치는 느낌이 없도록 했다. 심지어는 강제로 팀을 짜도록 해, 이미 만들어진 연합을 섞어 버리는, 그래서 더욱 다양한 전략이 등장하게끔 한 메인매치도 있었다.
이에 비해 시즌 2에서는 개인의 실력을 사용할 만한 데쓰매치는 '결! 합!'과 '레이저 장기'뿐이었고, 이는 총 6게임 중에서 딱 2번 뿐이었다. 게다가 메인매치는 거의 모두 연합을 위한 게임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제작진이 밝힌 것처럼 초반에 '연합'이 강조되는 게임이 펼쳐지고 후반에 개인 능력이 중요한 게임으로 구성을 한다면, 적어도 데쓰매치는 개인의 능력으로 한번 붙어 볼 수 있는 그런 게임들이 배치됐었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