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굿닥터> 조희봉

ⓒ 로고스필름


|오마이스타 ■취재/이미나 기자| KBS 2TV <굿닥터>는 마냥 진지하고 심각하기만 했던 드라마는 아니다. 가끔은 영화 <아저씨>나 <해리 포터>를 패러디하거나 난데없는 개그 코드로 웃음을 주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독특한 분위기와 이름을 지닌 술집('도서관')을 등장시키거나 삼각 김밥·스파게티·육개장 등 다양한 음식을 먹는 등장인물들을 통해 '먹방'을 선사하기도 했다. 박재범 작가가 이 다양한 '깨알 재미'에 얽힌 뒷이야기를 들려줬다.

1. '농구 허당' 박시온, 새똥 맞은 고충만…<굿닥터> 개그의 비밀
"박시온이 멋있게 골대를 향해 농구공을 던지지만 허무하게 실패하고, 고충만이 외과 의사로서의 성취감을 느끼던 중 새똥을 맞는 신 같은 건 일종의 주성치식 개그다. 뭔가 말도 안 되는 상황이 뜬금없이 벌어지는 건데, 웃기려고 그랬다. (웃음) 어떻게 보면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라도 위안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2. 19회, 시청자를 들었다 놓은 '타로카드'의 비밀
"아이든 어른이든 사랑에 대한 불안감은 다 있지 않나. 얼마나 가졌든, 얼마나 똑똑하든 사랑 앞에서는 마찬가지다. 그러니까 점을 보러 가는 거고. 그런데…그 사람들이 솔직히 다 뭐겠나. 듣고 싶어 하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거지.

그런데 정말 사랑하는 입장에서는 '영혼의 다리' 운운하는 데 불안할 수밖에 없었을 거다. 차윤서 같이 똑똑한 여자가 그 말에 놀라지 않나. 아무리 똑똑해도 사랑 앞에선 예민해질 수밖에 없다는 걸 넣고 싶었다. 심지어 자기가 박시온을 데리고 갔으니, 예전에 가본 적도 있다는 이야기지 않았겠나. 모태솔로라는 설정이었으니 '언제 남자친구를 만날까요' 그런 걸 물어보지 않았을까. 차윤서의 그런 귀여운 모습도 보여주고 싶었다.

딴 얘기지만 19회 방송이 나가고 친누나를 포함해 지인들로부터 메시지가 100개가 넘게 왔다. '진짜 박시온과 차윤서가 헤어져?'라고 묻더라. 속으로 '만선이구나!'라고 외쳤다. (웃음) 나인해가 쓰러졌을 때도 메시지함이 폭발했다. 어떻게 답장했냐고? '안알랴줌'이라고 했다. (웃음)"

 KBS 2TV <굿닥터> 주원 문채원

ⓒ 로고스필름


3. 삼각 김밥·스파게티·육개장…<굿닥터> 속 음식의 비밀
"삼각 김밥은 박시온 같은 음식이다. 먹는 것 중에 삼각은 삼각 김밥밖에 없지 않나. 희소성이 있다는 점에서 비슷하다고 생각해 넣었다. 또 자폐아는 보통 감각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자연히 먹는 것에도 모양에 예민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 단순히 편해서가 아니라 모양이 신기해서 삼각 김밥을 즐겨 먹었을 것 같다. 그리고 박시온이 차윤서에게 스파게티를 만들어주는데 실패하는 신이 있었다. 사실, 그 즈음 내가 진짜 입맛이 없었다. 스트레스를 하도 많이 받아서 맛있는 게 하나도 없더라. 그래서 일부러 맛없게 만들었다. (웃음)"

4. 망치·볼링장·술집 '도서관'…<굿닥터> 속 소품과 장소의 비밀
"박시온이 차윤서를 데려다 주려다 망치를 사오는 신에 등장했던 철물점 이름이 '태양철물'인데, 그곳은 진짜 본 적이 있는 곳이다. 갑자기 대본을 쓰는데 생각나더라. 드라마의 배경이 된 가톨릭성모병원 인근에, 정말 몇 정거장 거리에 있는 곳이다. '도서관'이라는 이름의 술집도 실제로 보고 재밌겠다 싶어서 썼다. 딱 학교 앞에 있을 것 같은 술집 느낌이 들지 않나. 볼링장도 과거 자주 다니던 충무로의 볼링장을 생각하며 넣었다."

 KBS 2TV <굿닥터> 주원 문채원

ⓒ 로고스필름


5. 계란 삶는 기계, 정말 PPL(간접광고)이었나?
"이건 해명해야 한다! (웃음) 계란 삶는 기계랑 3D TV는 PPL이 아니다. 계란 삶는 기계를 넣은 건, 실제 작업실에 그 기계가 있어서다. 아침마다 계란을 삶으면서 굉장히 뿌듯해 했다. 얼마나 편한지, 꼭 한 번 쓰려고 했었다. 공공의 행복을 위해 알려드린 거다. (웃음) 3D TV도 박시온의 형 시덕이 만화경을 보여주는 장면 때문에 넣었지 PPL은 아니었다. 억울한 면이 없지 않아 있었다. PPL은 어떻게 넣어야 자연스러울지 항상 고민한다. 단순히 넣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보는 분들의 감정이 깨지지 않아야 하니까."

6. '적토마 이병규' '11년만의 포스트 시즌 진출'…<굿닥터>는 야구 드라마?
"몇몇 분들이 그것 갖고 뭐라 하시던데, 미국 드라마에도 보스톤 레드삭스나 뉴욕 양키즈 등이 많이 등장한다. 내가 LG 트윈스 팬이다. 30년 전 MBC 청룡이 창단될 때부터 팬이었다. (박재범 작가는 전작 <신의 퀴즈> 시리즈에서도 등장인물의 이름에 LG 트윈스 선수들의 이름을 사용한 적이 있다-기자 주) LG 트윈스를 암시하는 대사가 나간 후에 스태프들 사이에서 커밍아웃 붐이 일었다. 윤박도 LG 트윈스 팬이라고 고백하더라. 종방연 때 얘기하다가 '당신도 LG팬?'이라며 서로 묻고. (웃음)"

 KBS 2TV <굿닥터> 곽도원

ⓒ 로고스필름


===== <굿닥터>를 이끈 '굿작가', 박재범 인터뷰 =====

1. "'굿닥터' 너무 잔잔해? 더 늘어지지 못한 게 아쉽다"
2. "현실에서 박시온을 만나면, 피하지 말아 주세요"
3. '굿닥터' 박시온이 삼각김밥만 먹은 이유, 편해서일까?
4. "'굿닥터' 굿배우들, 천재 뛰어넘어 '동물' 같았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취재후원
  •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