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현지취재]근 1년 만에 다시 찾은 도쿄였다. 도쿄 내 한국 유학생이 대거 거주하고 있는 신오오쿠보 거리를 지난해 11월 이후 재방문했다. 최근 송일국을 비롯한 여러 한국 스타들이 일본에서의 활동이 제지당하거나 무기한 연기되는 사태를 빚은 상황에서 일본 현지 분위기를 가늠하기 위해서였다.

3일과 4일 도쿄 신오오쿠보를 비롯해 도쿄 시내를 거닐었다. 신주쿠를 비롯해 호화 상점이 들어서 있는 롯폰기 등지에서 한국 스타들의 광고물을 종종 찾을 수 있었다. 특히 신오오쿠보엔 한류 상점들이 더 늘어나 있었다. 겉보기엔 평온해 보이는 분위기였다.

최근 한 연예계 관계자는 자신의 소속 배우가 일본 드라마 계약을 했으나 촬영이 무기한 연기됐다며 확실히 냉각된 일본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고 토로했었다. 일각의 분위기였던 반한 감정을 관계자들이 체감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4일 오후 일본 도쿄 신오오쿠보 거리 풍경. 다소 한산한 거리는 양쪽으로 여러 한류 관련 상점이 들어서 있었다.

4일 오후 일본 도쿄 신오오쿠보 거리 풍경. 다소 한산한 거리는 양쪽으로 여러 한류 관련 상점이 들어서 있었다. ⓒ 이선필


독도 문제? "확실히 영향 받고 있다"

지난해 시부야와 신오오쿠보를 돌아봤던 기억을 더듬어 가며 올해 한류의 흐름엔 어떤 변화가 있는지 비교해 볼만했다. 4일 찾은 신오오쿠보 거리는 다소 한산해보였다. 지난 번 방문시간대와 비슷한 이른 오후 시간이었다. 많아진 상점에 비해 그 안을 채우고 있는 인파는 적어보였던 것. 

호떡과 떡볶이 등 길거리 음식을 파는 한 종업원을 만났다. 일본어로 연신 "맛있어요! 한국 호떡 드세요"라며 바쁘 움직이는 그에게 최근의 변화에 대해 체감하는지 물었다. 그는 "확실히 거리를 지나가는 일본인들이 줄었다"고 답했다. "확실하진 않지만 알게 모르게 독도 문제 등 반한 감정의 영향을 받는 거 같다"며 다시금 행인들을 향해 몸을 돌렸다.

한국 식료품을 파는 한 상점을 찾았다. 우리로 치면 동네마다 있는 다소 큰 규모의 슈퍼마켓 같은 곳이었다. 가게 안은 순두부찌개 시식 코나가 마련돼 있었고 꽤 많은 사람들이 내부를 둘러보고 있었다.

물품을 진열하던 한국인 직원은 "손님이 준 것을 체감하고 있다"며 "독도 문제 등에 영향을 받긴 하는 것 같다"고 답했다. 그는 "TV에선 한국관계 관련 뉴스나 토론회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고 덧붙이며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이 가게는 최근 몇 달 사이 약 30%정도 손님이 감소했다고 한다.

 일본 도쿄 신오오쿠보에 위치한 한류 관련 상점의 입구.

일본 도쿄 신오오쿠보에 위치한 한류 관련 상점의 입구. ⓒ 이선필


 2011년 11월 경 찾았던 한류 관련 상점 내부 풍경. 올해 다시 찾은 이 가게는 지난해에 비해 한산한 모습이었다.

2011년 11월 경 찾았던 한류 관련 상점 내부 풍경. 올해 다시 찾은 이 가게는 지난해에 비해 한산한 모습이었다. ⓒ 이선필


"침체기는 맞지만 혐한 아니다! 일시적인 현상일 뿐"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았다. 신오오쿠보 역 인근에 위치한 가게에서 일하고 있는 김창현씨는 "손님 감소가 있는 건 맞지만 아무래도 학생들의 방학 시즌이 끝났기 때문에 그렇지 않나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곧 한류가 다시 부흥한다는 말도 있고, 단지 독도 문제 등으로 한류가 꺾였다고 보긴 힘든 거 같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최근의 매출 감소에 대해선 어떤 입장일까. 여기에 대해 보다 솔직한 의견을 들을 수 있었다. 김씨가 체감하는 매출 감소는 지난해 대비 50프로나 됐다. 일련의 흐름에 대해 그는 "올해 초부터 한류 관련 상점들의 매출 감소가 있었다"면서 "혐한이라기 보단 한류에 대한 거품이 빠지는 시기일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김씨는 "여전히 슈퍼 주니어나 빅뱅은 최고의 인기"라면서 "배우 쪽은 장근석씨가 여전한 인기고, 박시후씨 또한 최근 일본인들이 좋아하는 배우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불황이지만 사랑을 받는 한국 스타는 여전한 셈이었다. 상점에서 인기 있는 품목을 기준으로 분석한 김씨의 생각이었다.

취재결과 분명 영향은 받고 있지만 혐한이 큰 흐름은 아니었다. 물론 매주 수요일 우익 집단들이 한국 대사관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등 여러 과격한 조짐이 보이긴 한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대중문화 관계자들은 한국 문화 콘텐츠의 질적인 측면을 보완하며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하지 않을까. 동시에 일본뿐만이 아닌 다양한 국가로 저변을 넓힐 때지 않을까 본다. 

 2011년 11월 경 도쿄 시부야 중심 거리의 모습.

2011년 11월 경 도쿄 시부야 중심 거리의 모습. ⓒ 이선필


한류 독도 혐한 장근석 슈퍼주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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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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