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지니어스>의 노홍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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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홍철의 생존전략은 '파벌 만들기'노홍철이 처음 <더 지니어스>에 합류한다고 했을 때, 많은 사람이 큰 기대를 걸었던 것이 사실이다. <무한도전>에서 공식 사기꾼으로 인정할 정도로 배신과 심리전에 능한 모습을 보여 주었고, 시끄러우면서 독특한 화술이 색다른 분위기를 주도할 것이라고 예상했기 때문이다. <무한도전>의 강력한 팬덤을 등에 업은 그의 합류는 분명 <더 지니어스>의 '흥행카드' 중 하나임이 분명했다.
그러나 총 5회가 지난 지금 노홍철에 대한 평가는 극단적으로 변해가고 있다. <더 지니어스>의 시청자들은 노홍철에 대해 엄청난 실망감을 나타내고 있다. 언제나 긍정적인 에너지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아온 노홍철이 마주한 현실이라고는 믿기지 않을만큼 차갑고 냉정한 반응이다. 도대체 왜 노홍철이 이렇게까지 코너에 몰리게 된 것일까.
가장 큰 문제는 노홍철의 플레이 스타일이다. <더 지니어스>가 섭외한 플레이어들은 상당히 뛰어난 두뇌와 센스를 가지고 있는 각계각층의 인물들이다. 개인적인 능력치로 따지자면 노홍철은 홍진호, 임윤선, 이두희 등을 따라가지 못한다. 그렇다 보니 그는 언제나 은지원, 조유영 등 친분이 있는 인물들을 한 팀으로 엮고 확실한 친목 집단의 지원 속에서 살아남는 생존방식을 택하고 있다.
이처럼 노홍철은 알게 모르게 <더 지니어스> 게임 내에서 일정한 파벌을 만들어 놓았는데, 그것이 바로 '방송인 vs 비 방송인' 구도다. 방송인들 여럿이 똘똘 뭉쳐 판을 흔들어 놓고, 데스매치에서 전폭적으로 후원함으로써 꾸준히 자기 사람을 살려놓는 전략이다. 노홍철은 스스로 "파벌 싸움이 싫다"고 했지만, 이 파벌 싸움을 가장 잘 이용하고 있는 사람은 노홍철 그 자신이다. 아이러니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5회 방송분에서 임윤선이 자신을 '지극정성'으로 도와준 임요환을 데스매치 상대자로 지목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만약 임윤선이 노홍철을 선택했을 때, '해달별'과 같은 팀 게임 방식의 데스매치로 붙게 되면 필패하는 구도가 만들어져 버린다. 노홍철이 임윤선에게 "난 널 죽일 수 있다"며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것도 '방송인 vs 비 방송인'의 구도가 견고한 탓이다. 친목집단의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는 한 쉽사리 노홍철을 데스매치까지 끌고 갈 순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