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장희빈>의 정선경(장희빈)과 김원희(인현왕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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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대 장희빈' 정선경, 신인배우들이 대형사고를 치다그로부터 8년 뒤인 1995년, 상업방송 SBS는 MBC의 전유물과 같았던 장희빈을 드라마화 하기로 결정한다. <장희빈>은 SBS 개국 이래 최초로 방송 된 사극이기도 하다. 역대 장희빈이 모두 당대의 최고 톱스타들이 연기했던 것에 비해 SBS <장희빈>은 신인배우 정선경을 캐스팅하는 파격을 보여줬다. 당시 정선경은 영화 <너에게 나를 보낸다>를 통해 '엉덩이가 예쁜 여자'로 막 이름을 알리던 시점이었다.
장희빈의 정선경 뿐 아니라 인현왕후, 숙종 역시 신인배우들로 채워졌다. 인현왕후는 <서울의 달>로 주목받은 김원희가 낙점됐고, 숙종은 집필을 맡은 작가 임충의 아들 임호가 연기했다. 심지어 숙종 역의 임호는 <장희빈>이 데뷔작이었다. 역대 장희빈을 통틀어서 가장 '최약체'였던 셈. 개국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생 방송사 SBS 입장로선 가뜩이나 제작비가 많이 드는 사극에 도전하며 톱스타까지 캐스팅할 여력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극 초반 미스 캐스팅 논란, 연기력 논란 등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SBS <장희빈>은 인현왕후와 장희빈의 대결이 심화되는 시점부터 주목을 끌기 시작해 줄곧 시청률 1위를 고수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다. 특히 정선경은 극악무도하면서도 상당히 정치적인 장희빈 캐릭터를 유려하게 그려내며 뛰어난 연기력을 과시했다.
2002년 광고전문 인터넷 방송국 NGTV가 "역대 최고의 장희빈"으로 정선경을 꼽았을만큼 SBS <장희빈>은 예상보다 훨씬 큰 성공을 거둔 작품으로 남았다. <장희빈>을 통해 사극 제작에 자신감을 얻은 SBS는 이후 <홍길동><임꺽정><대망><여인천하> 등 다양한 사극을 선보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