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기사는 김우빈 인터뷰 1편('대세' 김우빈 "김은숙 작가의 믿음, 배신하고 싶지 않았다")에서 이어집니다.

 SBS수목드라마 <상속자들>에서 최영도 역의 배우 김우빈이 17일 오후 서울 청담동의 한 의류매장에서 오마이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SBS수목드라마 <상속자들>에서 최영도 역의 배우 김우빈이 서울 청담동의 한 의류매장에서 오마이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오마이스타 ■취재/이미나 기자·사진/이정민 기자| 조근조근 자신의 생각을 늘어놓던 김우빈은 "윤문이 필요 없을 정도로 주어와 서술어의 호응이 완벽하다"라는 취재진의 칭찬에 "그렇게 말씀하시니 갑자기 부담이 확 된다"라며 부끄러운 듯 웃음을 터뜨렸다. 그 속에서 잔혹하다 싶을 정도로 자신감 넘치게 자신의 세계를 들이댔던 호텔 제우스 상속자 영도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알고 보니 김우빈은 중학교 1학년 시절, 도덕 교과서를 받아들고 그 안에 어렵사리 적어 넣은 '모델'의 꿈을 쭈뼛거리며 발표했던 소심하고 내성적인 아이였단다. 당시를 "굉장히 쑥스럽게 (꿈을) 적고, 발표를 하는데 '네가?'라며 다 비웃었다"고 회상하는 김우빈은 이제 성공한 모델이자 어엿한 배우가 됐다. 그와 동시에 아들에게 직접 만든 옷을 입히는 등 유독 패션에 관심이 있었던 어머니의 영향으로 "슈퍼마켓에 갈 때도 젤을 바르고 나"갈 정도였던 소년 김우빈도 일을 즐길 줄 아는 '어른'으로 자라났다.

"시간이 지나면서 많은 분들을 만났잖아요. 지금도 조금은 낯을 가리지만 이젠 낯을 가리는 것도 덜 해지고, 어느 부분에선 활달해지기도 했어요. 그랬으니 영도도 할 수 있는 거였고요. 연기를 하면서 새로운 인물로 살아가는 것도 또 나를 깬다는 의미에서는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처음엔 배우, 생각도 못 했다...기본은 있지만 정답 없다는 게 매력"


  SBS수목드라마 <상속자들>에서 최영도 역의 배우 김우빈이 17일 오후 서울 청담동의 한 의류매장에서 오마이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젠 책임감이 많이 생겼어요. 관심을 받다 보니 좀 더 신중해질 필요가 있다는 생각도 들고요. 스스로 중심을 잡으려 노력하고 있어요. 지치고 힘든 상황에서도 마음을 다잡으려 하고요." ⓒ 이정민


사실 김우빈에겐 배우가 되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중학교 때부터 꾸었던 모델의 꿈을 이루기에도 바빴고, 성공한 모델이 된 후엔 후학을 가르치는 모델학과 교수가 되겠다는 꿈을 품었다. 에이전시의 다른 모델들이 연기를 배울 때에도 김우빈은 단호히 "나는 생각이 없다"며 수업을 빼먹곤 했다.

그러던 그에게 '결정적 순간'이 찾아왔다. 김우빈은 "광고를 찍기 전 미팅을 가면 의자 하나만 주고 '드라이브하는 연기를 해 보라'고 하는데, 자신이 없었다"라며 "그래서 '광고를 위한 연기는 어느 정도 필요하겠다'는 생각에 뒤늦게 수업에 합류했는데, 첫 수업에서 선생님의 열정에 반했다"고 회상했다.

그 뒤로 김우빈은 모범생이 됐다. 나머지 공부를 자청했고, 연기 선생님께 수없이 깨지고 혼나면서도 그게 또 재밌다며 연기 수업에 몰두했다. "그렇게 아무 것도 없는 상태에서 하나하나 배워가는 게 재밌었다"는 김우빈은 "배우나 모델이나 기본은 있지만 정답은 없다는 것, 내가 얼마나 고민하고 노력하느냐에 따라 다른 결과물이 나오고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된다는 게 매력적이었다"고 말했다.

