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서울 목동 CBS에서 대담을 가진 CBS 라디오 <김미화의 여러분>의 진행자인 희극인 김미화(오른쪽)와 오마이스타 김대오 국장.

16일 서울 목동 CBS에서 대담을 가진 CBS 라디오 <김미화의 여러분>의 진행자인 희극인 김미화(오른쪽)와 오마이스타 김대오 국장.ⓒ 이정민


[연예인 김미화씨와 연예기자 김대오의 이 특집대담은 한겨레 신문사의 월간지 <나들>과 오마이뉴스의 연예매체 <오마이스타>가 공동기획한 기사임을 밝힙니다]

그들이 만났던 1월, 연예계에 안타까운 사건이 있었다. 야구선수 조성민이 스스로 생을 마감한 것. 먼저 세상을 떠난 배우 고 최신실의 남편이기도 했던 그의 죽음에 많은 연예 언론이 '취재 경쟁'에 뛰어들었다. 주위 사람들에게 심경을 묻고, 남겨진 두 아이들의 표정이며 조성민의 아버지가 몸을 가누지 못하고 돌아갔다는 짤막한 일화까지 기사가 됐다.

오마이뉴스의 연예매체 오마이스타의김대오 팀장은 이를 두고 "너무 지쳤다"고 표현했다. 많은 연예인들과 기자와 취재원으로 만나 오랜 세월 우정을 유지해온 그는 절친했던 최진실과 최진영을, 아꼈던 후배 박용하를 먼저 떠나보내는 아픔을 겪었다. "사람은 모두 죽지만, 자살을 한다고 해서 특정한 한 원인으로 몰아가려는 언론이나 일반인의 시각은 지워졌으면 하는 바람이다"라는 그의 말에 김미화가 맞장구를 쳤다. "나는 그냥 애도했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그 주검에게조차도 비난을 퍼붓는 사람들이 있더라고요. 너무나 모진 소리를 하는 사람들…참, 안타깝다."

"지금의 연예 언론, '풍선이 터지기 직전'이다"

가장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것, 바로 연예 언론의 구조적 문제다. 이들은 "경쟁이 심해서 그렇다"고 입을 모았다. 연예인과 기자가 만나 '인간적인 정'을 쌓기 쉬웠던 과거와는 달리, 100개가 넘는 연예 매체가 존재하는데다가 작성된 기사가 실시간으로 인터넷에 쏘아 올려지는 탓에 점점 치열해져만 가는 현실을 이른 말이었다. 김대오 팀장은 "대면 취재가 어렵고, 매체도 많다 보니 파파라치 같은 조금은 부정적인 취재 방법이 차별화 전략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대오(이하 오): 뉴스의 속도가 빨라졌죠. 게다가 연예 언론이 단순한 언론의 역할뿐만 아니라 엔터테인먼트적인 영향도 있는데, 굉장히 상업적이고 기계적인 도식에 의해 기사들이 작성되는 것 같아요. 그러면서 연예인에 대한 생각이나 행동이 재단된다는 측면이 있죠. '비인간적'인 느낌도 있고요.

김미화(이하 화): 그런 고민을 하시는구나. 그런데 보면 기자들이 그런 고민을 하고 있는 것 같아 보이지 않는데요?

오: 그게…열악한 근무환경에 무한 경쟁 때문에 생각할 시간이 없는 걸 거예요. 매체도 많고, 경쟁에 내몰려 있고. 어떤 매체 같은 경우에는 인건비를 절약하기 위해 인턴들만 뽑고, 기간이 끝나면 정식 채용을 해 주지 않고, 그러면서 사람을 계속 갈기도 하고요. 또 취재기사 없이 다른 기사를 퍼 나르는 곳도 있어요. 이곳에서 생산하는 기사들은 사건을 진짜 하나의 상품으로만 보는 거예요. 연예인이의 이름이나 명예, 인권 같은 부분들에 대한 아무런  생각 없이 상품으로만 처리하는 거죠. 

최근 워쇼스키 남매가 <무릎팍도사>에 나와서 '한국 기자들은 눈을 보지 않고 목소리만 들으며 타이핑만 친다'고 말한 적이 있어요. 그때 내가 연예기자라는 것이 창피하더라고요. 눈을 마주하고 이야기하면 그 사람의 생각이 딸려올 수도 있고, 다시 한 번 기사로 옮기면서도 '어떻게 해야 이 사람의 생각이나 상황을 정확히 표현할 것인가' 하고 사고할 수 있어요. 그런데 지금은 무조건 빨리 타이핑해서 5분에서 10분이면 다른 사람들에게 곧바로 알려지죠. 사람이 말을 하다보면 순간적으로 실수할 때도 있는데, 수습할 시간이 없는 거예요.

 16일 서울 목동 CBS에서 대담을 가진 CBS 라디오 <김미화의 여러분>의 진행자인 희극인 김미화(오른쪽)와  오마이스타 김대오 국장(왼쪽).

16일 서울 목동 CBS에서 대담을 가진 CBS 라디오 <김미화의 여러분>의 진행자인 희극인 김미화(오른쪽)와 오마이스타 김대오 국장(왼쪽).ⓒ 이정민


화: 그래도 자기가 쓴 기사는 영원히 남는 거잖아요. 굉장히 중요하더라고요. 기사가 그야말로 이 무한한 정보의 바다를 헤매고 있다가. 어느 순간 누가 검색만 하면 좍 딸려 나오잖아요. 그게 무서운 거예요. '자칫하면 이 사람이 잘못 매도당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도 해 줘야 할 것 같아요.

오: 지금의 연예 언론은 풍선이 터지기 직전인 것 같아요.

화: 가계부채처럼? (일동 웃음) 으하하하하. 이게 병이야 병. '시사병'.

