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해>에 15관왕을 몰아줘 심사 논란에 휩싸인 대종상 영화제가 지난 영화제 집행과 관련해 구설수에 올랐다.

지난해 2011년 대종상 영화제 행사 진행을 맡기로 했었다는 한 이벤트 대행업체의 관계자는 최근 <오마이뉴스>에 "당시 대종상을 주관했던 영화인총연합회 관계자가 행사운영비로 3억 원을 요구했었다"고 주장했다.

"영화인총연합회, 2011 대종상 영화제 빌미로 3억 요구" 주장

 대종상 행사 대행 협의 과정에서 이벤트 회사 측이 영화인총연합회에서 제시받았다고 주장하는 계약서. 3억원에 대한 내용이 들어 있다.

대종상 행사 대행 협의 과정에서 이벤트 회사 측이 영화인총연합회에서 제시받았다고 주장하는 계약서. 3억원에 대한 내용이 들어 있다.ⓒ 성하훈


이 관계자에 따르면 "행사 대행을 협의하기 위해 2011년 6월쯤 남산 감독협회 사무실에서 영화인총연합회 관계자를 만났는데, 당시 영화인총연합회 측에서 미리 작성해 온 계약서 내용 가운데 '행사 대금 중 운영비로 3억 원을 지원해 달라'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는 것이다.   

그는 "7억 예산이 책정된 행사에 3억 원을 달라는 것이 무리가 있다고 판단해 도장을 찍지 않고 계약서를 다시 작성했다"면서 "금액을 명기하지는 않고 예산이 들어오면 순차적으로 5000만 원을 주기로 구두 약속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계약대로 진행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판단돼 결국 계약이 파기됐다"고 덧붙였다. 협찬사도 직접 구해야 하는 상황에서 5000만 원을 주고 하기에는 조건 자체가 불리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당시 이사장인 정인엽 감독은 입원 중이라고 해서 김호선 감독과 강영우 사무국장과 협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영화인총연합회 쪽에서 제시했다는 계약서 내용과 향후 재협의를 통해 작성된 계약서 등을 <오마이뉴스>에 공개했다.

 2011년 대종상 행사 대행 과정에서 이벤트 외사 측이 내용을 수정해 체결했다는 업무협약계약서. 영화인총연합회의  직인이 찍혀 있다.

2011년 대종상 행사 대행 과정에서 이벤트 외사 측이 내용을 수정해 체결했다는 업무협약계약서. 영화인총연합회의 직인이 찍혀 있다.ⓒ 성하훈


이에 대해 강영우 영화인총연합회 사무국장은 "말 같지 않은 이야기다, 우리와는 아무런 관계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30만원에서 300만원을 요구했다는 것도 아니고 3억 원을 달라고 하는 게 말이 되냐"며 "영화인총연합회가 제시했다고 주장하는 계약서는 본 적도 없다, 누군가가 우리 명의를 도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벤트 대행업체 관계자와 만난 적이 없느냐는 질문에는 "이벤트 회사 관계자가 누군지도 모르겠고, 기억도 안 난다"며 "수백 번을 만났다 해도 무슨 계약이 체결된 것도 아니고, 우리와는 관계없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김호선 감독에겐 5천만원 제공"... 김 감독 "개인적 차용일 뿐"

 입찰보증금 명목의 5천만원 차용증. 계약 성사시 상환 의무가 없다고 적혀 있다.

입찰보증금 명목의 5천만원 차용증. 계약 성사시 상환 의무가 없다고 적혀 있다.ⓒ 성하훈

또한 이벤트 업체 관계자는 "당시 만남을 주선한 김호선 감독에게는 이에 앞선 2010년 11월에 19회 춘사영화제와 5회 신상옥영화제 입찰보증금 명목으로 5000만 원을 제공했다"면서 당시 작성된 차용증을 제시했다.

이 차용증에 따르면 양대 영화제가 원만하게 진행되지 않았을 경우 즉시 상환하지만 본 계약이 성사됐을 경우 자금을 갚지 않아도 되는 조건으로 돼 있다. 계약 성사 여부에 따라 5000만 원의 성격이 달라지는 것이다.

하지만 당시 춘사영화제가 잇따른 논란 속에 무산되면서 본 계약은 진행되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돈을 상환하지 못한 김 감독이 다른 행사라도 주선해 주겠다고 해 대종상 주관단체인 영화인총연합회 측과 만나게 된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주장했다.

김호선 감독은 80~90년대 활동했던 원로영화감독으로 대종상과 관련해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1996년 <애니깽>으로 34회 대종상을 수상했으나, 개봉도 안 된 작품이 최우수작품상과 감독상 등을 차지하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대해 김호선 감독은 "이벤트 회사 관계자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춘사영화제를 개최하게 될 경우 같이 하고, 5000만 원은 개인적으로 차용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계약서도 있고 그동안 일부 변제했다. 나머지 정리단계에 있다"고 말하고 "대종상하고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지극히 개인적인 문제이고 돈 차용에는 보증인 두 사람까지 섰기 때문에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원로영화인들 소송으로 논란 진행 중인 대종상

 심사 논란을 부른 49회 대종상영화제

심사 논란을 부른 49회 대종상영화제ⓒ 대종상영화제

대종상영화제 사무국 측은 "지난해까지 영화인총연합회에서 진행했다면 올해 사단법인으로 독립했기 때문에 이전 일은 우리와 아무 관계가 없는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대종상영화제 사무국 관계자는 "1회부터 축적된 자료들이 없어 지금까지 어떤 과정으로 진행됐는지는 알 수 없고, 지난해와 올해는 구조 자체가 다르다"며 "예전에 그런 논란들이 있었던 같아 행사 대행업체 선정 과정 등에서 어느 때보다 깔끔하고 투명하게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구조가 바뀌면서 원로배우 신영균 선생이 이사장을 맡고 있고, 정인엽 감독은 부이사장이라 힘을 쓸 수 있는 구조는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영화인총연합회가 올해 총회에서 대종상영화제를 사단법인으로 독립시키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서도 원로 영화인들이 '총회 결의가 적법성을 갖추지 않은 채 이뤄졌다'며 소송을 제기하는 등 논란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한 원로 감독은 "영화인총연합회 이사장 임기가 다 끝나가는 정인엽 감독이 대종상영화제를 계속 주도하기 위한 술수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영진위의 한 관계자는 "대종상의 경우 영화인총연합회 정인엽 이사장이 주도하는 과정에서 투명치 못한 부분과 여러 문제점들이 있어 지난해와 올해 예산 지원을 보류한 뒤 개선을 요구했다"면서 "대종상 측이 이를 받아들여 예산이 집행된 것"이라고 밝혔다. "사단법인으로 따로 독립하면서 신영균 씨를 이사장으로, 김덕룡 씨를 집행위원장으로 선임했기에 개선 노력으로 평가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또한 "지정된 회계 법인을 통해 지원된 비용에 대한 감사를 하지만 세세한 내역까지 확인하기는 힘든 면이 있다"고 말하고, "춘사영화제 경우는 올해도 지원을 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신상옥영화제의 경우는 영진위의 지원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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