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핑크 메인보컬이자, tvN <응답하라 1997>에서 성시원 역으로 첫 연기에 도전한 정은지(20)를 지난 6일 상암동 <오마이스타> 사무실에서 만났다.
에이큐브엔터테인먼트
화장이 조금 짙어졌을 뿐인 2012년의 성시원과 마주앉았다. '몸은 특별시에 있는데 마음만은 부산광역시'인 정은지는 사투리며 행동이며, tvN <응답하라 1997>에서 그가 연기한 시원과 거의 다르지 않았다. 아마 인터뷰 시간이 한정되지 않았으면 밤을 샐 기세로, 정은지는 한참동안 이야기를 쏟아냈다.
사실 1993년생인 정은지, 게다가 연기경력 전무한 걸 그룹 에이핑크의 메인보컬이 1997년의 '1세대 빠순이' 성시원을 연기한다는 것에 많은 이들이 의문을 가졌다. 하지만 첫 회, H.O.T를 보러 공개방송에 간 시원이 빠심(오빠를 좋아하는 마음)을 주체하지 못하고 객석에서 일어나 '전사의 후예'의 춤과 노래를 완벽하게 해냈을 때, 그를 '안승부인'(성시원의 별명, H.O.T 토니안의 본명인 안승호와 부인의 합성어)으로 인정했다.
"시대를 불문하고, 매점 늦게 가면 빵이 없다!"공개방송 장면에서 오빠를 목 놓아 연호하는 장면은 <응답하라 1997>의 오디션 과제였다. 악 쓰는 와중에도 사투리를 써야 하는 게 관건. 목소리 하나는 정말 크다고 자부하는 정은지는 눈을 질끈 감고 오디션장이 쩌렁쩌렁 울리도록 "토니오빠!!"를 외쳤단다.
"사실 제가 들어가기 전에, 오디션 끝내고 나오는 늘씬하고 예쁜 분을 마주쳤어요. 저도 나름 예쁘게 꾸미고 갔는데, 기가 죽었어요. 제가 보장된 연기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사투리를 쓸 줄 아는 것 하나밖에 없잖아요. 그때 감독님은 제가 에이핑크 멤버인지도 몰랐어요. 거기서 예쁜 척하면 재수 없을 것 같아서(웃음), 무조건 내 모습 그대로 열심히 막 보여드렸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