"'꿀렁꿀렁'한 연예인의 삶, 보도 이후 AS도 필요하다"

한때의 자신을 두고 김대오 팀장은 "나쁜 짓을 많이 했다"고 평했다. 김팀장도 여느 연예기자처럼 결혼·이혼·열애 등 연예인들의 시시콜콜한 사생활을 다뤘고, 절친 최진실과 조성민의 결혼을 축하하기에 앞서 '물을 먹었다'(단독보도를 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징계까지 받은 적이 있다. 이야기를 듣던 김미화는 "'먹고 살기 위해 이걸 써야 하나' 하는 생각에 속상할 것 같다"며 동감의 뜻을 드러냈다.

그리고 툭, 김미화가 물었다. "만족해요, 지금?" 김 팀장이 답했다. "인생을 살면서 딱 하나만 했다는 것을 생각하면 행복했던 편이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김 팀장은 잠시 말을 고르는 듯 하더니 "그런데 '삶'에 대해 책임을 느끼는 부분도 있고, 인간을 다뤄야 하는데 인간 대신 사건을 다뤄야 하는 비애도 느끼고 있다"고 고백했다.

오: 나중에 깨달은 건데, 연예 언론에는 애프터서비스도 필요해요. 연예인의 사생활을 보도하기 전이나, 보도하고 난 이후 그 연예인이 감정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시간이나 관계에 대한 배려를 해 줘야 하지 않나 싶어요. 예를 들어 어떤 프로그램에서 과거 연인에 대한 발언을 했다면 그걸 이야기했다는 정도까진 보도가 가능하겠지만, 사람들이 그 대상이 누군지 찾아가는 과정까지 실시간으로 보도하거나 그 대상의 이름을 언급하는 건 굉장히 위험한 일이죠.

화: '우리 대오가 철들었어요'네. (일동 웃음) 그런데 실제로 알려진 사람들의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대중에게 어느 선까지 알려줘야 하는지 고민이 있을 것 같아요. 또 연예기자로 오랜 세월을 살아오면서 연예인을 더욱 잘 이해하게 됐을 것 같기도 하고요. 

 16일 서울 목동 CBS에서 CBS 라디오 <김미화의 여러분>의 진행자인 희극인 김미화와 대담을 가진 오마이스타 김대오 국장.

16일 서울 목동 CBS에서 CBS 라디오 <김미화의 여러분>의 진행자인 희극인 김미화와 대담을 가진 오마이스타 김대오 국장.ⓒ 이정민


 16일 서울 목동 CBS에서 오마이스타 김대오 국장과 대담을 가진 CBS 라디오 <김미화의 여러분>의 진행자인 희극인 김미화.

16일 서울 목동 CBS에서 오마이스타 김대오 국장과 대담을 가진 CBS 라디오 <김미화의 여러분>의 진행자인 희극인 김미화.ⓒ 이정민



오:
한 10년차가 되니까 그들의 삶이 보이더라고요. 그걸 존중하지 않는 한 서로를 이해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죠. 연예인의 삶이라는 게 '꿀렁꿀렁' 하잖아요. 그런데 그런 것들이 없으면 좋은 연기나 노래를 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또 감정의 진폭도 일반인에 비해 크고요. 1990년대 말에 제가 한 번 조사해봤는데, 가장 행복해할 것 같은 희극인들이 가장 우울증을 많이 앓았어요.

"족집게네"라며 김미화가 감탄사를 연발했다. 신명이 난 듯 김 팀장도 말을 이어갔다. 1990년대 말에 연예인의 이혼율을 조사해 봤는데, 일반인의 그것보다 낮았단다. 그는 "언론에 많이 알려지기 때문에 (실제로 그렇지 않은데도) 연예인들이 이혼을 많이 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 같더라"며 "사적인 영역까지 하나하나 보도하고 판단하려 하는 언론과 대중의 속성이 연예인을 피곤하게 하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삶'을 삶 자체로 이해해야 한다는 게 김대오 국장의 지론이다.

오: 두 입장이 맞부딪혔다고 쳐요. 계속 두 쪽의 입장을 전하는 걸로는 싸움은 끝나지 않아요. 거기서 조금만 자제해서 팩트는 쓰지만, 상호간의 갈등을 유발시키기보다는 합의점을 찾기를 하는 바람으로 기사를 쓰고 게이트키핑이 이뤄진다면 좋을 것 같아요.

화: 당사자 배려를 하나요, 못하지. 그게 기자들이 지켜줘야 할 선인데 말이에요. 기자들조차도 '조금만 더 하면 우리가 특종인데, 단독보도인데' 하면서 보도하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참 '선'이라는 게…어려울 것 같아요. 기자 스스로도. 또 사람들이 그런 걸 구경하는 걸 재미있어 하는 심리가 있잖아요. 그걸 무시 못 하겠죠?

오: 연예 언론이 어느 정도 범인들의 스트레스를 풀어줄 수 있는 기능도 분명히 한다고 봐요. 그런데 그걸 미용실에서 얘기하는 정도로, 그 정도 선에서 끝나야지. 마치 그 연예인이 처벌이나 징벌을 받아야 하고, 윤리적으로 엄격한 판단을 받아야 하는 것처럼…그런 경향이 대중에게도 있고, 연예 언론에서도 그런 식의 공격적인 제목들이나 내용이 너무 많이 나타나는 것 같아요.

===[특별기획-연예인 김미화, 연예기자 김대오를 인터뷰하다] 관련 기사===

①'소셜테이너' 김미화의 고백…"이 칭호, 부담된다!"
②도합 '연예 경력 50년'…이들의 '연예언론에 대한 앞담화'
③최진실을 비롯한 '나쁜 그들'…'그럼에도 삶은 살아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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