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net <슈퍼스타K5>에 출연 중인 장원기

Mnet <슈퍼스타K5>에 출연 중인 장원기 ⓒ CJ E&M


|오마이스타 ■취재/이미나 기자| Mnet <슈퍼스타K5>(아래 <슈스케5>) TOP5 장원기에게 <슈스케5>는 '환생'이다. 지난 경연에서 윤종신의 '환생'을 불렀기 때문은 아니다. 지난 주 '환생'이 지금의 아내를 만나고 달라진 자신의 인생을 노래한 것이었다면, 이 '환생'은 한때 크게 무릎이 꺾였던 한 음악인이 새로운 마음으로 음악의 길을 계속 갈 수 있게 됐음을 의미한다. 장원기에게 <슈스케5>는 치열한 '경연'인 동시에, '힐링'인 셈이다.

"정말 이 프로그램에 임하면서 (음악에 대한) 가치관이나 자세 같은 게 많이 변했어요. 예전엔 좀 고리타분하고 꽉 막힌 부분이 있었거든요. <슈스케5>는 음악을 해오다가 '그만둬야겠다'고 마음먹었던 찰나에 저를 다시 일어서게 한 계기가 됐어요. 또 넓은 시야를 갖고 음악을 볼 수 있는 계기가 됐죠."

장원기는 다른 TOP10과는 달리 기성 가수 출신이다. 2008년 데뷔한 '에보니힐'이 그가 소속된 그룹. 한 음악 방송에서 '난 남자가 있는데'를 불러 잠깐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지만, 그때 뿐이었다. 장원기는 "음악적으로 자존감이 많이 낮아졌던 상태"였다며 "<슈스케5>가 '기적을 다시 한 번'이라고 말하는데, 나같은 사람도 그 기적을 믿어보고 싶었다"고 고백했다.

"처음엔 자신이 없었어요. 다른 친구들은 지금 막 신선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지만, 저는 이미 구식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음악을 하면서 '너는 너무 딥(deep)해, 올드(old)해' 그런 말을 많이 들었어요. 좋은 평은 못 듣고 음악을 해 온 거죠. 그런 부담이 컸어요. '이번에 또 그런 평을 들으면 어쩌지, 또 그러면 음악을 어떻게 해야 하지' 하면서 자존감이 바닥을 치고 있었던 거죠."

 Mnet <슈퍼스타K5>에 출연 중인 장원기

Mnet <슈퍼스타K5>에 출연 중인 장원기 ⓒ CJ E&M


그러나 걱정과 달리, 장원기는 '새벽녘 잠이 오지 않아 시킨 치킨'을 소재로 한 자작곡 '소울 치킨'(Soul Chicken)으로 눈도장을 찍었다. 이후로도 심사위원의 극찬은 장원기의 몫이었다. "음악에 진심을 담아서 하다 보니 마음이 통했던 것 같다"고 평한 장원기는 "좋은 평들을 들으니까 자존심을 회복하게 됐고, 음악을 열심히 해야겠다는 의욕이 생겼다"며 "'만약 <슈스케5>에 안 나왔다면 바닥만 치다가 음악을 그만두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더라"고 고백했다.

"처음 목표는 TOP10이었어요. 그런데 TOP10에 들고 나니 TOP4라는 목표가 생기더라고요. 그러던 중 지난 방송에서 '영영'을 부르는데 '초심을 잃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진짜 간절했던 목표는 무대다운 무대를, 진심을 다해서 노래할 수 있는 그런 무대를 만들면 떨어져도 여한이 없다'는 거였거든요. 여기까지 오다 보니 이런저런 생각이 들고, 욕심을 부리게 됐다 싶었죠. 그래서 지금 목표는 우승보다는 '영영'을 넘어서는 무대를 한 번 더 하는 거에요."

그가 열심히 노래하는 이유는 또 있다. 바로 '가족'이다. TOP10 중 유일한 유부남으로 가정을 꾸린 그는 "2개월간 떨어져 지내다 보니 아빠의 빈자리가 클 것"이라며 "아기 엄마에게도 아침에 아기 어린이집 보내고, 사진관을 열고, 일이 끝나면 아기를 데려와서 씻기고 먹이고 재우는 일을 혼자 해야 하니까 미안함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아들이 어린이집을 다니는데, '아빠, 왜 우리집은 이렇게 낡았어요?' '엘리베이터 있는 집에 살면 안 돼요?' '우리도 저 아빠가 갖고 있는 차 타면 안 돼요?'라는 말을 하더라"라며 "만약 우승을 하면 아파트로 이사도 가고, 사업(사진관)을 하면서 진 빚도 털어버리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합숙소를 나서는 순간 "오래 참아 왔던 치킨에 맥주 한 잔"을 하고는 "가족들과 여행도 가고, 떨어졌던 시간 만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그다.

 Mnet <슈퍼스타K5>에 출연 중인 장원기

Mnet <슈퍼스타K5>에 출연 중인 장원기 ⓒ CJ E&M


"저는 (송)희진이나 (김)민지가 '삼촌'이라고 부르거든요. 박시환이나 박재정 같은 친구들에겐 소녀팬이 많은데, 과연 '삼촌'을 사랑해 줄 만한 소녀팬이 있을까 싶어서 '게임이 안되겠다'는 생각도 했어요. 하지만 한국엔 젊은이들만 사는 게 아니잖아요. (웃음) 중장년층의 많은 분들이 절 사랑해 주신다면, 저도 승산이 있지 않을까 싶네요.

하지만 결과가 어떻게 됐든 떨어졌다고 끝난 게 아니잖아요. 음악을 해야 하니까요. 더 박차를 가해서 앨범 준비도 할 계획이에요. 좀 더 활발하게 활동하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차차 풀어나가야죠. (웃음) <슈스케>에 출연했던 이들 중에는 버스커버스커처럼 되고 싶어요. 참가했던 분들 중에 뚜렷한 음악적 색깔을 가졌고, 프로그램이 끝나고도 그 색깔을 잃지 않고 이어나가고 있다는 게 저에게는 크게 다가와요. 저도 지향하는 음악적 색깔이 있고, 이때까지 어느 정도 이어 왔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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