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아들 녀석들>의 우정숙(나문희 분)과 박미림(윤세인 분)의 관계는 고부라기보다 모녀에 가깝다.

MBC <아들 녀석들>의 우정숙(나문희 분)과 박미림(윤세인 분)의 관계는 고부라기보다 모녀에 가깝다. ⓒ MBC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를 둘러싼 에피소드는 예나 지금이나 드라마에서 단골 소재로 쓰인다. 그러나 소재만 같을 뿐 극을 이끌어가는 방식은 과거의 드라마와 다소 차이를 보이고 있다. 과거 고부관계에서 며느리는 시어머니에게 당해도 그저 눈물만 흘릴 뿐 아무것도 못했다면, 지금은 '모녀 같은 고부'가 있는가 하면 '할 말은 하는 며느리'도 있다.

MBC 주말드라마 <아들 녀석들>의 우정숙(나문희 분)과 박미림(윤세인 분)의 관계는 고부라기보다 모녀에 가깝다. 어쩌면 정숙이 남편의 바람기 때문에 한평생 고생한 탓에 그 누구보다 박미림의 마음을 알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아버지를 쏙 빼 닮아 타고난 바람기에 신혼 초부터 바람 잘 날 없던 유승기(서인국 분)는 결국 바람기 때문에 3년도 못 지나 이혼을 당했다. 이혼 소식과 함께 그동안 며느리의 마음고생을 들은 정숙은 며느리가 아닌 엄마와 딸로 지낼 것을 제안하는 한편, 방과 가게를 계약해 며느리의 마음을 돌리려 노력했다.

그런가하면 5년 전 방송한 MBC 일일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시어머니 나문희(나문희 분)는 며느리 박해미(박해미 분)와의 관계를 두고 "구박은 무슨, 며느리 눈치 보느라 못 살겠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기존의 고부관계에서 며느리와 시어머니의 위치가 역전된 것. 나문희는 집에서 빈둥거리는 아들을 둔 탓에 똑 부러지는 며느리에게 싫은 소리 한번 못하고 속으로만 삭혔다. 우연히 며느리가 혼나는 모습을 휴대폰으로 찍어 가끔씩 그 사진을 보며 고소해하는 모습은 안쓰럽기까지 했다.

 KBS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의 한 장면. 고부갈등을 피하기 위해서 '고부협정서'를 체결하는 장면.

KBS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의 한 장면. 고부갈등을 피하기 위해서 '고부협정서'를 체결하는 장면. ⓒ KBS


얼마 전 종영한 KBS2 <넝쿨째 굴러온 당신>의 며느리 차윤희(김남주 분)와 시어머니 엄청애(윤여정 분)의 관계도 눈길을 끌었다. 며느리가 시어머니에게 할 말은 하고 사는 경우다. 더구나 차윤희가 틀린 말을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엄청애는 며느리를 타박하지도 못한다. 21세기형 며느리와 20세기형 시어미니와의 고부갈등을 유쾌하게 풀어낸 것이 <넝쿨째 굴러온 당신>의 성공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드라마 속 고부관계의 변화는 여성의 사회적 지위 변화와도 무관하지 않다. 과거 50~60년대만 해도 남존여비 사상과 함께 '여자는 시집가면 출가외인', '시집살이는 벙어리 3년, 귀머거리 3년, 장님 3년' 등의 인식이 있었지만, 시대가 변해 여성의 지위가 높아짐에 때라 고부관계도 달라지는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시대의 변화를 반영하고 있는 극 중 고부관계가 앞으로는 어떻게 변모할 것인지 궁금해진다. 

====드라마 속 '아버지'와 '시월드'의 변화 관련 기사====

[가족의 변화①]드마라 속 아버지는 '위기'에 처했다
[가족의 변화②]할 말 하는 며느리? 시월드는 개보수중!


아들녀석들 넝쿨째 굴러온 딩신 거침없이 하이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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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와 이영광의 '온에어'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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