"(모델에서 배우로) 진로를 바꾼다는 게 겁이 나지는 않았어요. 쇼도 그렇고 화보도 그렇고 콘셉트가 존재하잖아요. 그걸 생각하고 워킹을 하거나 포즈를 취해야 하고요. 연기도 표현 방법이나 수단만 다를 뿐이지, 맥락은 비슷하다고 생각했어요. 아예 다른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니 접근하기도 쉬웠던 것 같아요."

이후 바쁜 청춘을 보내고 있는 김우빈에게 중심을 잡아 주는 건 바로 책 읽기다. 논술 선생님인 어머니의 권유로 어렸을 적부터 자연스럽게 책을 접하게 됐다는 김우빈은 "실제성격은 좀 차분하고, 시끄러운 걸 싫어하는 편이다. 취미도 나는 정말 좋아하지만 남들은 재미없다고 느끼는 건데, 바로 책 읽기와 그림 그리기, 그리고 영화 보기다"라며 "움직이는 곳마다 이런저런 책을 두고 책을 읽는다"고 말했다.

"남들은 '왜 이렇게 재미없게 살아?' 하지만 저는 (취미생활을 하면) 재밌고 힐링이 돼요. 책은 요즘엔 스케줄 때문에 많이 못 봤는데, 얼마 전에 사인회에서 팬들이 책 선물을 많이 해 주셨어요. 당분간은 서점 갈 필요가 없겠네요. (웃음) 사실 제가 책 욕심이 조금 있어요. 그래서 지금도 가끔씩 서점에 혼자 가서 책을 사요. '이걸 사면 읽게 될까'하면서도 사는 거 있잖아요. 그래서 집에 사놓고 안 읽은 책들도 많이 있어요. 다 읽은 것도 많지만요."

"눈 떠보니 12월 중순...정신없어도 즐거웠던 한 해였다"

  SBS수목드라마 <상속자들>에서 최영도 역의 배우 김우빈이 17일 오후 서울 청담동의 한 의류매장에서 오마이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과거에는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서 눈물을 흘리는 어머니의 모습을 이해할 수 없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제가 그러고 있더라고요. 점점 어머니를 닮아가고 있는 것 같아요." ⓒ 이정민


김우빈의 '인생의 책'은 20살 때 읽은 <시크릿>이다. 간절히 원하고 소망하면 이루어진다는 이 책 속 '끌어당김의 법칙'을 김우빈은 지금도 실천하고 있단다. '요즘엔 무엇을 끌어당기고 있느냐'고 물었더니 "요즘엔 모든 면에서 여유롭고 편안한 모습을 상상하고 있다. 그런데 워낙 정신없이 시간을 보내다 보니 디테일한 부분은 생각하지 못했다"는 답이 돌아왔다. 말 그대로 '정신없는' 한 해를 보낸 탓이다.

"눈 떠보니 12월 중순이네요. 원래 11월쯤 그 다음해 계획을 세우는데, 이번엔 그런 것도 못 했어요. 체력적으로 힘든 부분은 있었지만 원하던 일들을 했고, 즐거웠어요. 작품을 하는 시간이 다 나를 위한 시간이었고, 연기적으로나 인간적으로 많은 것들을 배우고 성장할 수 있었어요."

숨 가빴던 촬영 일정은 끝났지만, 당분간 김우빈은 바쁜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올 한 해 얻은 인기 덕에 불러주는 곳도, 그를 필요로 하는 곳도 많아졌다. 일단 연말로 다가온 SBS <연기대상> MC가 큰 과제다. 김우빈은 "나는 MC를 잘 할 생각만 했는데 자꾸 주변에서 상 이야기를 한다"라며 "그 탓에 자꾸 없던 기대가 생기려고 한다"고는 웃어 보였다.

"(일정을) 미뤄놨던 게 2월 초까지 있어요. 원래는 매번 한 작품이 끝날 때마다 놀러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번엔 이상하게 아무것도 안 하고 싶어요. 그냥 쉬고 싶네요. 한 일주일간 쉴 수 있다면 4일은 술 마시고, 3일은 집에 누워서 TV만 보고 싶어요. (웃음). 1년을 바쁘게 보내다 보니 가만히 있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도 이젠 책임감이 많이 생겼어요. 관심을 받다 보니 좀 더 신중해질 필요가 있다는 생각도 들고요. 스스로 중심을 잡으려 노력하고 있어요. 지치고 힘든 상황에서도 마음을 다잡으려 하고요. 그러니까 뭐, 쉬는 건…나중에 하면 되죠. 체력적으로 힘들지만 에너지 드링크 하나 마시면 되니까! (웃음)"

