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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TvN <더 지니어스:룰 브레이커>(이하 <더 지니어스>)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프로그램의 몰입도나 기획력이 웬만한 인기 프로그램을 뛰어넘는데다가 그 속에서 벌어지는 여러 가지 사건들이 대중의 눈길을 사로잡기 충분하기 때문이다. 재밌는 것은 이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는 노홍철이 시청자에게 단단히 '비호감'으로 낙인 찍혔단 사실이다. 도대체 왜 노홍철은 이토록 미운털이 박히게 된 것일까.

 <더 지니어스>의 노홍철
<더 지니어스>의 노홍철TvN

노홍철의 생존전략은 '파벌 만들기'

노홍철이 처음 <더 지니어스>에 합류한다고 했을 때, 많은 사람이 큰 기대를 걸었던 것이 사실이다. <무한도전>에서 공식 사기꾼으로 인정할 정도로 배신과 심리전에 능한 모습을 보여 주었고, 시끄러우면서 독특한 화술이 색다른 분위기를 주도할 것이라고 예상했기 때문이다. <무한도전>의 강력한 팬덤을 등에 업은 그의 합류는 분명 <더 지니어스>의 '흥행카드' 중 하나임이 분명했다.

그러나 총 5회가 지난 지금 노홍철에 대한 평가는 극단적으로 변해가고 있다. <더 지니어스>의 시청자들은 노홍철에 대해 엄청난 실망감을 나타내고 있다. 언제나 긍정적인 에너지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아온 노홍철이 마주한 현실이라고는 믿기지 않을만큼 차갑고 냉정한 반응이다. 도대체 왜 노홍철이 이렇게까지 코너에 몰리게 된 것일까.

가장 큰 문제는 노홍철의 플레이 스타일이다. <더 지니어스>가 섭외한 플레이어들은 상당히 뛰어난 두뇌와 센스를 가지고 있는 각계각층의 인물들이다. 개인적인 능력치로 따지자면 노홍철은 홍진호, 임윤선, 이두희 등을 따라가지 못한다. 그렇다 보니 그는 언제나 은지원, 조유영 등 친분이 있는 인물들을 한 팀으로 엮고 확실한 친목 집단의 지원 속에서 살아남는 생존방식을 택하고 있다.

이처럼 노홍철은 알게 모르게 <더 지니어스> 게임 내에서 일정한 파벌을 만들어 놓았는데, 그것이 바로 '방송인 vs 비 방송인' 구도다. 방송인들 여럿이 똘똘 뭉쳐 판을 흔들어 놓고, 데스매치에서 전폭적으로 후원함으로써 꾸준히 자기 사람을 살려놓는 전략이다. 노홍철은 스스로 "파벌 싸움이 싫다"고 했지만, 이 파벌 싸움을 가장 잘 이용하고 있는 사람은 노홍철 그 자신이다. 아이러니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5회 방송분에서 임윤선이 자신을 '지극정성'으로 도와준 임요환을 데스매치 상대자로 지목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만약 임윤선이 노홍철을 선택했을 때, '해달별'과 같은 팀 게임 방식의 데스매치로 붙게 되면 필패하는 구도가 만들어져 버린다. 노홍철이 임윤선에게 "난 널 죽일 수 있다"며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것도 '방송인 vs 비 방송인'의 구도가 견고한 탓이다. 친목집단의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는 한 쉽사리 노홍철을 데스매치까지 끌고 갈 순 없는 것이다.

 <더 지니어스>의 가장 큰 문제점은 노홍철을 중심으로 한 파벌 구도다.
<더 지니어스>의 가장 큰 문제점은 노홍철을 중심으로 한 파벌 구도다.TvN

노홍철의 '파벌만들기 전략'의 수정이 불가피하다

문제는 이러한 파벌 전략이 게임에 대한 흥미도를 반감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어떠한 게임이 나오더라도 '방송인 vs 비 방송인' 구도가 깨어지지 않는 한 승부는 한쪽으로 기울게 되어있다. 4회 이은결의 탈락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방송인 연합은 게임의 내용이나 승패와 관계없이 이미 똘똘 뭉쳐있다. 상식선에서 보자면 4회의 이은결은 당연히 살아남아야 하는 인물이었으나 이은결의 도움을 받은 노홍철, 조유영 등의 '비상식적' 배신으로 결국 제거당했다.

