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기영 인터뷰 1편("'사운드 오브 뮤직' 마리아, 아이 낳으니 이해돼요")에서 이어집니다

 "무대에 오르지 못한 3-4년의 기간이 가장 힘들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하면 축복이었다. 당시 소속사와의 분쟁으로 앨범을 내지 못했다. 소송으로 지금의 남편을 만날 수 있었다."
"무대에 오르지 못한 3-4년의 기간이 가장 힘들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하면 축복이었다. 당시 소속사와의 분쟁으로 앨범을 내지 못했다. 소송으로 지금의 남편을 만날 수 있었다."극단 현대극장

- 맨 처음 어떻게 가수를 하게 되었나?
"탤런트 박은혜가 고등학교 동창이다. 고2 때 은혜가 '친구가 노래를 너무 잘하는데 들어봐 주세요'라고 라디오 프로그램에 엽서로 신청을 했다. 사연이 채택이 되어 예선과 본선에 올라 연말 결선까지 1등을 했다. 1등을 하니 여러 매니저들이 가수로 만들어주겠다고 해서 엉겁결에 가수가 됐다."

- 노래를 언제부터 잘 했던 건가?
"어릴 적부터 노래하는 걸 좋아했다. 어머니가 노래를 좋아하고 노래를 잘 부른다. 그래서 남들도 나만큼 노래를 하는 줄로만 알고 있었다. 스스로 노래를 잘 한다는 걸 초등학교 때 음악선생님의 칭찬을 통해서야 알게 되었다. 초등학생 때 아이들이 노래하기 싫으면 '누구 노래 들려 주세요' 하고 조르지 않는가. 반에서 노래 부르는 일은 단골로 도맡았다."

결혼, 출산 후 박기영 "딸 덕분에 다른 세상이 열렸다"

- 데뷔 후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 있었다면?
"무대에 오르지 못한 3~4년의 기간이 가장 힘들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하면 축복이었다. 당시 소속사와의 분쟁으로 앨범을 내지 못했다. 소송으로 지금의 남편을 만날 수 있었다. (남편은) 내 소송을 맡은 새파랗게 젊은 변호사였다. 변호사의 모습을 보고는 '(너무 젊어서 소송에 대해) 뭘 알겠어, 재판에서 졌구나' 하고 저절로 한숨이 나왔다.

한데 그 변호사가 내 사건을 맡고는 재판에서 이겼다. 재판에서 이긴 기념으로 저녁식사를 했다. 식사만 할 요량이었는데 당시가 <엑스맨3>를 개봉했을 때다. 세대가 같으니 자연스럽게 영화를 같이 보게 됐다. 그렇게 한두 달 지내다 보니 이 사람만 만나는 나를 발견했다.

그때 내가 이 사람의 여자친구가 맞나 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나 말고 만나는 분이 있어요?'라고 변호사에게 물었다. 그랬더니 '기영씨는 있어요?'하고 되묻더라. 변호사도 만나는 사람이 없다고 해서 내가 '그럼 우리 사귀는 거네요'라고 답했다. 그렇게 연애로 이어졌고, 지금의 남편이 되었다."

 "팝페라 앨범을 만들고 싶다. 또 <오페라스타>에 출연한 기량을 십분 활용할 수 잇는 뮤지컬 작업, 이를테면 <오페라의 유령>이나 <아이다> 같은 무대에도 참여하고 싶다."
"팝페라 앨범을 만들고 싶다. 또 <오페라스타>에 출연한 기량을 십분 활용할 수 잇는 뮤지컬 작업, 이를테면 <오페라의 유령>이나 <아이다> 같은 무대에도 참여하고 싶다."극단 현대극장

- 두 사람의 사이에서 새 생명이 태어났다. 엄마 박기영에게 딸은 어떤 존재인가?
"온갖 힘을 써도 열리지 않던 무겁고 두꺼운 철문이 손가락 하나만 톡 건드렸을 때 스르륵 열리는 느낌이다. 딸 덕분에 완전히 다른 세상이 열렸다. 아기를 돌보느라 낮에만 공연해야 한다는 조건을 제작사에 제시했다. 제작사에서는 낮 공연만 하겠다는 가수는 처음 보았다고 했다.

아기가 생긴 뒤, 많은 것들에 감사하게 됐다. 사람은 어른이 되어선 마음대로 활동하지만 어느 누구든지 태어나자마자 몇 년 동안은 누군가의 돌봄을 받아야 어른으로 자랄 수 있다. 어른이 되면 돌봄을 받는 아기 때를 잊는다. 하지만 나는 아기를 볼 때마다 부모님에게 돌봄을 받던 아기 때를 회상하고 감사하게 된다. 부모님이 나를 키울 때 다치지 않고 무사히 키워주신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지나가는 사람 어느 누구라도 그들의 부모가 보면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자식이 아닌가."

- 차후 어떤 영역에 도전하고 싶은가?
"팝페라 앨범을 만들고 싶다. 또 <오페라스타>에 출연한 기량을 십분 활용할 수 있는 뮤지컬 작업, 이를테면 <오페라의 유령>이나 <아이다> 같은 무대에도 참여하고 싶다. 최근엔 플라멩고 기타를 전공한 분과 '아쿠스틱 블랑'이라는 팀을 결성했다. 가요와 팝, 재즈 곡들이나 클래식, 제 3세계 음악을 기타와 보컬로만 재편곡해서 아날로그 방식으로 녹음한 음반을 내년에 내놓을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기자의 개인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박기영 오페라스타 사운드 오브 뮤직 오페라의 유령 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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