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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는 그간 KBS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었던 4대 스페셜을 폐지하고 < KBS파노라마 >를 신설했다.

KBS는 그간 KBS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었던 4대 스페셜을 폐지하고 < KBS파노라마 >를 신설했다. ⓒ KBS


사람들은 '폐지'라고 했지만 KBS는 '통합'이라 응수했다. 공영방송 KBS는 봄개편을 통해 그동안 KBS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었던 4대 스페셜(<KBS스페셜>, <역사스페셜>, <환경스페셜>, <과학스페셜>)을 폐지하고 대신에 <KBS파노라마>를 신설했다.

4대 스페셜의 기술과 노하우를 집대성한 최고의 다큐멘터리를 선보이겠다는 <KBS 파노라마>. 폐지된 4개의 스페셜을 대신해 4배 더 재미있고 유익한 내용으로 시청자에게 다가갈 수 있을까? 지난 9일 <KBS 파노라마>는 가족의 달을 맞아 방송된 '보이지 않는 아이들' 1편을 통해 부모와 사회로부터 방치된 아이들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UP] 새로운 의제설정과 수준 높은 영상기법

 지난 9일 < KBS파노라마 >에서는 '보이지 않는 아이들' 1부가 방송됐다.

지난 9일 < KBS파노라마 >에서는 '보이지 않는 아이들' 1부가 방송됐다. ⓒ KBS


가정폭력·학교폭력 등 모두가 '폭력'이 가장 심각한 사회문제라고 말할 때, '지속적인 방치가 폭력보다 더 무섭다'라는 문제제기는 분명 새로웠다. 쥐가 들끓는 공간에서 먹고 자고 생활하는 아이들, 횡단보도를 놀이터 삼아 위태롭게 가로지르는 아이들. 사회의 무관심 속에서 부모의 보살핌을 받지 못한 채 방치되고 있는 아이들의 충격적인 모습은 영화배우 정진영의 진중한 내레이션이 더해지며 경각심을 느끼게 했다.

여기에 수준 높은 영상과 몽타주가 다큐멘터리의 질을 높였다. 특히 도입부가 인상적이었다. 화려한 대도시 야경과 전광판에 비친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잘 사는 대한민국의 겉모습을 대변한다. 이 같은 화려한 모습 뒤에 길거리를 헤매는 아이들의 모습을 배치시키는 '충돌 몽타주'는 비극적인 현실을 압축해서 강렬하게 보여줬다.

뿐만 아니라 군더더기 없이 풍성한 영상도 시청자를 몰입하게 했다. 헬리캠을 이용해 빈민촌에서 빌딩숲으로 넘어가면서 우리 사회의 심각한 양극화를 표현한 장면은 세련된 영상미가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음향 몽타주와 함께 아이들이 처한 절망적인 현실을 그대로 표현하기 위해 역광을 사용한 장면도 자주 눈에 띄었다.

 < KBS파노라마 >의 한 장면. 몽타주를 적절히 활용해 다큐의 수준을 높였다.

< KBS파노라마 >의 한 장면. 몽타주를 적절히 활용해 다큐의 수준을 높였다. ⓒ KBS


[DOWN] 긴장감 떨어지는 구성에 흐름 끊기는 편성은 아쉬워

문제는 서사가 없어 시간이 갈수록 다큐멘터리를 보는 긴장감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이번에 방송된 1편에서는 주변의 무관심으로 열악한 환경에 방치되어 살아가는 여러 아이들의 모습을 나열하는데 그쳤다. 아무리 충격적인 장면도 반복해서 보게 되면 익숙해지기 마련이다. 서사가 결여된 구성은 보는 재미를 떨어뜨리고 지루함마저 느끼게 했다. 2편에서 결론을 내는 것이 구성의 목적이라면, 1편에서는 단순한 현상 보여주기를 넘어 문제에 대한 심도 깊은 원인 분석이 있어야 하지 않았을까?

<KBS파노라마>가 매주 2회 방송되는데도 '보이지 않는 아이들'의 2편을 한 주 뒤인 16일에 편성한 결정 역시 이해하기 힘들었다. '보이지 않는 아이들' 1편이 방송된 다음날 KBS 파노라마는 환경 분야를 다룬 '바다숲'을 방송에 내보냈다. 1편과 2편의 간극이 벌어질수록 시청자의 관심과 몰입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전날 아이들의 충격적인 현실을 목격하고 이 문제의 결말을 기대했던 시청자라면 이러한 편성에 다소 황당함을 느꼈을 것이다. 연속 편성이 가능한데 굳이 시청자를 일주일 기다리게 할 필요가 있었을까?

종합해볼 때 <KBS파노라마>는 분명 기존의 주간 편성된 다큐멘터리들보다 한 단계 높은 수준의 다큐멘터리를 선보이고 있다. 그러나 폭넓은 주제를 다루려다 보니 아직까지 정체성이 모호한 상태인 것 같다. 4대 스페셜의 부재를 만회하고 'KBS 최고의 다큐멘터리'라는 수식어가 부끄럽지 않으려면 프로그램이 언급한 현상의 문제점에 대한 좀 더 깊이 있는 분석이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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