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여왕' 김연아(23.고려대)의 연기는 모든 이들을 압도했다. 김연아가 14일 밤 캐나다 런던에서 열린, 2013 피겨 세계선수권 여자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1위에 올랐다. 이날 모든 점프와 스핀, 스텝을 완벽하게 해냈던 김연아는 관중의 기립박수를 받기 충분했다.

그러나 키스앤크라이존에서 발표된 김연아의 점수는 예상보다 많이 낮은 69.97점이다.
김연아와 신혜숙, 류종현 코치 역시 점수 발표 직후, 예상치 못한 점수였다는 반응이었다. 김연아의 점수에 어떠한 문제가 있었는지, 여자싱글 판정의 경향이 어떠했는지 등을 알아 본다.

 김연아가 세계선수권 쇼트프로그램 점수 발표직후 당황스런 표정을 지었다. 사진은 EuroSport 방송 장면

김연아가 세계선수권 쇼트프로그램 점수 발표직후 당황스런 표정을 지었다. 사진은 EuroSport 방송 장면 ⓒ EuroSport


완벽했던 플립에 롱에지? 다른 선수들은?

무엇보다 이번 판정에서 충격적이었던 것은 바로 김연아가 두 번째로 뛰었던 트리플플립 점프에 롱에지 판정이 내려진 것이다. 김연아는 이미 오래전부터 정석 점프를 구사해, 국제빙상연맹 교본에도 실렸을 정도다.

김연아가 롱에지 판정을 받은 것은 지난 2008년 그랑프리 3차대회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당시 김연아는 완벽한 트리플플립-트리플토룹 콤비네이션 점프를 구사했는데, 테크니컬 패널은 김연아의 플립이 인에지가 아니라며 롱에지 판정을 내렸다. 당시 많은 이들은 김연아의 점프에 이상이 전혀 없다면서, 오심이라는 비난으로 들끓었다.

이번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SBS 해설위원은 김연아의 쇼트프로그램이 다시 한번 보여줄 때, 에지가 조금 바깥으로 빠져 플립에 롱에지 판정이 나왔다고 얘기했다. 이 화면에선 플립 점프를 우측 옆모습으로 보여줘 정확하게 분간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다시 정면화면에서 비춰봤을 때 김연아의 플립은 완벽한 인에지였다. 다시 봐도 분명 에지가 바깥으로 꺾일 만큼의 모습은 전혀 없었다. 결국 심판의 명백한 오심이었던 것이다.

설령 김연아의 점프가 롱에지였다고 하더라도, 다른 선수들에겐 매우 관대한 판정을 내려 더욱 의문이 가게 만들고 있다. 아사다 마오(일본)의 경우 첫 점프 트리플악셀 점프가 두발로 착지에 감점과 함께 회전수 부족 판정을 받았어야만 했다. 이 장면은 수차례 전광판에 다시 보여지기도 했다. 그러나 심판은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며, 오히려 마오의 점프에 가산점까지 붙여줬다.

현재 김연아에 이어 2위를 차지한 카롤리나 코스트너(일본)과 3위 무라카미 카나코(일본)는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회전수 부족이 있었다. 코스트너는 첫 점프 트리플토룹-트리플토룹에서 연결 점프의 회전과 착지가 좋지 않아 넘어졌다. 카나코 역시 트리플토룹 연속 점프를 수행했다. 하지만 두 선수 모두 연결 점프의 회전은 확실히 부족했다. 그러나 두 선수는 아무런 지적을 받지 않았다.

이처럼 이번 대회 심판들은 다른 선수들에겐 비교적 관대하지만, 김연아에겐 유독 엄격하게 규정을 적용하고 있다. 어느 자리보다 공정해야 할 심판에서 이러한 태도를 보인다면, 결국 누리꾼들로부터 편파판정과 이중잣대 논란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

 김연아가 쇼트프로그램 연기에서 두번째 점프였던 트리플플립을 뛰기 직전의 모습이다. 에지가 확실히 인에지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SBS 중계 화면

김연아가 쇼트프로그램 연기에서 두번째 점프였던 트리플플립을 뛰기 직전의 모습이다. 에지가 확실히 인에지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SBS 중계 화면 ⓒ SBS


