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에 오르지 못한 3-4년의 기간이 가장 힘들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하면 축복이었다. 당시 소속사와의 분쟁으로 앨범을 내지 못했다. 소송으로 지금의 남편을 만날 수 있었다."
극단 현대극장
- 맨 처음 어떻게 가수를 하게 되었나?"탤런트 박은혜가 고등학교 동창이다. 고2 때 은혜가 '친구가 노래를 너무 잘하는데 들어봐 주세요'라고 라디오 프로그램에 엽서로 신청을 했다. 사연이 채택이 되어 예선과 본선에 올라 연말 결선까지 1등을 했다. 1등을 하니 여러 매니저들이 가수로 만들어주겠다고 해서 엉겁결에 가수가 됐다."
- 노래를 언제부터 잘 했던 건가?"어릴 적부터 노래하는 걸 좋아했다. 어머니가 노래를 좋아하고 노래를 잘 부른다. 그래서 남들도 나만큼 노래를 하는 줄로만 알고 있었다. 스스로 노래를 잘 한다는 걸 초등학교 때 음악선생님의 칭찬을 통해서야 알게 되었다. 초등학생 때 아이들이 노래하기 싫으면 '누구 노래 들려 주세요' 하고 조르지 않는가. 반에서 노래 부르는 일은 단골로 도맡았다."
결혼, 출산 후 박기영 "딸 덕분에 다른 세상이 열렸다"- 데뷔 후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 있었다면?"무대에 오르지 못한 3~4년의 기간이 가장 힘들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하면 축복이었다. 당시 소속사와의 분쟁으로 앨범을 내지 못했다. 소송으로 지금의 남편을 만날 수 있었다. (남편은) 내 소송을 맡은 새파랗게 젊은 변호사였다. 변호사의 모습을 보고는 '(너무 젊어서 소송에 대해) 뭘 알겠어, 재판에서 졌구나' 하고 저절로 한숨이 나왔다.
한데 그 변호사가 내 사건을 맡고는 재판에서 이겼다. 재판에서 이긴 기념으로 저녁식사를 했다. 식사만 할 요량이었는데 당시가 <엑스맨3>를 개봉했을 때다. 세대가 같으니 자연스럽게 영화를 같이 보게 됐다. 그렇게 한두 달 지내다 보니 이 사람만 만나는 나를 발견했다.
그때 내가 이 사람의 여자친구가 맞나 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나 말고 만나는 분이 있어요?'라고 변호사에게 물었다. 그랬더니 '기영씨는 있어요?'하고 되묻더라. 변호사도 만나는 사람이 없다고 해서 내가 '그럼 우리 사귀는 거네요'라고 답했다. 그렇게 연애로 이어졌고, 지금의 남편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