이은결은 노홍철에게 가넷 2개까지 준다고 제안하며 그의 도움을 절실히 원했지만, 오히려 노홍철은 이은결의 뒤통수를 치는 전략으로 '다른 팀'에 속해 있었던 은지원을 도왔다. 당시 그에게 중요했던 것은 자신을 도운 이은결의 생존이 아니라 끝까지 자신과 함께해야 하는 '방송인' 은지원의 생존이었다. 이런 식이라면 게임이 제대로 운영될 리 만무하다.

<더 지니어스>의 시청자들은 이 부분에 대해 매우 큰 반감을 보이고 있다. 노홍철이 파벌 구도를 주도하고, 그 구도 속에서 편협한 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과도한 친목 집단의 형성이 오히려 프로그램의 질을 떨어뜨리고, 게임의 질서를 무너뜨리고 있다면 이는 노홍철이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부분이다. 특히 자신을 도운 사람 대신 자신과 친한 사람을 돕는 이해하기 힘든 행동들은 <더 지니어스>에서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 이해 가능한 명분조차 없는 '내 사람 챙기기'는 그저 반감만 살 뿐이다.

노홍철이 메인 게임에서 큰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 또한 그가 비호감이 된 이유 중 하나다. 노홍철이 파벌 집단을 만들면서도, 절묘한 한 수로 게임 분위기를 주도한다면 나름의 재미를 주는 포인트가 되겠지만 아쉽게도 그는 게임 이해도나 몰입도 측면에서 다른 플레이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더 지니어스> 속 노홍철은 '실력은 없는데 집단의 파워를 믿고 시끄럽기만 한' 캐릭터로 전락해 있다.

노홍철은 1회부터 5회까지 내내 마치 자신이 게임의 분위기를 주도하고 전체를 운영하고 있는 듯 한 뉘앙스의 말을 끊임없이 내뱉고 있다. "진정한 플레이가 무엇인지 보여주겠다"는 둥, "난 데스매치 체질"이라는 말이 그것이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그가 메인 게임에서 하는 것이라곤 탄탄한 친목 집단 속에 숨어 그들의 전략에 묻어가는 것과 탈락자에서 완전히 제외되게 되면 상대를 약 올리는 것뿐이다. 시청자 입장에선 '빈 수레가 요란하다'는 말이 떠오를 수밖에 없다.

물론 노홍철의 입장을 이해 못 하는바 아니다. <무한도전>에서 굳어진 시끄러운 사기꾼 캐릭터를 적절히 빌리려다 보니 다소 과한 액션이 나왔을 것이다. 애초에 제작진이 그에게 원한 것도 이 정도 수준의 게임 운용일 수도 있다. 그러나 다수의 시청자가 <더 지니어스> 속 노홍철에게 불편함을 느끼고 있고 지속해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면, 지금이라도 플레이 스타일과 캐릭터 운영을 달리 할 필요가 있다. 계속 이런 식으로 가는 건 노홍철에게 그리 득 될 것이 없다.

현재 <더 지니어스>의 노홍철은 게임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파벌을 강력히 형성하고, 그들의 암묵적 지지 속에서 꾸준한 생명력을 유지하는 얄미운 플레이어이자 메인 게임에서 별다른 활약조차 하지 못하면서 그저 상대를 교란시키고 약 올리는 말만 시끄럽게 해대는 수다쟁이에 불과하다. 이것이 과연 그가 의도한 것인지 아닌지 알 수는 없지만 확실한 것 한 가지는 지금이라도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다.

남은 시간 동안 노홍철이 파벌 형성 같은 비겁한 수단이 아닌 합리적 기준과 이성적 판단으로 게임을 즐겨주기를, 한때나마 그의 합류를 '기대했던' 애청자의 한 사람으로서 바라고 또 바라본다.


더 지니어스 : 룰 브레이커 노홍철 조유영 은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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