코스트너의 부풀린 예술점수, 유럽심판의 텃세

쇼트프로그램 채점결과 또 하나 이해가 되지 않은 부분은 예술점수다. 김연아는 이번 쇼트프로그램 예술점수를 33.18점을 받았다. 요소별로 분석해 보면 5가지 요소에서 8.5점 이상을 받은 항목이 하나도 없었다. 지난해 12월 NRW트로피 대회 때 34점 후반대의 점수를 받았던 것을 생각한다면 분명 박한 점수였다. 특히 이번 대회에선 스텝과 안무, 연기 등이 지난 대회 때보다 한층 더 안정적이고 다양했던 점을 생각해 본다면 납득하기 어렵다.

그런데 2위에 오른 코스트너는 김연아 보다 높은 예술점수를 받았다. 코스트너는 트리플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엉덩방아를 찧었고, 김연아 비해 연결 동작이나 안무 등이 비교적 단조로운 편이었다. 그럼에도 코스트너는 오히려 김연아 보다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이번 대회 심판진들은 주로 유럽국가 출신의 패널들이다. 김연아는 지난 2008년 스웨덴 세계선수권에서도 부상 투혼을 발휘해 프리스케이팅에서 완벽한 연기를 선보였다. 그러나 당시 심판들은 이전에 출전했던 그랑프리 파이널 대회보다 오히려 예술점수를 낮게 주었다. 당시 2위를 했던 코스트너와 예술점수는 불과 1점 차이였다. 결국 유럽심판들이 자국의 선수를 밀어주기 위한 일종의 텃세였던 셈이다.

이번 경기 판정 역시 마찬가지다. 심판들은 첫날 경기에서 김연아와 코스트너를 거의 동등한 수준 상에서 채점을 매긴 것이다. 거기에 텃세가 더해져 결국 코스트너는 좋지 않은 연기를 보여줬음에도 2위를 기록할 수 있었다.

 세계선수권 김연아의 연기를 두고 많은 이들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월 종합선수권에서의 모습

세계선수권 김연아의 연기를 두고 많은 이들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월 종합선수권에서의 모습 ⓒ 박영진


모두가 이해하지 못한 김연아의 점수

김연아의 점수를 두고 외신들은 끊임없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경기 직후 기자들은 트위터를 통해, "예술점수 항목에서 8점 대 후반, 9점대를 받는 선수에게 저런 점수를 줄 수 있냐"며 황당하단 반응을 보였다.

또한 ESPN은 "심판들의 김연아의 점수를 깎았다. 심판들은 김연아의 스핀에서 감점요소를 찾고, 예술점수를 매우 낮게 줬다"며 혹평했다. 시카코 트리뷴 역시 "김연아가 점수를 박하게 받았음에도 1위에 올랐다"며 심판들을 비꼬았다. 영국의 유로스포츠는 방송 해설 도중, "정말 낮은 점수(terribly undermarked)", "최소 10점은 더 받았어야 한다(She did 10 Points better than that)" 등으로 말하며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김연아는 17일 오전 여자싱글 프리스케이팅 경기에서 '레미제라블'을 연기한다. 김연아는 가장 마지막 순서인 24번째에 출전한다.

비록 김연아에게 납득하기 힘든 판정이 또 다시 내려졌지만, 오히려 김연아에겐 득이 될 전망이다. 김연아는 경기 직후 현지 인터뷰에서 "예상보다 낮은 점수가 나와 다소 놀랐다"며 얘기했다. 평소 심판 판정과 같은 예민한 부분에 대해 잘 언급하지 않던 김연아가 이렇게 직접적으로 말한 것은 매우 드문 일이었다. 그만큼 김연아 역시 의구심을 가지고 있단 뜻이다. 그러한 만큼 프리스케이팅에서 김연아는 오히려 더욱 완벽한 연기를 선보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마치 자신의 자서전에서도 밝힌 것과 같이 말이다.

"무언가 아무리 나를 흔들어댄다 해도, 난 머리카락 한 올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 <김연아 의 7분 드라마> 자서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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