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나인뮤지스(왼쪽부터 세라, 경리, 성아, 현아, 린하, 이샘, 혜미, 은지, 이유애린)가 15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스타 사무실에서 인터뷰에 앞서 다정한 모습을 보여주며 미소짓고 있다.

걸그룹 나인뮤지스(왼쪽부터 세라, 경리, 성아, 현아, 민하, 이샘, 혜미, 은지, 이유애린) ⓒ 이정민


이들로서는 가장 만족스러웠던 2개월이었을 것이다. 새 멤버를 영입하며 9인조 체제를 완성한 나인뮤지스(세라·민하·은지·이샘·이유애린·혜미·현아·경리·손성아)는 1년여 만에 '돌스'로 여느 때보다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음악방송에 나오고 난 후엔 으레 포털사이트 검색어 상위를 차지하며 그 인기를 증명했다.

무대에서는 눈빛부터 달라지는 이들이지만, 무대 밖에서 만나본 이들은 영락없는 20대였다. 멤버가 많은 만큼 이야깃거리도 많고, 이야깃거리가 많은 만큼 웃음도 끊이질 않았다. 마치 정신없이 양쪽으로 공이 오가는 탁구와도 같았다. 이야기에 막힘이 없고, 반응도 계속 이어진다. 각기 성향도 다르다. "다들 털털한 것 같다"고 말하자, 이들은 입을 모아 "그렇다"며 웃었다. "이렇게 반전스러운 게 우리들의 매력인 것 같다"는 말과 함께.

4년차 우리, 무대 대형의 달인 됐어요

아이돌 그룹의 무대를 볼 때마다 놀라는 건 쉴 새 없이 바뀌는 대형이다. 노래 구절에 맞춰 각자의 위치를 잡아야 하는 건 어마어마한 연습량의 결과일 수밖에 없다.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노래를 무작위로 틀어놓고 아이돌 그룹이 대형을 제대로 맞출 수 있는지를 코너의 소재로 삼았을 정도다. 이는 나인뮤지스에게도 예외가 아니다.

이들은 "(연습할 때) 가장 비중이 크다"며 "대개 7시간에서 8시간씩 연습한다"고 털어놨다. "인원이 많고, 곡에 따라 느낌도 맞춰야 한다"는 게 그 이유다. '가장 안무를 잘 소화하는 멤버'를 꼽아 달라는 질문에 멤버들이 콕 집은 이는 바로 은지. 은지는 "6년 정도 무용을 해서 그런 것 같다"며 "몸을 그렇게 써본 경험이 있으면 움직이기가 쉬워진다"며 겸연쩍어했다.

 걸그룹 나인뮤지스(왼쪽부터 세라, 혜미, 이유애린)가 15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스타 사무실에서 인터뷰에 앞서 매력넘치는 포즈를 취하고 있다.

걸그룹 나인뮤지스의 세라, 혜미, 이유애린(왼쪽부터) ⓒ 이정민


 걸그룹 나인뮤지스(왼쪽부터 현아, 경리, 린하)가 15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스타 사무실에서 인터뷰에 앞서 매력넘치는 포즈를 취하고 있다.

걸그룹 나인뮤지스의 현아, 경리, 민하 (왼쪽부터) ⓒ 이정민


 걸그룹 나인뮤지스(왼쪽부터 은지, 성아, 이샘)가 15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스타 사무실에서 인터뷰에 앞서 매력있는 포즈를 취하며 미소짓고 있다.

걸그룹 나인뮤지스의 은지, 성아, 이샘 (왼쪽부터) ⓒ 이정민


우스갯소리로 나인뮤지스는 스스로를 '무대 대형의 달인'이라 칭한다. 혜미는 "멤버가 넷이나 다섯 정도 되는 아이돌 그룹은 한 사람이 빠지게 되면 행사가 어려울 수 있다"며 "그런데 우리는 하나 둘 정도 빠져도 행사를 가는 덴 문제가 없다"고 전했다. "그렇다고 (멤버가 빠진) 빈 공간을 보여 드릴 수는 없으니, 그걸 메우기 위해 7명 대형과 8명 대형도 미리 연습해 둔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혜미의 이 말에 많은 멤버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은지는 "그렇게 3년을 하다 보니, 달인이 됐다"고 했고, 현아는 "인간이 적응력이 제일 빠른 동물이라고 하지 않으냐"고 거들었다. 민하 역시 "한 번은 이샘이 예능 프로그램에 나갔다가 다리를 다치는 바람에 급히 대형을 바꾸어 생방송에 나가는 일도 있었다"며 "이제는 눈감고도 (대형 바꾸기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이샘의 한 마디는 결정적이다. "이제는 본능적으로 가 있어요.(웃음)"

"인지도도 중요하지만…먼 훗날 이때를 떠올리며 행복했으면"