김우빈의 Thanks To..."이젠 감사함도 많이 표현하고 싶어요"

  SBS수목드라마 <상속자들>에서 최영도 역의 배우 김우빈이 17일 오후 서울 청담동의 한 의류매장에서 오마이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주변에서 또 많은 분들이 도와주고 계세요. 그 분들에게 진짜 감사해 하고 있어요. 그런 감사함을 느끼는 만큼 이제는 표현도 잘 하고 싶어요." ⓒ 이정민


올 한 해 많은 사랑을 받은 김우빈. 그는 "주변에서 또 많은 분들이 도와주고 있다"라며 "그 분들에게 진짜 감사해 하고 있다. 그런 감사함을 느끼는 만큼 이제는 표현도 잘 하고 싶다"며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꺼냈다. 특히 몇 명은 실명을 언급하며 "꼭 적어 달라"고 부탁하기도. 김우빈의 그들에게 전하는 감사의 인사를 들어 보자.

부모님..."나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주는 분들"

"저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주는 분들이에요. 누구보다 많이 응원해주고 계시고, 제가 힘을 낼 수 있는 원동력이죠. 지금은 따로 살지만 어머니가 굉장히 소녀 같은 분이라 아직도 '아가'라고 불러 주시기도 하고, 매일 연락을 주세요. (웃음) 시간이 지날수록 그런 걸 느껴요. 제가 장남이고, 지방 출신이고, 공부도 곧잘 했으니 부모님 입장에선 선뜻 (연예 활동을) 허락하고 응원해주시기가 힘드셨을 거예요. 그런데도 부모님은 유일한 숙제로 '책 많이 보고 영화 많이 볼 것'만을 내 주시고, 저를 전적으로 믿어 주셨어요."

배우 문원주..."나의 인생을 바꿔 준 선생님"

"제가 첫 연기수업에서 반했다는 그 선생님이에요. 제 연관검색어에 나올 정도죠. (웃음) 지금은 그분께 수업을 받고 있진 않지만 정말 문원주 선생님 덕분에 많은 게 바뀌었어요. 그 당시 선생님이 기획사도 없이 활동하실 땐데, 수업비도 따로 안 받고 저를 가르쳐 주실 정도로 열정적이셨어요. 힘들 때 밥도 많이 사 주셨고요. (웃음) 정말 제자를 사랑하는 마음이 대단하신 분이고, 저에게는 정말 감사하고 잊을 수 없는 분이죠."

선배 배우들..."가족들의 응원 다음으로 나를 움직이게 한 힘"

"특히나 <상속자들>을 촬영하는 동안에 많은 선배님들께서 먼저 연락을 주셨어요. 서로 번호도 잘 모르는데 연락을 준 분들도 계시고, 기존에 친분이 있던 선배들도 많이 연락해 주셨어요. 그런 게 정말 힘이 되더라고요. 가족들의 응원도 큰 힘이었지만, 그 다음 원동력은 선배님들의 칭찬과 응원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친구들..."어려운 때 함께한 그들, 이젠 말하지 않아도 통해요"

"제가 서울에서 일을 시작할 때부터 함께한 친구들이 있어요. (모델) 동기도 있고, 고향 친구들도 있죠. 어렵게 생활해 오면서 서로 의지가 된 친구들이라 정말 가까워요. 말을 안 해도 마음이 통하는 사이들이 됐죠. 지금도 쉬는 날에는 이 친구들과 만나서 운동하러 갔다가 사우나에 갔다가 밥도 먹고, 술도 먹고 그래요. 술은 마시진 못하지만 좋아해요. 소주 한 병 반 정도? 술을 마시는 분위기도 좋아하고 마시는 것 자체도 좋아하고. 적당히 마시면 좋죠."

스타일리스트 김세준..."덕분에 공항패션 걱정 없어요"

"제가 믿는 분이에요. 저 말고도 이수혁·홍종현까지 세 명을 담당하고 계신 분이죠. '모델들만 하면 쉬운 것 아니냐'고 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반대에요. 오히려 더 어려우실 거예요.  하지만 실장님 덕분에 공항패션은 전혀 걱정하지 않아요. (웃음)"



김우빈 상속자들 연기대상 문원주 시크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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