고마운 이들도 많다. 나인뮤지스는 먼저 자신들과 함께하는 매니저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세라는 "많은 그룹이 매니저에게 고마움을 느끼겠지만, 정말 우리 매니저는 마음고생이 심했다"고 했다. 현아 역시 "조련을 잘하는 스타일"이라며 "우리가 말을 잘 안 듣는다 싶으면 '믿는다'고만 말하는데, 그러면 말을 안 들을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팬들 역시 든든한 지원군이다. 민하는 "데뷔 4년 차에 '마인'이라는 공식 팬클럽이 생겼다. '나인뮤지스는 끝나지 않는다'는 뜻"이라며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현아도 "추운 날인데도 소속사 앞에 찾아와 따뜻한 캔 커피를 챙겨주더라"며 "우리뿐만 아니라 스태프도 챙겨주고, 우리 이름으로 봉사활동도 한다. 얼마나 마음이 넓은 사람들인지 모르겠다"며 남다른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돌스'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지만, 나인뮤지스는 더 먼 곳을 함께 바라보려 한다. 고마운 사람들의 존재도 이들이 더욱 힘을 내야 할 이유가 됐다. 경리는 "나인뮤지스라는 그룹 이름은 알려졌는데, 멤버 개개인은 (대중이) 아직 잘 모르실 수도 있다"며 "올해에는 한 명 한 명의 매력을 알아주셔서 각자가 사랑받는 그룹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전했다.

세라의 소망은 소소하지만, 그래서 더욱 특별하게 들렸다. 그는 "항상 이샘이 하는 말이긴 한데, 올해에는 즐겁고 행복하게 활동했으면 좋겠다"며 "음반 활동을 시작으로 줄줄이 계속 활동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인지도도 중요하고 순위도 중요하지만, 먼 훗날 이때를 생각했을 때 웃을 수 있는 행복한 기억이었으면 좋겠다"고 고백했다.

"그런 생각이 들어요. 지금 우리가 이걸 하는 이유요. 즐겁게 하려는 게 당장 뭔가를 바라서가 아니거든요. '언제든 꺼내볼 수 있는 일기장을 쓴다' '추억을 만들어 간다'는 느낌으로 하루하루 지내고 있는 것 같아요. 그렇지 않나요? 언젠가는 결혼도 할 거고, 나중에 아이를 한 명씩 안고 모여서 이때를 얘기할 수도 있잖아요." (이샘)

"누군가 결혼하면 다 같이 들러리를 서기로 약속했어요." (손성아)

"이러다간 서로 아이도 봐 달라고 맡길 판이에요. 엄마가 9명이겠네. 재밌겠죠?" (현아)

'모델돌' 나인뮤지스, "우리는 밥 없이는 못 살아요!"


이들의 반전 매력 둘. '먹을 것'에 대한 생각도 남다른 이들이 나인뮤지스다. 멤버 모두가 장신인 탓에 '모델돌'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만큼, 먹을 것은 이들에게 먼 나라 이야기인 것 같았다. 그런데 의외다. 멤버들의 제보에 따르면 이유애린은 '단 것 마니아'란다. 경리가 "새 멤버로 들어온 후 보니 애린언니는 밥을 먹으러 오질 않고 초콜릿을 먹더라"고 '폭로'하자, 이유애린은 "아직은 어려서 그런지 단 게 좋다"면서도 "이제는 건강식품도 챙기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먹을 것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는 많았다. 현아는 "진짜 시간이 없다면 모를까, 우리는 최대한 밥 먹을 시간을 만든다"며 "밥을 못 먹으면 막내(민하)는 운다"며 웃었다. 뿐만 아니라 현아는 "한 번은 혜미가 연습실에서 초콜릿을 먹고 싶다며 대성통곡한 적도 있다"고 귀띔했다. 이에 혜미가 고백한 사건의 전말은 이랬다. 

혜미: 그날 제가 몸도 안 좋고 기분도 안 좋은 날이었어요. 왜 그러면 단 게 당기잖아요. 낮부터 계속 먹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스케줄도 다녀야 하고 연습실에도 있어야 하면 짬이 안 나요. 그래서 따로 (매니저에게) 부탁을 했는데, 두 번 세 번 계속 넘기시는 거예요. 순간 그게 너무 서러워서…(웃음).

현아: 제가 연습실을 올라가는데 혜미가 훌쩍거리면서 내려오는 거예요. 놀라서 이유를 물었더니 갑자기 대성통곡을…그래서 결국 제가 사줬어요.

혜미: 그게, '이럴 바엔 내가 사 먹어야겠다'면서 지갑을 챙겨 내려가는 길이었어요. 거기서 현아언니를 딱 만난 거죠. 진짜 엄마를 만난 것 같은 느낌이었다니까요. 그래서 그랬나 봐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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